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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판’으로 소비자 마음 흔든다…“지금 안 사면 못 사요”

중앙일보 2016.12.13 00:00
키엘의 ‘2016 홀리데이 리미티드 에디션’.

키엘의 ‘2016 홀리데이 리미티드 에디션’.


연말연시 출시 경쟁



유명 예술가·디자이너와 협업
독특한 디자인·콘셉트 눈길
제품 구매와 동시에 기부 동참


크리스마스, 연말연시를 앞두고 ‘한정판’의 유혹이 시작됐다. 유통업계는 디자이너나 예술가와 협업해 감성적인 디자인으로 갈아입은 제품을 내놓는다. 구매와 동시에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기부도 이어진다. 크리스마스 파티 분위기를 달굴 특별한 패키지도 눈길을 끈다. ‘지금 아니면 구할 수 없다’는 한정판을 모아봤다.

직장인 문주원(30·여·서울 신당동)씨는 지난 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몰 키엘 부티크에서 열린 ‘홀리데이 파티’에 참석했다. 화장품 브랜드 키엘이 미국 뉴욕에서 활동하는 유명 아티스트인 제러미 빌과 협업해 한정판 제품을 내놓았는데, 이날 행사에 제러미 빌과 함께 소비자 200여 명을 초청한 것. 제러미 빌은 파티 참석자 앞에서 일러스트를 그리는 ‘라이브 페인팅’을 선보였다. 문씨는 “세계적인 아티스트의 작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눈앞에서 볼 수 있었다. 제러미 빌의 스케치에 직접 고른 컬러를 더해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작품을 만들어 즐거웠다”고 말했다.

해마다 이맘때면 봇물을 이루는 한정판. 올해엔 더욱 다채로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해외 유명 디자이너·아티스트와 협업하는 것은 기본이고 인기 캐릭터를 활용하거나 소비자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이색 행사가 열리고 있다.

화장품 업계가 선두주자다. 다양한 한정판을 내놔 여심을 자극한다. 별 모양이 각인된 황금색 케이스로 만든 입생로랑의 립스틱 한정판은 지난달 초 출시되자마자 구매 전쟁을 방불케 했다.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에는 개점 전부터 이 립스틱을 사려는 국내 소비자와 중국인 관광객이 몰렸다.
 

화려한 화장품 케이스

화장품 케이스는 1년에 한 번 이때만 구입할 수 있는 화려하고 독특한 디자인으로 나와 소장 욕구를 자극한다. 립글로스·아이섀도·블러셔 등 다양한 색상이 팔레트 형태로 구성되거나 베스트셀러 제품을 한데 모은 패키지도 인기를 끈다. 잘만 고르면 단품으로 구매할 때보다 비용을 줄일 수도 있다.
 
안나수이 코스메틱의 ‘안나수이 홀리데이 헤어&보디 크림’

안나수이 코스메틱의 ‘안나수이 홀리데이 헤어&보디 크림’

안나수이 코스메틱은 할머니의 오래된 가구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박스 안에 ‘안나수이 빈티지 네일 컬러 세트’를 담았다. 두 개의 네일 컬러와 네일 케어 오일로 구성된다. 크리스마스 장식을 떠올리게 하는 골드·실버 패키지에 담긴 ‘안나수이 홀리데이 헤어&보디 크림’도 출시했다. 섬세한 펄이 함유돼 쇄골이나 헤어에 덧바르면 연말 모임에서 돋보일 수 있다. 최순영 안나수이 코스메틱 홍보팀장은 “요즘 소비자의 취향을 고려해 보석 상자 콘셉트의 박스 패키지와 멀티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한정판으로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비오템은 덴마크 출신 유명 디자이너인 바스·한니발과 협업해 북유럽 감성의 디자인을 제품 패키지에 녹여냈다. 슈에무라는 팝아티스트 무라카미 다카시의 ‘카이카이 키키’ 꽃에서 영감을 얻은 유쾌한 감성의 크리스마스 한정판을 내놨다. 랑콤은 장밋빛으로 물든 프랑스 파리의 겨울 감성을 표현한 ‘2016 노엘 컬렉션’과 16가지 색으로 영국 런던의 일상을 담은 ‘오데시티 런던 팔레트’를 동시에 선보였다. 베네피트는 스타어워즈를 콘셉트로 ‘스타 어워즈 홀리데이 컬렉션’을 내놨다. 대담하면서도 여성스러운 디자인을 케이스에 담았다. 안정은 베네피트 마케팅팀 부장은 “올 한 해 베스트셀러 제품을 한데 모은 한정판으로 브랜드 특유의 재미있는 감성을 표현해 소장 가치를 높였다”고 말했다.

캐릭터 마니아라면 톡톡 튀는 캐릭터를 입힌 한정판 화장품을 눈여겨볼 만하다. 바닐라코는 대표 제품인 클렌징 밤 ‘클린 잇 제로’ 패키지에 핑크팬더 캐릭터를 넣은 ‘핑크 홀리데이 에디션’을 내놨다. 산타클로스 모자, 루돌프 머리띠를 한 핑크팬더 캐릭터가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더해 준다. 록시땅은 라인프렌즈의 캐릭터인 패셔니스타 초코가 유럽 프로방스에서 느낀 따뜻한 기분을 ‘퓨어 시어버터 멀티 밤’에 담아 한정판으로 만들었다.

한정판을 구매하면 환경보호나 소비자가 이웃 사랑을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 ‘착한’ 제품도 나왔다. 꼬달리는 대표 제품인 ‘뷰티 엘릭시르’와 ‘젠틀 버핑 크림’으로 구성된 ‘2016 홀리데이 뷰티 엘릭시르 세트’와 크리스마스를 맞아 새로운 향으로 선보이는 핸드크림이 들어 있는 ‘2016 홀리데이 핸드크림 트리오’ 등 10여 가지의 한정판을 다양하게 선보인다. 모든 제품을 구입하면 지구를 보호하는 데 동참할 수 있다. 이 브랜드는 매출의 1%를 환경을 보호하는 비영리 단체에 기부하고 있다.

아베다는 네팔의 장인 기술과 문화를 경험하고 공동체를 지원하는 데 보탬이 될 ‘홀리데이 컬렉션’을 내놨다. 총 여섯 가지 세트를 수공예로 만든 네팔의 록타 페이퍼로 제작한 기프트 박스에 담아 판매한다.
 
베네피트의 ‘스타 어워즈 홀리데이 컬렉션’.

베네피트의 ‘스타 어워즈 홀리데이 컬렉션’.

다양한 패키지와 선물

이색 패키지와 함께 덤으로 선물도 챙길 수 있는 한정판도 구매 욕구에 불을 댕긴다. 헉슬리는 연말 파티 장소를 고민 중인 소비자를 위해 여의도 글래드 호텔과 협업해 ‘헉슬리 콘셉트 룸’ 패키지를 선보였다. 다음달 15일까지 브랜드를 대표하는 성분인 선인장과 향기, 제품 패키지로 방을 꾸며 브랜드를 감각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호텔 숙박 고객을 대상으로 전 객실에 헉슬리 클렌징 샘플을 증정하는 한정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호텔 로비엔 제품을 테스트해 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된다.

향수 브랜드 바이레도는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한정판 향초 ‘세인트 컬렉션’을 내놨다. 묵직한 나무 향인 ‘알타’, 순수하고 세련미가 돋보이는 ‘로즈워터’, 신비로운 느낌의 향을 풍기는 ‘인센스’ 세 가지 향이 있다. 12월 한 달 동안 캔들 1개를 구입하면 한정판 성냥을, 캔들 3개를 구매하면 특별 제작한 한정판 심지가위를 선물로 받을 수 있다.

유통업체들이 연말을 앞두고 각종 한정판을 선보이며 특수 잡기에 나서고 있어 ‘득템’ 분위기에 휩쓸리기 쉽다. 평소 필요한 물품을 중심으로 구매 리스트를 짠 뒤 소장 가치가 있는 제품인지, 기존 제품보다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싸진 않은지 등을 따져보고 구입하는 게 좋다. 업계 전문가는 “한 해를 보내는 아쉬운 마음이 한정판 소비로 이어지면서 자칫 충동구매나 과소비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글=한진 기자 jinnylamp@joongang.co.kr, 사진=각 업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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