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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 2M 동맹…승선 했나 못 했나

중앙일보 2016.12.13 01:00 경제 2면 지면보기
현대상선이 11일 세계 최대 해운동맹(alliance)인 2M과 ‘협상 타결’을 선언했지만 의견이 분분하다. 현대상선과 최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은 “2M과 체결한 ‘전략적 협력(strategic cooperation)’도 사실상 해운동맹의 일종”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조선·해운 전문지인 트레이드윈즈·스플래쉬 등 다수의 외신은 ‘차버리다(jilt)’, ‘내팽개치다(ditch)’ 등의 단어를 쓰며 현대상선의 해운동맹 승선을 부정했다.

현대 “전략적 협력도 일종의 동맹”
전문가·외신은 “가입 못 해” 지적

현대상선 측 주장의 근거는 3가지다. 첫째, 현대상선은 이번 협력이 미국 연방해사위원회(FMC)에 신고할 정도로 구속력을 갖췄다는 것이다. 하지만 해운동맹 협상만 FMC에 신고하는 건 아니다. 선복매입·선복교환도 FMC 신고 대상이다. 실제로 현대상선이 속한 해운동맹인 G6도 이스라엘 짐(ZIM)라인과 선복교환 협정을 FMC에 신고했다.

둘째, 현대상선은 ‘전략적 협력’은 다른 선사 참여가 불가능한 배타적 협력이라고 강조한다. 쉽게 말하자면, 현대상선과 머스크, MSC가 타 선사와 선복매입·교환을 할 때 서로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의미다. 이는 선후 관계가 뒤바뀐 설명이다. 해운동맹을 체결한 회원사 간에는 협력의 배타성 여부를 규정할 수 있지만, 배타적 협력을 한다고 해운동맹은 아니다.

셋째, 현대상선은 선복 공유를 하지 않는 해운동맹이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선복 매입은 선박 화물 적재공간을 서로 저렴하게 구입하는 수준, 선복 교환은 화물적재공간을 서로 맞바꾸는 수준의 협력이다. 선복 공유는 회원사들이 똑같은 선박을 동일하게 투입해 항로를 운영하는 방식이다. 이중 현대상선은 2M과 선복 매입·교환만 가능하다. 현대상선은 “O3동맹도 선복 공유를 안한다. CKYHE동맹은 선복 공유가 ‘옵션’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렇지만 기존 해운동맹과 ‘전략적 협력’은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O3·CKYHE동맹은 회원사들이 함께 항로를 개척한다. 배를 투입한 만큼 화물 적재공간에 대한 권리도 모두 공유한다. 하지만 2M 동맹에서 현대상선은 의견을 개진할 권리가 없다. 머스크와 MSC가 기항지를 결정하고, 이들이 일부 화물 적재공간을 현대상선에 배정한다.

그렇다면 해운업계에서 해운동맹 가입 여부를 가늠하는 잣대는 무엇일까. 해운업계는 “모든 회원사가 공동으로 하나의 해운동맹 계약서를 작성하고, 회원사가 서로 인정하는 것”이 기준이라고 한다. 본지가 2M 회원사인 머스크에 “현대상선과의 ‘전략적 협력’이 해운동맹 가입인지” 문의하자, 머스크 측은 “엄밀히 말하면 현대상선은 2M의 멤버가 되는데 실패했다”고 공식 답변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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