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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 잇달아 “찬성” 커밍아웃…비박, 탄핵안 통과 확신

중앙일보 2016.12.09 02:18 종합 3면 지면보기
탄핵 표결의 날 긴장의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둔 8일 새누리당 비박계는 찬성표 이탈 단속에 나섰다. 야당이 탄핵 사유로 포함시켜놓은 박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당일 7시간의 행적을 문제 삼아 일부 의원이 반대표를 던질 것을 우려해서다. 이날 오전 8시 비주류 중심의 비상시국위를 마친 뒤 대변인 황영철 의원은 “야당에서 이 부분(세월호 7시간)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는데, 탄핵안을 통과시키는 게 중요하니 결론을 잘 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야당이 세월호 7시간을 탄핵안에 포함시키기로 하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권성동 의원은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이 지연되는 문제는 야당이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월호 7시간까지 헌재가 심리하느라 탄핵 결정이 늦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8일 “지금이라도 탄핵을 중지시키고 ‘4월 사임 6월 대선’으로 가는 부분에 대해 국회가 한 번 더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한 새누리당 지도부. 왼쪽부터 이장우 최고위원, 박맹우 사무총장, 조원진 최고위원, 이 대표. [사진 오종택 기자]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8일 “지금이라도 탄핵을 중지시키고 ‘4월 사임 6월 대선’으로 가는 부분에 대해 국회가 한 번 더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한 새누리당 지도부. 왼쪽부터 이장우 최고위원, 박맹우 사무총장, 조원진 최고위원, 이 대표. [사진 오종택 기자]

영남 중진 “많으면 250표” 전망까지
유승민 “오로지 정의만 생각할 것”
김무성 “사심없이 국민 뜻 받들어야”

비주류 재선 의원은 “중간지대 친박들이 다 돌아서고 있어 찬성 의원이 210~220명 정도로 탄핵을 확신한다”고 내다봤다. 영남권 중진 의원은 “생각보다 찬성표가 많이 나올 것”이라며 “250표는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주자인 유승민 의원은 ‘정의로운 공화국을 위한 전진’이란 제목의 보도자료에서 “그 어떤 정치적 계산도 하지 않고, 오로지 정의가 살아 있는 공화국만을 생각하면서 탄핵소추안 표결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김무성 전 대표도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들께서 탄핵은 올바른 선택이고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고 하시는 만큼 사심 없이 뜻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탄핵 여론은 수도권 친박계 의원도 흔들고 있다. 친박 재선인 이현재(하남)·홍철호(김포을) 의원은 페이스북에 탄핵 찬성 의사를 밝혔고, 비례대표 신보라 의원도 ‘찬성 커밍아웃’에 동참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고향인 대구·경북(TK)에선 의원 23명 중 3명(유승민·주호영·강석호)만 직간접적으로 찬성 의사를 공개했다.

친박계 지도부는 탄핵 반대표 결집에 나섰다. 당 최고위원 간담회에서 이정현 대표는 “탄핵 사유 중 하나가 세월호 7시간인데 처음엔 대통령이 연애했다, 그 다음에 굿판을 했다, 시술을 했다고 보도됐다”며 “대통령의 직무를 정지시키는 문제를 다루면서 명확하지 않은 사실을 탄핵 사유로 넣었다”고 주장했다. 간담회 뒤 기자들과 만나선 “탄핵안이 가결되면 가장 덕을 보는 사람은 바로 문재인 전 대표”라 고 압박했다.

찬성 을 밝힌 의원들에 대한 전화 공세는 이어졌다. 수도권의 비주류 재선 의원은 “ 친박계 의원들과 청와대 관계자들로부터 ‘탄핵을 하면 안 된다’는 전화가 쏟아지고 있다” 고 털어놨다. 또 국회 본회의장에서는 정진석 원내대표가 “탄핵받으면 비주류가 역적이다 ”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는 장면도 포착됐다. 친박계 김광림 정책위의장이 보낸 문자다. 이와 관련, 김 의장 측은 “시중에 이런 글이 돈다는 걸 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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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국회 주변에선 친박계가 9일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를 통해 탄핵안 표결을 방해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인사 관련 표결 직전엔 찬반 토론을 허용치 않는 것이 국회 내 관례인 데다 ‘무제한 토론을 하려면 재적의원 3분의 1(100명) 이상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는 국회법 조항을 충족시키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또 탄핵안이 부결될 경우 비난 여론을 의식해 ‘보험용’으로 투표 인증샷을 찍어두겠다는 의원들도 늘고 있다.

글=박유미·채윤경 기자 yumip@joongang.co.kr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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