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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윗물’ 흐린 경남도와 창원시가 청렴 1위?

중앙일보 2016.12.09 01:00 종합 33면 지면보기
위성욱 내셔널부 기자

위성욱
내셔널부 기자

경상남도와 창원시가 올해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의 ‘2016년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서 각각 광역자치단체와 시 단위 부문에서 전국 1위를 했다. 권익위는 “외부민원인(60.1%), 내부직원(25%), 언론인 등 정책고객(14.9%)에게 전화와 e메일로 해당 기관의 청렴도를 조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권익위의 이번 평가 결과에 대해 “뭔가 이상하다”는 반응이 현지에서 나오고 있다. 경남도교육청의 한 공무원은 “도대체 선정 기준이 뭐냐고 의아해하는 직원이 많다”고 전했다. 권익위의 평가와 현장의 인식 사이에 온도차가 크다는 얘기다.

많은 이가 이번 평가 결과에 의문을 품는 데는 이유가 있다. 경남도와 창원시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홍준표(62) 경남지사와 안상수(70) 창원시장이 보여준 부적절한 처신 때문이다. 두 사람은 모두 검사 출신으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표를 역임했다.

홍 지사는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지난 9월 1심에서 징역 1년6개월의 실형과 추징금 1억원을 선고받았다. 안 시장은 지난 4월과 지난해 10월 부인을 대동하고 유럽과 중국 출장을 다녀오면서 항공료 1107만원 전액을 시 예산으로 결제한 사실이 드러났다.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이런 일들로 인해 두 사람은 여론의 질타를 받았고 두 기관을 바라보는 일반 국민의 시선이 곱지 않았다. 경남도민과 창원시민들도 자부심에 상처를 입었다.

이 같은 전후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두 지자체를 청렴 1위로 평가한 것이 적절했을까. 이에 대해 권익위 청렴조사평가과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단체장을 비롯한 행정 전반이 아니라 도·시에서 실제 업무를 처리한 민원인을 상대로 부정부패를 경험했는지를 조사하는 것이 목적이었다”고 주장했다. “일반 국민이 기관을 인식하는 청렴도와는 차이가 날 수도 있다”는 해명이었다.

하지만 단체장뿐 아니라 두 기관 소속 공무원들도 청렴과 거리가 있는 행태가 드러났다. 홍 지사 측근과 경남도 공무원들이 지난 1월 박종훈 경남교육감 주민소환 허위서명에 연루돼 사법처리됐다. 창원시 의창구 북면 일대 낙동강에서 오·폐수를 정화처리하지 않고 1년 넘게 불법 방류한 사실이 드러나 창원시가 경남도로부터 최근 기관경고를 받았다. 전 시장(박완수)과 현 시장(안상수) 및 다수 공무원의 책임도 드러났다. 권익위가 이런 사항을 평가에 제대로 반영했는지가 의문이다.

지금 경남도와 창원시는 ‘청렴도 전국 1위’라고 보도자료를 내고 자랑하기 바쁘다. 가뜩이나 어수선한 시국에 과연 그럴 때인지 묻고 싶다.


위 성 욱
내셔널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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