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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속으로] 오늘의 논점 -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

중앙일보 2016.12.13 00:52 종합 27면 지면보기
중앙일보 <2016년 12월 2일자 30면>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 성패, 중국에 달렸다
QR코드로 보는 관계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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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차 북핵 실험을 응징하기 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결의가 실험 82일 만에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채택됐다. 전례 없이 긴 산통으로 다소 맥빠진 감도 없지 않지만 획기적인 대목도 적잖다. 가장 눈에 띄는 건 북한의 석탄 수출 금액 또는 총량을 2015년의 38%인 4억90만 달러(약 4720억원) 또는 750만t 중 낮은 쪽으로 통제한다는 규정이다. 은·구리·니켈·아연 등 북한의 주요 수출 광물의 반출을 막겠다는 것도 김정은 정권으로서는 무척 아플 내용이다. 이들 조치가 발동되면 북한이 입을 손해는 한 해 8억 달러(약 9390억원)에 달한다.

그뿐 아니라 유엔 조치에 만족하지 못한 한·미·일 3국은 곧 독자적 대북제재에 들어간다고 한다. 금융제재 대상 확대, 북측 인사에 대한 출입국 통제 강화 등이 골자가 될 전망이다. 강력한 유엔 제재에 추가되는 조치인 만큼 잘만 하면 북한의 숨통을 확실히 조여 협상 테이블로 걸어오도록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결정적인 단서가 붙는다. 중국이 결의 내용을 충실히 지킨다는 전제다. 그간 우리는 중국이 민생 등을 핑계로 북한의 숨통을 터줘 왔다는 사실을 너무도 잘 안다.

이번 결의 채택 직후에도 류제이(劉結一) 유엔 주재 중국대사는 “제재가 북한의 민생과 정상적 무역활동에 부정적 영향을 줘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고 한다. 민생을 구실로 언제든 대북제재를 완화할 심산임을 내비친 셈이다.

공식적으로 대북제재를 늦추지 않더라도 빠져나갈 구멍은 여전히 많다. 석탄 수입업자들이 제대로 신고할지부터 의문이지만 지역경제 발전에 혈안이 된 지방 당국이 중앙 정부의 방침을 엄격히 지키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런 허점이 없게 누구보다 눈을 부릅뜨고 지켜야 하는 장본인은 바로 우리다. 중국 당국이나 민간업자들이 결의를 위반하면 우리가 달려가 항의하고 제지해야 한다. 그런 중요한 시점임에도 우리는 지금 리더십을 잃고 비틀거리고 있다. 하루빨리 국내 상황을 추슬러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다.
 
한겨례 <2016년 12월 2일자 27면>
뒤늦은 대북 결의안, ‘핵 해법 구체화’ 계기로
QR코드로 보는 관계기사 <한겨레>

QR코드로 보는 관계기사 <한겨레>

유엔 안보리가 30일(현지시각) 대북제재 결의안을 채택했다. 북한이 9월 9일 5차 핵실험을 한 지 무려 82일 만이다. 관련국들은 이번 결의안 통과를 계기로 북한 핵 문제를 근본적으로 풀 수 있는 방안을 구체화하기 바란다.

결의안 통과에 오랜 시일이 걸린 것은 중국과의 의견 조율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의안의 핵심 내용은 올해 초 4차 핵실험 이후 채택한 결의안의 빈틈으로 꼽혀온 북한의 대중국 석탄 수출에 상한선을 둔 것이다. 늘 그랬듯이 이 결의안의 효과 또한 중국에 달렸지만, 중국의 생각은 제재 일변도의 한·미·일 정부와는 크게 차이가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결의안과 관련해 ‘북한의 민생 수요를 훼손하거나 외국 군사력의 한반도 증강 배치에 이용돼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대북제재와 중국 역할론만을 내세워 온 한·미·일 정부의 지금까지 정책은 북한의 핵 능력 강화로 귀결됐다. 한·미는 이제 압박과 제재만으로 핵 문제를 풀 수 없음을 분명히 하고 대안 모색에 나서야 한다. 그 방향은 어떤 방식이든 대화 틀 복원으로 시작할 수밖에 없다. 미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도 사실상 정권교체기여서 정책 조율이 쉽진 않겠지만 새 출발에는 오히려 좋은 기회다. 특히 기존 정책의 실패와 무관한 미국의 새 정부는 큰 부담 없이 대화에 나설 수 있다.

북한은 국제적 고립이 심해지는 현실을 직시하고 비핵화의 길로 가야 한다. 대화를 통한 평화협정 체결 등을 바란다면 먼저 핵 활동 동결 등의 조처를 하는 것이 올바른 선택이다. 결의안에 반발해 새 도발을 시도하는 것은 사태를 더 악화시키는 근시안적 모험주의일 뿐이다.

북한 핵 문제가 지금 상태까지 나빠진 데는 박근혜 정부에도 큰 책임이 있다. 그럼에도 정부 관계자들이 기존 정책의 유지·강화만을 얘기하는 것은 잘못이다. 핵 문제를 풀 새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생각할 때다.
 
논리 vs 논리
적극적으로 중국 감시해야 vs 압박과 제재만으로는 안 돼
(단계1) 공통주제의 의미
지난달 30일 유엔 안보리가 북한 석탄 수출 제재 등을 내용으로 하는 대북제재 결의안 2321호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신화사=뉴시스]

지난달 30일 유엔 안보리가 북한 석탄 수출 제재 등을 내용으로 하는 대북제재 결의안 2321호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신화사=뉴시스]

북한이 제5차 핵실험을 강행한 지 82일 만인 11월 30일 유엔안보리는 대북제재 결의안 2321호를 채택했다. 이번 결의안은 지난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 때의 제재 결의안인 제2270호의 허점과 틈새를 메우고 김정은 정권의 실질적인 돈줄을 죄는 방식으로 대북 압박의 강도를 높였다. 대북제재 결의 2270호에선 북한의 주요 외화 수입원인 석탄 수출을 금지했지만 민생 차원의 수출을 예외로 인정해 제재의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새 결의는 민생 목적의 거래는 허용하되 석탄 수출량의 상한선을 정했다. 석탄은 내년부터 수출량은 750만t, 수출액은 4억 달러로 제한된다. 이렇게 되면 대중(對中) 석탄 수출 실적은 2015년에 비해 38% 선으로 떨어진다. 구리·니켈·은·아연 등도 수출 금지 광물로 추가돼 북한의 연간 무역 규모가 30억 달러에서 22억 달러로 위축되게 된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이번 안보리 결의에 대해 “지난 2270호 결의와 더불어 대북제재 역사상 가장 강력하고 포괄적인 제재”라고 총평하며 이번 제재가 민생 부문 제한을 강화시켜서 북한의 외화 소득을 4분의 1 이상 줄일 수 있는 장치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류제이 유엔 주재 중국대사는 대북제재 결의안 2321호가 만장일치로 통과된 뒤 “새 제재가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에 반대하고 핵 비확산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단결된 자세를 보여줬다”고 밝혔지만 “북한의 인도적 상황에 대해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려는 의도여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류 대사는 또한 사드 배치 결정으로 한·미가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엔 주재 러시아 부대사 블라디미르 사프론코프도 이날 “새 결의안이 어떤 경우에도 북한 경제나 주민들의 인도주의적 상황을 악화시켜서는 안 된다”며 “사드를 포함한 공격 무기가 증강 배치되는 것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중국과 러시아는 한반도 평화 안정을 위한 6자회담 재개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한국과 미국은 비핵화가 전제되지 않는 6자회담에 반대하고 있다.

(단계2) 문제 접근의 시각차

중앙은 일단 이번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안 2321호가 다소 시일이 늦어 ‘맥빠진 감도 없지 않지만 획기적인 대목’도 적지 않다고 평가한다. 수출 제재로 입게 될 북한의 한 해 손해 8억 달러(약 9390억원)는 북한에 압박을 줄 수 있는 규모다. 이번 유엔 안보리의 조치와 아울러 한·미·일 3국이 곧 독자적 대북제재에 들어가 금융제재 대상을 확대하고, 북측 인사에 대한 출입국 통제를 강화하면 북한의 숨통을 확실히 조일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중앙은 강력한 대북제재가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올 수 있는 유효한 수단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중앙은 여기에 하나의 단서를 붙인다. “중국이 결의 내용을 충실히 지킨다는 전제”가 그것이다.

중앙은 류제이 유엔 주재 중국대사의 “제재가 북한의 민생과 정상적 무역활동에 부정적 영향을 줘서는 안 된다”라는 발언을 소개하며 중국이 언제든 대북제재를 완화할 가능성이 있음을 말한다. 북한과 중국의 광물 거래에 있어 석탄 수입업자들이 제대로 신고하지 않거나, 지방 당국이 중앙 정부의 방침을 엄격히 지키지 않을 수도 있는 가능성이 있다면 중앙이 우려하고 있는 문제, 중국의 협조 없이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안이 성공할 수 없다는 사실도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한겨레는 사설의 서두에서부터 “관련국들은 이번 결의안 통과를 계기로 북한 핵 문제를 근본적으로 풀 수 있는 방안을 구체화하기 바란다”라고 언급하며, 이번 안보리의 대북제재안이 북한 핵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소하는 데 미흡한 방안이라고 평가한다. 한겨레는 이번 결의안이 “북한의 대중국 석탄 수출에 상한선을 둔 것”이라며 이 결의안의 효과가 중국에 달렸지만 중국은 대북제재에 있어서 제재 일변도의 한·미·일 정부와는 크게 의견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결의안의 효과를 낙관적으로 보고 있지 않다.

한겨레는 아울러 안보리의 결의안이 ‘북한의 민생 수요를 훼손하거나 외국 군사력의 한반도 증강 배치에 이용돼선 안 된다’는 중국과 러시아의 입장을 소개하며, 안보리의 제재가 민생 수요를 훼손하고 있고, 사드의 남한 배치가 철회되지 않는 이상 중국과 러시아의 적극적이고 원활한 협조를 얻어내기 힘들다는 점에서 이번 결의안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를 꺼린다. 사드의 남한 배치 철회 없이 중국이 대북제재에 긴밀하게 협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한겨레의 평가도 경청할 만하다.

(단계3) 시각차가 나온 배경

대북제재의 성공 여부가 중국의 태도에 달렸다고 보는 중앙은 중국 감시자로서의 정부의 역할을 강조한다. 중국 당국이나 민간업자들이 결의를 위반하면 “우리가 달려가 항의하고 제지해야” 한다고 중앙은 정부의 역할론을 강조한다. 이 대목에서 북핵 문제에 대한 중국의 3대 원칙이 한반도 비핵화 실현, 한반도 평화와 안정 수호,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임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중국은 북한의 핵무장도 원치 않지만 북한의 경제적 몰락도 원치 않는다. 그런 중국이 북한의 경제적 몰락을 야기할지도 모르는 안보리의 제재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이유는 없다. 중국이 북한에 대한 제재에 소극적일수록 필요한 것은 정부의 외교력이다. 문제는 지난 12월 9일, 국회에서의 대통령 탄핵 가결로 국정 공백이 야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리더십을 잃고 비틀거리고 있는 현 상황을 하루라도 빨리 정상화해야 한다고 중앙의 사설은 말한다. 정국의 혼란은 외교력의 부재로 이어지고, 외교력의 부재는 곧 국익의 결손으로 이어진다는 것,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될 것이다.
김보일 배문고 국어교사

김보일
배문고 국어교사

한겨레는 “중국의 역할론만을 내세워 온 한·미·일 정부의 지금까지 정책은 북한의 핵 능력 강화로 귀결됐다”고 진단하고, 압박과 제제만으로는 핵 문제를 풀 수 없으니 ‘대화 틀’을 모색해야 함을 주장한다. 이는 6자회담 재개 등 평화롭고 외교적이며 정치적인 방법들로 북핵 문제의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류제이 유엔 주재 중국대사의 주장과도 일맥상통한다. 한겨레가 정부에 요구하는 것은 대화의 노력이다. 한겨레가 북한에 주문하는 것 역시 대화의 노력이다. “대화를 통한 평화협정 체결 등을 바란다면 먼저 핵 활동 동결 등의 조처를 하는 것이 올바른 선택이다”라는 대목에서 보듯 한겨레의 북한에 대한 주문은 구체적이다. “북한 핵 문제가 지금 상태까지 나빠진 데는 박근혜 정부에도 큰 책임이 있다”고 한겨레는 강경 일변도의 대북정책이 핵 문제를 악화시켰다고 본다. 한겨레는 이제 “핵 문제를 풀 새 동력”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볼 때라고 한다. 한겨레가 말하고 있는 ‘새 동력’은 핵과 사드, 제재와는 다른 키워드일 것이다.

김보일
배문고 국어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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