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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인증샷 1위 명소는 이곳…트리 디자이너 마기 린지 인터뷰

중앙일보 2016.12.13 11:16
지난달 25일,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 서울’ 로비에선 서울 특급호텔 트리 중 가장 키가 큰 10m 높이의 대형 트리가 사람들을 맞았다. 그랜드 하얏트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플라워 디자인을 총괄하는 마기 린지(60)의 작품이다. 그는 1990년부터 매년 크리스마스 때면 서울을 찾아 로비 장식을 도맡아왔다. 지금은 젊은이들 사이에 크리스마스 인증샷의 명소로 소문이 났다.

호주 시드니에 사는 린지는 매년 11월부터 12월 중순까지 아시아 지역 하얏트 호텔을 돌며 크리스마스 인테리어를 맡는다. 그를 모시려는 호텔들의 경쟁이 치열하지만 기회를 잡는 곳은 네 곳뿐이다. 호텔 한 곳 장식에 7~10일 정도 걸리기 때문이다. 올해는 11월 초 중국 그랜드하얏트 청두를 시작으로 파크하얏트 광저우를 거쳐 서울에 왔다.

그는 트리를 만들기 위해 서울에 올 때마다 많은 양의 장식품을 가지고 온다. 마기는 "작은 소품 하나에 따라 고객이 느끼는 분위기가 달라지기 때문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서울에 도착하면 늘 반포 고속터미널 꽃상가로 향한다. 벌써 30년 가까이 다니다 보니 상인들과 반갑게 인사할 정도다.

하지만 28년 전 처음 서울에 도착했을 땐 앞이 캄캄했다고 한다. "구할 수 있는 꽃은 장미와 카네이션뿐이었어요. 게다가 호텔은 하얀색 벽에 야자수, 한국식 정자가 있는데 어떻게 장식해야 하나 암담했어요."93년 호텔 로비의 보일러 폭발 사고 이후 세계적인 건축 디자이너 존모포드가 인테리어를 맡아 현재 호텔의 모습로 거듭났다. 그는 "올해도 리노베이션을 통해 호텔이 더 아름다워져 작업하기 수월해졌다"고 했다.

앞서 10월 강원도 평창에서 가져온 10m 크기의 녹색 구상나무는 그의 손을 거쳐 황금빛 트리로 변신했다. 우아한 분위기로 바꾼 호텔 로비에 맞춰 금색 오너먼트를 주로 사용했다. 그는 로비와 연회장 꽃장식까지 마친 후 최근 호주로 떠났다. "손자·손녀와 함께 트리 장식하는 게 올해 마지막 업무죠. 제가 어릴 때부터 사용해온 오너먼트를 달며 각각에 담긴 추억을 아이들과 나눌 겁니다."

송정 기자 song.jeong@joongang.co.kr 사진=장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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