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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선의자·옻칠가방…전통 계승한 새로움

중앙일보 2016.12.09 01:20 종합 25면 지면보기
브랜드관에 전시된 엄윤나 작가의 ‘조명’. [사진 KCDF]

브랜드관에 전시된 엄윤나 작가의 ‘조명’. [사진 KCDF]

전시장 한가운데 알록달록한 색깔의 풍선의자가 놓였다. 바라보기만 해야 하는 장식품 같은데 실제로 앉을 수 있는 제품이다. 양승진 작가의 ‘블로잉 시리즈’. 바람을 넣은 풍선 위에 액체 플라스틱인 에폭시를 바르고 굳히기를 반복해 실제로 앉을 수 있는 강도로 만든 작품이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11일까지 열리는 ‘2016 공예트렌드페어’에서 볼 수 있다.

코엑스 ‘공예트렌드페어’ 11일까지
400년 전통 통영누비로 만든 담요
기업과 협업, 내년부터 본격 양산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KCDF·원장 최정철)이 주관하는 올해 공예트렌드페어는 공예품을 만드는 다양한 소재에 집중했다. ‘가치, 또 다른 새로움’이라는 주제에 따라 흙·나무·금속·섬유와 같은 전통적인 소재부터 풍선의자처럼 신소재를 탐구하는 신진 작가의 도전을 폭넓게 다뤘다. 전시 기획을 맡은 조혜영 예술감독은 “전통에서 계승된 공예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창조적인 현대 공예와 지속가능한 발전 방향을 살펴보고자 했다”고 말했다. 행사는 크게 주제관·마에스트로관·창작공방관으로 구성되는 프리미엄존과 KCDF 홍보관·브랜드관이 들어서는 홍보관으로 구성됐다.
양승진 작가의 풍선 의자 ‘블로잉 시리즈’. [사진 KCDF]

양승진 작가의 풍선 의자 ‘블로잉 시리즈’. [사진 KCDF]

그간 한국의 전통 공예는 일상적으로 널리 쓰이기보다 유독 전통에 묶여 박제됐다는 아쉬움이 많았다. 행사장에서는 이런 한국 공예의 외연을 확장하려는 시도가 곳곳에서 보였다. 주제관의 경우 ‘유산’ ‘공존’ ‘진화’로 구성됐다. 무형문화재 장인들의 작품과 이를 계승하면서 응용하는 디자이너들, 3D프린팅과 같은 디지털 기술과 기존 공예에서 쓰지 않던 재료로 작업하는 작가들의 흐름이 흥미롭다. 주제관에만 총 25명(팀)이 참가했다.

KCDF 홍보관의 기업연계 상품도 눈길을 끈다. 패션브랜드 루이까또즈는 옻과 천연안료를 섞어 채색하는 채화칠을 한 여성 가방을 디자인했다. 200개 가량 만들어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판매할 예정이다. 기업연계 프로젝트 컨설팅을 맡은 컨설팅회사 이네(INNE)의 안강은 대표는 “유럽의 경우 브랜드와 기업이 장인이 운영하는 공방을 인수해 함께 공생한다”며 “전통적인 이미지가 강한 한국 공예가 국내외 기업과 협업해 산업화와 생활화에 한 발 더 다가서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전통 섬유공예 기법을 활용해 만든 캠핑용 의자(헬리녹스), 400년 전통의 통영누비로 만든 보온담요(오리엔탈드림) 등이 전시됐다. 이 상품들은 내년부터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간다. 각 기업과 브랜드의 유통채널이나 KCDF 갤러리숍에서 구매할 수 있다.

최정철 원장은 “공예트렌드페어는 한국 공예의 가치를 전달하기 위한 전문가 집단과 참여자의 수개월간 고민이 응축된 무대”라며 “올해는 과거와 현재, 문화와 산업, 공예와 디자인의 경계를 넘어선 문화의 장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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