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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탄핵 가결] 경인 지역 탄핵 가결에 환영 분위기, "세상을 바로 볼 수 있는 시작"

중앙일보 2016.12.09 17:53
9일 오후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안이 가결되자 경기·인천 지역에서는 환영 분위기가 주류를 이뤘다. ‘박사모’ 등 일부에서는 탄핵이 잘못된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탄핵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한민국 국민이 거꾸로 가던 민주주의 역사의 시계 바늘을 멈춰 세웠다”고 말했다. 그는 “위대한 국민의 승리, 민주주의와 법치의 승리다. 구체제를 청산하고 새로운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국민의 마음에 깊은 상처와 아픔도 남긴 만큼 오욕의 역사가 되풀이 되어선 안된다”며 “국정을 안정시키고 광장의 촛불을 원동력 삼아 대한민국을 정치와 경제의 새로운 대안을 마련해 리빌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남지사는 박 대통령을 두둔하는 친박의 행태 등에 반발해 새누리당을 탈당했다.

세월호 침몰로 희생된 고(故) 최성호군 어머니(42)는 “’세상을 바로 볼 수 있는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탄핵 가결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이 스스로 자기가 얼마나 큰 잘못을 했는지 깨우쳤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박근혜 대통령은 이제 특검에 나와 아이들이 수장되던 7시간 동안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을 구속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원 고색고 이태영(16)군은 "왜 국회를 민의(民意)의 전당이라고 하는지 알았다”며 “헙법재판소가 결코 국민의 뜻과 반대되는 결론을 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탄핵안이 가결된 만큼 즐거운 하루다”고 말했다. 이군은 지난달 19일 경부선 수원역사 남측 광장에서 열린 ‘수원시민 촛불문화제’에서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비판하는 시민발언을 해 주목을 받았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경기도 성남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의 승리다. 우리 국민은 가장 부끄러운 대한민국을 가장 위대한 대한민국으로 만들었다”며 “스스로 세계 최고의 국민임을 증명했다. 존경한다”고 했다. 이어 “박근혜 탄핵은 단지 범죄자 박근혜에 대한 탄핵이 아니다”며 “몸통인 새누리당에 대한 탄핵이며, 뿌리인 재벌 체제에 대한 탄핵”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제 ‘포스트 박근혜 위대한 대한민국’이 시작된다”며 “불평등과 불공정의 대한민국을 근본적으로 바꿔, 공정하고 평화와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위대한 대한민국을 건설하기 위한 대장정에 나서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건국명예혁명은 시작됐다. 국민은 준비돼 있음을 보여줬다”며 “국민과 함께 건국명예혁명을 완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최성(더불어민주당) 경기도 고양시장은 “늦은 감이 있지만 압도적인 표차로 탄핵이 가결돼 분노한 민심을 어느 정도 추스를 수 있게 된 점을 대단히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최 시장은 “탄핵 가결 이후 남아 있는 과제는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이 전국적인 촛불 민심에 담긴 또 다른 염원과 시대정신인 민주 정부의 창출과 정의로운 사회 건설을 위해 준비된 수권 정당의 모습을 보이는 일”이라고 말했다. 앞서 ‘전국 대도시 시장협의회’ 회장인 최 시장은 지난 5일 국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표결 추진과 관련, 전국 지방자치단체장들에게 탄핵 표결 통과를 위해 적극 동참해 줄 것을 호소했었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탄핵 직후 성명을 내고 “대통령 탄핵은 국민과 민주주의 승리”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근혜 교과서로 불리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계획 자체를 즉시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육감은 “탄핵은 전 국민의 공감을 국회가 반영한 것으로 대통령의 책임을 물은 것”이라며 “이것을 계기로 정말 신뢰하는 사회, 책임 있는 정치 민주국가를 확고하게 수립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천평화복지연대와 대통령하야촉구인천시민비상행동은 성명서를 내고 “탄핵소추안 가결은 주권자인 국민의 명령에 따른 마땅한 결과이자 전국 방방곡곡의 광장에 나선 국민 촛불의 위대한 승리”라고 밝혔다. 이들은 “촛불 민심의 명령은 ‘박근혜 즉각 퇴진’”이라며 “헌법재판소도 주권자의 의지를 올곧게 반영한 심판으로 박근혜 정부가 유린한 헌법정신을 바로 세우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인천시민비상행동은 오는 10일 인천 부평시장 앞에서 2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정권 퇴진 인천시민대행진’을 열 예정이다. 촛불문화제와 함께 부평시장∼부평역 3㎞ 구간에서 거리행진도 한다.

반면 국회의 탄핵안 가결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재선(57) 박사모 성남지부장은 “박 대통령은 탄핵될 정도로 잘못한 게 없다”며 “헌법재판소에서 심판 절차가 올바르게 이뤄지도록 힘을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친박계 핵심 인물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친박계 좌장격인 새누리당 서청원(새누리당) 의원의 지역구인 ‘화성갑’을 중심으로 활동 중인 화성민주포럼 홍성규(43) 대표는 “박 대통령이 탄핵됐는데도 새누리당 내에서 책임을 지는 사람이 없다”며 “최소한의 도리를 국민들께 지킨다면 친박 핵심 인물들은 의원직을 사퇴하는 게 옳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국민들이 거취를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양·안산·인천·성남=전익진·임명수·최모란·김민욱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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