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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은 IT·금융주, 채권은 단기투자가 매력적

중앙일보 2016.12.13 01:00 경제 6면 지면보기
2017년 자산시장을 전망합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 대신 시장에서 직접 돈을 굴리는 자산운용사 10곳에 물었습니다. 실전 투자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내년에 유망한 자사와 타사 펀드를 추천받아 정리했습니다.

2017 자산시장 운용사 10곳의 전망
코스피는 박스권 흐름 지속 예상
정치 변수로 주가 재평가 어려워
펀드투자는 대형주 중심 바람직

먼저 한국 증시의 ‘레벨업’은 내년에도 쉽지 않아 보인다. 설문에 응한 10곳의 국내 자산운용사는 대체로 “2017년에도 코스피는 박스권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답했다. 일단 글로벌 경기회복과 상장사 순이익 증가는 호재다. 최근 미국 경제는 뚜렷한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완전 고용 수준인 실업률과 임금 상승이 그 근거다. 가계부채가 줄면서 내수와 신용 소비도 증가하고 있다. AB자산운용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으로 세금 인하가 이뤄지면 투자와 소비 개선 효과를 기대할 만하다”며 “이는 민간 부문의 양적완화와 같은 효과”라고 설명했다.
코스피 상장기업의 순이익은 올해 처음으로 100조 원 시대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2017년 전망치도 103조 원~114조 원 정도다. 반면 평균 부채비율이 2011년 100%에서 2015년 90% 정도로 낮아졌다. KB자산운용은 “미국에선 수요 확대, 중국에선 재고 소진에 따른 제품 단가 상승을 기대할 만하다”고 말했다. 수급 여건도 나쁘지 않다. 최근 자산관리 시장에선 채권에서 주식으로의 자금 이동을 뜻하는 ‘그레이트 로테이션(Great Rotation)’이 자주 언급된다. 쉽게 말해 금리가 바닥으로 떨어져 더 이상 채권으로 수익을 내기 어려우니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옮겨간다는 의미다. 업계에선 미국 금리인상 신호가 충분한 만큼 이 흐름이 서서히 가속화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장애물 또한 적지 않다. 신영자산운용은 “미국을 중심으로 보호무역 확대가 우려된다”며 “이 움직임이 현실화하면 향후 4~8년간 한국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수출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한국 입장에서 주요국의 보호무역 확대는 달갑지 않은 뉴스다.

내부적으로는 상장기업의 펀더멘털(기초체력)에 대한 의구심이 여전하다. 현재 상장사의 순이익 증가는 매출 성장에 따른 정상적 이익 확대라기보다 쥐어짠 성적표라는 우려가 많다. 실제로 업계에선 올해 수출이 워낙 부진했기 때문에 내년 수출은 소폭 개선되겠지만 주력산업의 성장 정체, 경기 위축에 따른 제조업 경기 악화와 설비투자 축소 등 구조적 문제는 여전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 역시 기업의 투자를 지연시킬 위험이 있다”며 “주가 재평가는 시기 상조”라고 전망했다.

박스권에 머물러도 오를 회사는 오르는 게 주식시장이다. 전반적인 횡보 장세에서 투자자는 업종·종목 선택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자산운용사들은 2017년에 정보기술(IT)·산업재·금융주에 관심을 가지라고 조언했다. 특히 IT는 10곳 중 7곳이 유망업종으로 꼽았다. 키움자산운용은 “미국을 중심으로 인프라 확대용 재정 정책이 예상되는 만큼 통신 장비나 부품 등 IT 업종의 수혜가 예상된다”며 “사물인터넷(IOT) 분야도 본격적인 성장이 시작될 것”으로 내다봤다. 유진자산운용은 “삼성전자 등 주요 기업의 실적 개선과 함께 주주 환원정책이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가 상승 기대감에 화학 업종도 수혜가 예상되고, 금리인상에 따른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금융·보험 업종도 전망이 나쁘지 않다.

채권 투자는 ‘단기’에 초점을 맞추라는 조언이다. KB자산운용은 “달러 강세에 따른 원화 약세가 지속되는 한 채권시장의 변동성은 클 것”이라며 “다만 현재의 시장금리가 내년 기준금리 인상을 반영하고 있어 만기 2년 이내 단기 채권은 투자 매력이 있다”고 밝혔다. 신영자산운용 역시 “대외 요인의 영향을 크게 받는 장기물보단 국고채·공사채·은행채의 단기물, 우량 회사채 위주의 투자가 낫다”고 조언했다.

자산운용사들은 대체로 대형주 중심의 펀드를 추천했다. 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엿보인다. 지난해 22% 수준이던 배당성향(당기순이익 중 현금 배당금의 비중)은 올해 24%로 높아질 전망이다. 가치주 펀드로 여럿 포함됐다. 일반적으로 금리와 물가 상승기에 가치주가 강세를 보인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2017년에 투자할 만한 타사의 펀드도 추천을 받았다. 핵심 키워드는 ‘DSS’로 요약된다. 배당(Dividend)·실력(Skill)·안정성(Stability)이다. 신영자산운용의 신영밸류고배당펀드는 3곳의 선택을 받았다. 경기 변동과 주가 등락의 영향을 덜 받는 게 특징이다. 10곳 중 2곳은 중소형인 유경PSG자산운용의 펀드를 추천해 눈길을 끌었다. 운용사의 규모보단 실력이 중요하다는 평가다. 추천을 받은 유경PSG액티브밸류펀드는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 좋은 성과를 내는 펀드다. 경기 변동에 민감하지 않은 인프라나 리츠펀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조언도 있었다.

고란·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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