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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Report] 컨테이너 중심 재편…현대상선 일단 숨고르기

중앙일보 2016.12.13 01:00 경제 2면 지면보기
‘우선 살아야 한다. 앞으로 2~3년간 체력을 키운 뒤 그 다음에 성장을 도모한다.’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간 이후 국내 유일의 국적선사가 된 현대상선이 12일 기자회견에서 밝힌 중장기 성장전략의 핵심이다. 이날 서울 연지동 현대상선 본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장에는 현대상선 임직원뿐 아니라 정용석 산업은행 부행장 등 채권단 관계자들과 컨설팅사 임원들도 함께 했다. 현대상선의 중장기 성장 전략이 정부와 금융권의 동의 아래 만든 안이라는 걸 내세우기 위해서다.

채권단과 중장기 성장 전략 발표
사업 확장보다 2~3년 내실 다져
점유율 5%, 이익률 5% 달성 목표
노후 선박 교체 등 구체 전략 빠져
일부선 “2M이 컨트롤하는 구도”
“항로 운영 되레 제약 받을 수도”

중장기 성장 전략의 요지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아시아-미주 시장 경쟁력을 기반으로 미주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해운사로 성장하고, 2021년까지 시장 점유율 5%, 영업이익률 5%를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현대상선은 2000년대 후반 전성기 때만 해도 세계시장 점유율 3.1%, 세계 16위의 종합해운선사였으나, 현재는 시장 점유율이 2.4%까지 떨어졌고, 지난 6년동안 연간 영업손실도 수천억 원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은 2000%를 넘어섰다.
현대상선은 2018년 말을 변화의 변곡점으로 꼽았다. 2018년 말은 일본 해운3사가 컨테이너 부문 통합을 완료하고 세계 해운시장의 메이저로 재등장하는 시점이다. 이때가 되면 현대상선이 강점을 가지고 있는 아시아-미주시장에서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유창근 현대상선 대표는 “앞으로 2~3년간 사업을 확장하기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기회로 삼으려 한다”며 “2018년 말까지는 무리한 선대(선박 보유 댓수) 확장을 지양하고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아시아-시장에 집중해 원가 경쟁력을 높이는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상선의 직접 경쟁사가 될 일본 컨테이너 선사들이 본격 등장하기 전에 영업손실에서도 벗어나고 부채비율은 400% 아래로 안정화시키겠다는 뜻이다. 사업구조는 컨테이너 중심으로 재편한다.

또 세계 최대 해운동맹인 2M과 ‘낮은 수준’의 동맹을 합의한 3년(2017년 4월~2020년 3월)이 끝나는 2020년 이후부터는 컨테이너선을 중심으로 새로운 선박을 확보할 계획이다. 현대상선이 11일 밝힌 ‘2M+현대상선 전략적 협력 제휴’방안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동맹 기간 동안 2M의 회원인 머스크라인과 MSC의 허락 없이는 새로운 배를 발주하는 것도 해운 물량을 늘이는 것도 어렵다.

한국해운물류학회 고문을 맡고 있는 하영석 계명대 경제통상학부 교수는 “당분간 부채 비율을 줄이는 등 내실을 다지겠다는 전략은 필요하겠지만 경쟁력이 떨어지는 노후 선박이나 규모가 작은 선박을 교체하는 등 선대를 효율적으로 개편하기 위한 구체적 전략도 반드시 동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해운강국들은 몸집 불리기 작업에 한창이다. 덴마크 국적 선사 머스크는 2일 함부르크쥐트를 인수하기로 했고, 일본 3대 해운사(MOL·NYK·K라인)도 지난달 1일 컨테이너 부문 합병을 결정했다. 선박 발주량과 향후 해운동맹 재편을 고려하면 현대상선은 글로벌 원양선사 중 규모가 거의 꼴찌 수준이다.

이런 측면에서 현대상선이 2M과 ‘배타적 협력’을 명문화한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세계 1·2위 선사인 머스크와 MSC는 충분한 규모의 선대를 보유하고 있어 기존에도 타 선사와 굳이 협력할 필요가 없는 ‘배타적’인 선사들이다. 반면 타 해운사와 제휴하지 않으면 신규 항로 운영이 녹록치 않은 현대상선이 배타적 협력을 체결하면 오히려 항로 운영에 제약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다. 해운업계 고위 관계자는 “타사와 선복 교환이 불가능해진 현대상선을 2M이 컨트롤하는 구도가 형성됐다”고 평가했다.

최준호·문희철 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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