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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경제는 유일호, 금융은 임종룡” 셀프 교통정리

중앙일보 2016.12.13 02:04 종합 8면 지면보기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차 국정현안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했다. 황 권한대행은 “경제 분야는 유일호 경제부총리 중심으로 어려움을 극복할 방법을 챙겨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이석준 국무조정실장, 윤병세 외교부 장관, 황 권한대행, 한민구 국방부 장관. [청와대사진기자단]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차 국정현안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했다. 황 권한대행은 “경제 분야는 유일호 경제부총리 중심으로 어려움을 극복할 방법을 챙겨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이석준 국무조정실장, 윤병세 외교부 장관, 황 권한대행, 한민구 국방부 장관. [청와대사진기자단]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12일 ‘유일호 경제팀’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황 대행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차 국정현안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했다. 총리실은 이 회의 직후 언론에 ‘모두말씀’ 자료를 배포했다. 이 자료에는 “경제 분야는 유일호 경제부총리 중심의 현 경제팀이 책임감을 갖고 대내외 리스크 및 경제 현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어려움을 극복하길 당부 드린다” “금융과 외환시장은 변동 요인이 많은 만큼 임종룡 금융위원장을 중심으로 시장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조치를 해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야권에서 경제부총리 거취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상황과는 무관하게 황 대행이 사실상 경제부총리와 금융위원장 역할을 교통정리해버린 것이다.

제1차 국정현안 장관회의 주재
이례적으로 이름까지 거명하며
‘유일호 경제팀’ 유지 입장 밝혀
청와대 수석실 업무보고도 받아
황 대행, 내일 정세균과 국정 논의

총리실은 그간 통상적으로 부처명만 기재해 보도자료를 배포해왔다. 하지만 이번엔 이례적으로 유일호 부총리와 임종룡 위원장의 이름을 적시했다. 정부 관계자는 “황 대행이 유일호 부총리 체제를 유지하고 싶다는 메시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총리실 일각에선 황 대행이 인사권 등 국정운영과 관련한 실질적 권한을 행사하겠다는 뜻을 보인 것이란 얘기도 나왔다.

하지만 탄핵 정국의 주도권을 쥔 야권이 황 대행 체제를 인정하지 않을 경우 권한대행 업무를 원활히 수행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황 대행은 오는 14일 정세균 국회의장을 만나 국정 수습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의장실 관계자는 “이번 회동은 황 대행의 요청으로 이뤄진 것으로 안다”며 “정국을 안정적으로 이끌기 위해 황 대행이 국회의 협조를 요청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총리실 관계자는 “국회와의 원활한 소통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상황”이라며 “이번 방문이 이런 취지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주 내에 황 대행과 만나 향후 국정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총리실은 여야가 합의한 12월 임시국회 대정부 질문(20~21일)에 황 대행이 참석하는 문제와 관련해 “권한대행이 국회에 출석한 전례가 없던 터라 고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2004년 3월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 때는 당시 고건 대행의 국회 시정연설 여부를 놓고 논란을 벌였다. 고 전 대행은 여야 모두가 합의하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했으나 결국 열린우리당이 거부해 시정연설을 하지 않았다.

황 대행은 이날 오후 청와대 각 수석실로부터 업무보고도 받았다. 보고는 13일까지 이어진다. 첫째 날엔 허원제 정무·조대환 민정·배성례 홍보·정진철 인사수석과 이관직 총무비서관이 정부서울청사에서 20~30분씩 황 대행에게 담당 업무와 현안을 브리핑했다. 황 대행은 배석자 없이 혼자 보고를 받았다고 한다. 13일엔 강석훈 경제·현대원 미래전략·김용승 교육문화·김현숙 고용복지수석 등이 업무보고를 할 예정이다. 김규현 외교안보수석은 지난 9일 저녁 박근혜 대통령이 직무정지가 되자 곧바로 황 대행을 만나 업무보고를 했다.
 
글=최익재·김정하 기자 ij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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