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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비용 항공사 101대, 아시아나보다 꽤 커졌네

중앙일보 2016.12.13 01:00 경제 4면 지면보기
저비용항공사(LCC)가 보유한 항공기가 사상 처음으로 100대를 넘어섰다. 지난 11일 오전 김포공항에 도착한 제주항공의 보잉737-800기가 101대째다. 제주항공이 올해 도입한 4번째 항공기다.
저비용항공사가 올 한해 신규 항공기를 20대 가량 늘리며 고공행진 중이다. 지속되는 불황에 저가 여행 수요가 크게 늘었고, 이를 통해 벌어들인 돈으로 신규 비행기를 경쟁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것이다. 12일 현재 저비용항공사가 보유한 항공기는 제주항공이 26대, 진에어 22대, 에어부산 18대, 이스타항공 17대, 티웨이항공 15대, 에어서울 3대 등 모두 101대다. 오는 16일 티웨이가 보잉737-800을 한 대를 더 도입할 예정이다.

잇따르는 신규 항공기 도입
취항지는 작년 비해 72% 늘어나
국제선 19% 점유, 이익률도 상승

보유 항공기 증가는 저비용항공사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바로미터다. 신규 노선을 확충한 항공사는 노선에 맞는 항공기를 추가로 도입하고 이는 운송 승객 확대로 이어진다. 실제로 저비용항공사의 취항지는 지난해 초 국내·외 90곳에서 11월 기준 155곳으로 72%나 급증했고 이 기간 신규 항공기 도입이 대폭 늘었다.

제주항공은 26번째 항공기 도입에 맞춰 15일부터 부산을 기점으로 일본 도쿄, 태국 푸껫, 사이판 등 3개 노선에 동시 취항한다. 올 한 해에만 국내선 1개와 국제선 9개 등 모두 10개의 정기노선을 늘려 총 39개의 정기노선을 운항하게 됐다. 내년엔 6대의 항공기를 추가로 도입할 계획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항공기 32대로 아시아태평양 지역 주요 도시에 신규 취항해 정기노선을 50개까지 늘리고, 연간 탑승객수 ‘1000만명 시대’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저비용항공사의 점유율 역시 크게 늘었다. 국내선 여객 점유율의 경우 2012년 43.8%에서 지난 10월 기준 56.7%까지 늘었다. 국제선 여객 점유율도 2012년 7.5%에서 4년 만에 19%로 세 배 가까이 늘었다. 매출도 고공행진 중이다.

기업정보를 제공하는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항공·이스타항공·에어부산 저비용항공사 5곳의 예상 매출액은 최소 2조5000억원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매출 2조원을 돌파한 후 1년 만에 25% 늘어난 것이다. 영업 이익률도 상승세다. 2012년만 해도 만성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올해 영업 이익률이 7%를 넘을 것으로 분석된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예상이익률 7.9%와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서게 된다.

최근엔 단거리 노선 뿐 아니라 중장거리 노선에 취항하면서 중대형 항공기도 선을 보이고 있다. 진에어는 지난해 B737-800, B777-200ER 등 6대의 항공기 도입에 이어 올해 3대를 추가 도입했다. B777-200ER을 투입해 지난해 12월 인천~호놀룰루 장거리 노선을 개척한 데 이어 오는 14일 인천~호주 케언즈 취항을 앞두고 있다. 에어부산도 에어버스321-200 기종을 투입해 김해~울란바토르(몽골) 노선에 신규 취항했다. 대형 항공사들이 운항하던 중장거리 독점 노선이 깨지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저비용항공사의 고질적 약점으로 꼽혔던 노후 항공기 교체 속도가 빨라지면서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는 효과도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비행시간이 긴 중장거리 노선에선 아무래도 안전성이 보장된 대형 항공사를 찾는 경향이 강했다”라며 “최근 저비용항공사의 신규 항공기 도입이 늘면서 이 같은 인식에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체 정비기능이 부족한 일부 저비용항공사의 경우 보유 항공기 수가 늘어난 만큼 안전관리 시스템에 더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대형 항공사들은 유럽·미주 등 장거리 노선을 강화해 맞서고 있다. 차세대 항공기 도입으로 노후한 기종을 교체해 서비스 차별화에 주력한다는 전략이다. 대한항공은 2019년부터 2025년까지 보잉사의 B737-MAX-8 기종 50대와 에어버스 A321-NEO 50대 등 총 100대를 순차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도 내년부터 A350-900 기종을 4대 투입하고 2025년까지 총 30대를 순차적으로 투입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저비용 항공사들이 도입한 항공기가 기령 5~10년 된 리스(임대) 물량이 대부분이라 대형 항공사들은 ‘안전성’을 부각시켜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조득진 기자 chodj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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