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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3당 “부결 땐 의원 총사퇴” 1박2일 국회농성 배수진

중앙일보 2016.12.09 02:20 종합 2면 지면보기
탄핵 표결의 날 전의 다지는 야권
정세균 국회의장과 여야 3당 원내대표는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만나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에서 ‘세월호 7시간’ 내용을 제외할지, 의원들에게 투표 인증 사진을 허용할지 등을 논의했다. 왼쪽부터 정진석 새누리당·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 정 의장,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사진 강정현 기자]

정세균 국회의장과 여야 3당 원내대표는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만나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에서 ‘세월호 7시간’ 내용을 제외할지, 의원들에게 투표 인증 사진을 허용할지 등을 논의했다. 왼쪽부터 정진석 새누리당·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 정 의장,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사진 강정현 기자]

야당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둔 8일 국회의원직 총사퇴 카드로 배수진을 쳤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정의당은 이날 각각 의원총회를 열어 “표결에서 탄핵안이 부결될 경우 의원 전원이 사퇴하겠다”고 의견을 모았다. 탄핵안 부결 시 사실상 국회해산 사태가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 이재정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국민의 뜻을 받들지 못하는 국회는 존재할 이유가 없다”며 “전 의원 사퇴 결의서는 국민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기 위한 국민을 위한 충정”이라고 말했다. 야당의 카드는 혹시 모를 이탈표를 단속하겠다는 의미가 내포됐다. 탄핵안이 부결될 경우 의원직을 유지할 수 없는 만큼 일사불란하게 찬성표를 던지도록 퇴로를 차단한 것이다.

“민심 못 받드는 국회 존재 이유 없어”
“세월호 7시간 삭제” 비박 요구 거부

야당은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에서 ‘세월호 참사가 국민의 생명권 보장(헌법 10조)을 위배했다’는 내용을 삭제해 달라는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의 제안도 거절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탄핵안 발의 전) 새누리당 의원 40명 이상이 공동발의에 참여해준다는 전제하에 협상했으나, 최종적으로 공동발의에 참여의사를 안 밝힌 만큼 검토할 이유가 없다”고 일축했다.

야당은 의원 총사퇴, 세월호 문구 삭제 거부 등의 강공법을 택하며 전열을 가다듬는 동시에 탄핵안의 압도적 가결을 위해 새누리당 의원들을 압박했다. 우 원내대표는 “현재로 보면 가결 정족수(200명)를 조금 넘긴 것으로 판단한다”며 “기존 정치에 때묻지 않고 대통령의 탄핵과 새누리당 혁신을 강하게 얘기해야 할 새누리당 초·재선 의원들이 너무 눈치를 보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도 “이 역사적 과업에 여당과 야당, 진보와 보수가 따로 있을 수 없다”며 “탄핵이 돼야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다시 살아난다”고 주장했다.

국회는 이날 오후 2시45분 박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본회의에 보고해 표결을 위한 절차를 완료했다. 국회법에 따라 탄핵안 표결은 본회의에 안건이 보고된 지 24시간 이후 72시간 내 이뤄지면 된다. 하지만 9일이 정기국회 마지막 날이라 9일 오후 2시45분부터 자정 사이에 끝내야 한다. 야당은 탄핵안 표결이 진행되는 9일까지 국회를 떠나지 않고 ‘1박 2일’ 농성을 시작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9시부터 본청 로텐더홀에서 분임토의 등을 하며 철야농성을 진행했다. 국민의당도 이날 저녁 박 대통령 탄핵 촉구 촛불집회와 비상시국토론회를 열어 철야농성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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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황교안 체제’ 딜레마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이날 “탄핵안의 뜻에는 ‘내각 불신임’이 포함돼 있다고 보면 된다”며 박 대통령 탄핵안이 통과되면 황교안 국무총리도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에선 “탄핵안이 의결되면 총리가 직무대행을 하게 되는데, 황 총리가 맡는 게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다”(박범계 의원)는 주장과 “지금은 국정혼란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벌여야지 무리한 논쟁을 일으켜선 안 된다”(김부겸 의원)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글=이지상·안효성 기자 ground@joongang.co.kr
사진=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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