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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Report] “산은·수은이 해운사 지원하면 해운·조선업 모두 산다”

중앙일보 2016.12.13 01:00 경제 2면 지면보기
김영무

김영무

5대 해양강국을 꿈꾸던 한국 해운업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했다. 한진해운은 법정관리에 돌입해 사실상 침몰했고, 현대상선도 2M 해운동맹의 공식 파트너가 되는 데 실패했다. 양대 해운사가 모두 흔들리면서 국가 해운업도 위태롭다는 예측이 흘러나온다. 위기를 극복하고 해운산업을 소생시킬 방법이 없을까.

김영무 선주협회 부회장의 대안
“물류·철강·조선 등 글로벌 10위권
머스크·MSC도 누릴 수 없는 여건
부처 칸막이 풀 컨트롤타워 필요”

해운업종 43개 단체가 모인 한국해양산업총연합회 소속인 김영무 한국선주협회 부회장(61)에게 12일 의견을 물었다. 그는 지난 8월 본지 사옥을 찾아와 “한진해운 법정관리는 절대 안 된다”고 열변을 토했던 인물이다. 당시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돌입하면 물류대란이 오고 해운·항만업은 타격을 입는다고 주장했었다. 약 100일 만에 예상은 대부분 현실이 됐다.

그는 아직 한국 해운산업이 되살아날 수 있다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물류 ▶철강 ▶조선 ▶조선 기자재 등 해운 유관 산업이 대부분 글로벌 톱 10위권 안팎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조선업과 조선기자재업은 세계 2위, 철강업은 5위, 해운업은 6위를 기록하고 있다. 세계 1위 해운사인 머스크를 보유한 덴마크나 세계 2위 MSC를 보유한 스위스·이탈리아 등이 누릴 수 없는 여건이다. 이들 국가보다 해운업이 경쟁력을 가질 기회가 많다고 해석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런 유관 산업이 시너지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김영무 부회장은 가장 큰 이유로 담당 부처가 분리돼 있다는 점을 꼽는다.

금융업은 금융위원회와 기획재정부가, 조선·철강업은 산업통상자원부가, 해운업은 해양수산부가 담당하고 있어 개별 업종이 각자도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해운업이 생존하려면 적기에 금융 지원이 필요합니다. 최근 6년 동안 국내 정책금융기관(산은·수은)이 해운업을 지원한 선박금융 규모(128억달러·15조원) 중 한국 국적 선사에 지원한 금액은 고작 19억달러(2조2000억원)에 불과합니다. 이 돈을 한국 해운사에 빌려준다면 해운업도 살리고, 해운사가 국내 조선사에 선박을 발주해 조선업까지 살릴 수 있습니다.”

국내 화주들의 지원도 필요하다. 컨테이너선사의 화주인 물류사와 벌크선사의 화주인 철강사 등이 국적 해운사에게 물건을 맡기는 비율을 높이자는 것이다. 현재 국적선적하율(총수송량 중에서 자국 선박이 적취한 비율)은 20% 안팎이다. 이 비율을 두배로 높이도록 국내 화주들을 유도하자는 주장이다.

철강사는 해운사의 화주인 동시에, 조선사에게 후판을 제공하는 후방사업자이기도 하다. “조선사가 국내 철강사로부터 후판 주문을 늘리면, 철강사는 해운사에 국적선적하율을 높이는 식의 협력도 가능하다”는 게 김 부회장 생각이다.

해운사가 선박 발주를 늘려 조선업이 부흥하면, 후방산업인 조선기자재산업과 후판을 생산하는 철강업도 덩달아 좋아진다. 김 부회장은 “해운 유관 산업을 일괄적으로 맡는 컨트롤타워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 정부가 제안했던 해운산업 발전위원회를 대통령이나 총리 직속으로 조속히 설치해서 산업 발전을 위한 거버넌스를 구축하자”고 제안했다.

문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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