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실탄 사용 후 꽃게 어획 12% 늘어난 연평도 “해경에 감사”

중앙일보 2016.12.09 01:46 종합 16면 지면보기
어민들은 해경이 공용화기를 사용하는 등 중국 어선을 강력하게 단속한 덕분이라며 감사 표시로 인천연안여객터미널 등 6곳에 현수막을 걸었다. 서해5도 어민들이 내건 감사 현수막. [사진 인천해양경비안전서]

어민들은 해경이 공용화기를 사용하는 등 중국 어선을 강력하게 단속한 덕분이라며 감사 표시로 인천연안여객터미널 등 6곳에 현수막을 걸었다. 서해5도 어민들이 내건 감사 현수막. [사진 인천해양경비안전서]

8일 오전 인천시 중구 연안여객터미널 앞. “중국 어선 불법 조업 근절을 위해 고생하신 해경과 군(해군)에 감사드립니다”고 쓴 현수막이 바람에 나부꼈다. 서해 5도 어민 등으로 이뤄진 ‘서해 5도 중국 어선 대책위원회’가 전날 건 것이다. 이 현수막은 여객터미널 말고도 백령·대연평·소연평·대청·소청도 등 모두 6곳에 걸렸다.

해경, 서해 NLL에 경비함 11척 배치
불법 중국 어선 지난해 절반 이하
꽃게 값도 올라 어민 수입 크게 늘어
어민, 인천해경 찾아 감사편지 전달

박태원 연평도 어촌계장은 “해경과 해군이 중국 어선을 강력하게 단속하면서 올가을 꽃게 어획량이 부쩍 늘었다”며 “감사한 마음을 알리고 싶어 현수막을 만들어 걸었다”고 말했다.

중국 어선의 무분별한 불법 조업으로 울상을 짓던 서해 5도 어민들이 모처럼 웃었다. 꽃게 어획량이 늘면서 덩달아 어민들 주머니가 두둑해졌기 때문이다.
옹진군에 따르면 올해 봄어기(4~6월)와 가을어기(9~11월) 연평도에서 잡힌 꽃게는 133만4861㎏이다. 지난해 118만6355㎏보다 12.5% 늘었다. 올해 어민들이 얻은 판매 수익만 141억원으로 지난해(99억원)보다 42.4%나 증가했다. 사실 올봄까지만 해도 서해 5도의 꽃게 어획 사정은 좋지 않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43만5524㎏)보다 63.7% 줄어든 15만7800㎏을 기록했다.

하지만 가을어기에만 117만7061㎏을 잡으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임양재 서해수산연구소 박사는 “지난여름 무더위가 계속되면서 수온이 올라 어린 꽃게들의 성장이 빨라져 가을 꽃게 어획량이 늘어났다”며 “여기에 어획량이 줄면서 지난해보다 ㎏당 1만원 이상 올랐던 봄 꽃게 가격이 가을·겨울까지 유지되면서 어민들의 수입이 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어선에 대해 해경이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힌 이후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 불법 조업하는 중국 어선이 빠르게 줄고 있다. 이에 따라 서해5도의 꽃게 어획량도 지난해보다 12.5% 증가했다. [뉴시스]

중국 어선에 대해 해경이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힌 이후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 불법 조업하는 중국 어선이 빠르게 줄고 있다. 이에 따라 서해5도의 꽃게 어획량도 지난해보다 12.5% 증가했다. [뉴시스]

그러나 어민들 사이에선 “해경과 해군의 강력한 중국 어선 단속이 큰 역할을 했다”고 칭찬이 자자하다. 실제로 꽃게가 많이 잡히지 않았던 3~6월 백령·대청·소청·연평도 인근 수역에는 중국 어선 200~300척이 몰려들어 불법 조업을 했다. 참다못한 어민들이 지난 6월 정박해 있던 중국 어선 2척을 직접 나포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에 해경은 서해 북방한계선(NLL) 부근에 경비함정을 최대 11척 배치하고 중국 어선 단속 기동 전단을 운영했다. 중국 어선을 단속하는 해경 특공대와 특수기동대원 수도 100여 명으로 늘렸다.

지난달 해경이 공용화기를 사용하기로 하는 등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힌 것도 크게 한몫했다. 현재까지 중부해양경비안전본부 관내에서 M-60 등 공용화기가 사용된 횟수만 8차례.

이후 서해 NLL 등을 침범해 불법 조업을 하는 중국 어선 수는 지난해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지난달 서해 NLL 일대를 침범한 중국 어선은 1712척으로 지난해 같은 달 3953척보다 57% 급감했다.

배복동 대청도선주협회 회장은 “중국 어선들이 우리 어민들이 설치한 어구를 훼손하고 훔쳐 가면서 이로 인한 피해만 연간 70억~80억원에 이를 정도”라며 “해경 등이 공용화기를 사용하는 등 강경하게 대응한 덕분에 올해 어민들의 수입이 늘어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어민들은 오는 14일 인천해양경비안전서를 직접 방문해 감사 인사를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앞서 연평도 어민들은 지난 9월에 인천해경에 감사 편지와 꽃게 2박스(20㎏)를 전달하기도 했었다.

송일종 인천해경 서장은 “마땅히 해야 할 임무를 했을 뿐인데 격려해준 어민들께 감사하다. 앞으로도 우리 어민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바다를 잘 지키겠다”고 말했다.

인천=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