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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나가라” “네가 나가라” 표결 전야까지 싸움

중앙일보 2016.12.09 02:17 종합 3면 지면보기
탄핵 표결의 날 긴장의 새누리당

탄핵안 표결 전야인 8일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박 대통령의 뇌물죄’ 언급을 두고 비박계와 친박계 사이에 고성이 오갔다. 양측 언쟁이 심해지면서 새누리당 의원들은 오후 2시로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 30분 이상 지각했다.

여당 의총 고성 오가며 난장판
조원진 “대통령 뇌물죄 주장은 잘못”
김성태 “아직도 상황인식 못 하나”


친박계 조원진 최고위원은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전날 최순실 국정 농단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나온 비박계인 황영철 의원 발언을 문제 삼았다. 조 최고위원은 “최순실씨의 대납 여부가 확실하지 않은 옷과 가방으로 뇌물죄를 추정해 주장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강하게 항의했다.

전날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최씨의 측근 고영태씨는 “최씨의 지시로 박근혜 대통령의 옷을 100벌 가까이 만들었고 가방도 30~40개 제작했다. 최씨가 개인 돈을 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비박계 황 의원은 “최씨가 대통령에게 뇌물을 준 것”이라고 주장했고, 이것이 의원총회에서 싸움의 단초가 됐다.

친박계인 조원진 최고위원, 이장우 최고위원 등 새누리당 지도부는 황 의원에게 “전 국민이 지켜보는 생방송에서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갖고 대통령이 뇌물죄를 저지른 것처럼 몰아가느냐”고 따졌다. “청와대가 돈을 지불했다고 오늘 발표했는데 자당 의원이 추론으로 뇌물죄를 얘기하는 것은 잘못된 행위”(조원진 최고위원)라는 지적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8일 “최씨를 통해 구입한 옷과 가방 등은 대통령이 모두 정확히 지급했다. 최씨가 대납한 돈은 없다”고 밝혔다.

황 의원이 지난달 27일 비상시국위원회의 후 “(비상시국위) 총회에서 박 대통령과 최순실 국정 농단의 부역자, 당의 비민주적 퇴행에 책임 있는 사람들에 대한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다”며 “3인, 5인, 10인으로 거론되는 사람들이 대상”이라고 친박 의원들을 겨냥한 것을 두고도 반발이 나왔다. 이장우 최고위원은 8일 의원총회에서 “누가 부역자인지 얘기해보라”고 따졌다. 친박계 의원들이 “야당이 그렇게 말하는 것은 그렇더라도 같은 당내에서 그런 말을 할 수 있느냐”고 언성을 높였다. 이 과정에서 조 최고위원은 “그럴 거면 당을 나가라”고 소리쳤고, 비박계 의원들은 “안 나간다. 나가려면 너희가 나가라”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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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의원은 회의장을 박차고 나오며 “아직도 정신 차리지 못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조특위 위원장인 비박계 김성태 의원은 회의 직후 “지금 당 지도부는 새누리당 국정조사 위원들의 적극적인 심문조사에 대해 상당한 불만이 있는 것 같다”며 “실망하고 좌절한 국민들의 분노와 현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채윤경 기자 p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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