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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파티룩, 품격 있거나 캐주얼 하거나

중앙일보 2016.12.09 00:02 Week& 6면 지면보기
| 모임에 어울리는 스타일링법

어김없이 연말이 다가왔다. 어수선한 분위기지만 가족과 친구, 동료와 한 해를 마무리하는 자리는 하나 둘쯤 있게 마련이다. 연말 모임이 잡히면 ‘뭘 입고 갈까’ 하는 고민이 앞선다. 가끔 보는 사이라면 잘 사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고, 자주 보는 사이라면 모처럼 연말 기분을 내는 옷차림을 보여주고 싶기 때문이다. 참석자들에게 일정한 복장을 갖출 것을 요구하는 ‘드레스 코드’가 있는 경우는 고민이 더욱 깊어진다. 연말 모임에 어울리는 스타일링법을 소개한다.

 
드레스 코드 있는 경우
블랙 타이 ‘칵테일’ 같은 드레스 코드에 두루 어울리는 블랙 드레스. 레이스 원단이라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에센셜.

블랙 타이 ‘칵테일’ 같은 드레스 코드에 두루 어울리는 블랙 드레스. 레이스 원단이라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에센셜.


연말 파티나 모임 초대장에 드레스 코드를 못박는 경우가 있다. 옷차림에 대한 가이드 라인인데, 기준을 모르면 더 부담이 된다. 너무 과하게 입어도, 너무 초라하게 입어도 손님으로서 지켜야 할 예의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암호처럼 알쏭달쏭한 드레스 코드의 의미는 뭘까. 전문가들이 가장 엄격한 드레스 코드로 꼽는 것이 ‘화이트 타이(White Tie)’다. 남자라면 연미복에 화이트 조끼·셔츠·보타이까지 갖춰야 하고, 여자라면 무도회에서나 볼 법한 이브닝 드레스를 입어야 한다는 의미다. 디자인도 등과 목이 파인 모양에 긴 장갑을 더하는 게 정석이다. 동덕여대 정재우(패션디자인 전공) 교수는 “화이트 타이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유럽 왕실 행사처럼 최상류층 의전에서나 볼 수 있는 차림”이라면서 “최대한 화려하고 아름답게 치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블랙 타이(Black Tie)’는 격을 갖추면서도 훨씬 친숙한 차림이다. ‘남자라면 턱시도와 검정 보우타이, 여자라면 그에 어울릴만한 격조 있는 드레스를 입어달라”는 뜻이다. ‘그에 어울릴 만한’이라는 표현이 모호한 이들은 패션 온라인 매체 ‘스타일캐스터’의 조언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파티 주최자가 어떤 스타일로 나올지 예상하고, 그에 맞는 수준으로 입고 가는 게 요령”이라는 것이다. 정말 소규모의 사적 모임일 땐 이브닝 드레스로 힘을 주고, 직장에서 마련한 행사라면 무릎을 덮는 길이의 단색 드레스에 주얼리로 포인트만 줘도 괜찮다는 식이다. 다만 어떤 경우에도 공들인 메이크업, 화려한 주얼리는 필수다. 종종 블랙 타이에서 분파된 ‘블랙 타이 옵셔널’이라는 코드가 나오기도 하는데, 이는 좀더 자유로운 선택이 가능하다. 검정 턱시도만이 아니라 어두운 감색·회색 슈트를 허용하되, 블랙 보우타이만 지키면 된다.
 
공식 석상에 나타난 스타들의 옷차림에서 드레스 코드의 팁을 얻을 수 있다. ① 턱시도 차림의 이병헌 ② ‘칵테일’용 민소매 드레스를 입은 전지현 ③ 이브닝 드레스로 멋을 낸 김민희 ④,⑤ 캐주얼에 입을 만한 미니 스커트와 데님 셔츠. 모스키노, 그리고 메탈 장식 드레스를 입은 원더걸스 유빈. 마이클 코어스.

공식 석상에 나타난 스타들의 옷차림에서 드레스 코드의 팁을 얻을 수 있다. ① 턱시도 차림의 이병헌 ② ‘칵테일’용 민소매 드레스를 입은 전지현 ③ 이브닝 드레스로 멋을 낸 김민희 ④,⑤ 캐주얼에 입을 만한 미니 스커트와 데님 셔츠. 모스키노, 그리고 메탈 장식 드레스를 입은 원더걸스 유빈. 마이클 코어스.


훨씬 느슨한 드레스 코드로는 ‘세미 포멀(Semi Formal)’과 ‘칵테일(Cocktail)’이 있다. 송선민 스타일리스트는 “서로 표현은 다르지만 요구하는 옷차림은 비슷하다”고 말했다. 즉 남자라면 검정·감색·회색 슈트에 타이를 매면 무난하지만 장소에 따라 화려한 벨벳 재킷을 입어도 멋스럽다. 여자의 경우 무릎 길이 드레스가 정석이다. 송 스타일리스트는 “단순한 슬리브리스 드레스를 고르되 퍼·스카프·장갑 등 화려한 액세서리나 크리스털이 박힌 하이힐 등을 짝지어 화려하게 꾸미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딱히 형식을 갖출 것도 없는, 친구나 또래끼리 모임에서는 ‘캐주얼(Casual)’ 코드가 자주 등장한다. 금기 아이템이 없다는 뜻. 최지형 디자이너는 “오히려 차려입는 게 무례한 경우”라면서 “종종 축제처럼 왁자지껄한 분위기에 어울리는 ‘페스티브(Festive)’라는 드레스 코드를 포함한다”고 말했다. 이럴 땐 시퀸 드레스처럼 클럽 의상이 오히려 빛을 발한다. 드레스 코드에서 ‘캐주얼’ 앞에 ‘드레시(Dressy)라는 말이 붙기도 하는데, 이 경우 청바지와 운동화만 피하면서 우아한 분위기를 연출하면 된다. 여자라면 블랙 와이드 팬츠에 앵클 부츠를 짝짓는 정도면 충분하다.


 
드레스 코드 없는 경우
레트로풍 드레스는 움직일 때마다 흔들리는 주름 디테일이 여성스럽다. 소니아리키엘.

레트로풍 드레스는 움직일 때마다 흔들리는 주름 디테일이 여성스럽다. 소니아리키엘.


자유롭게 입어도 되는 연말 파티에서는 참석자 전반의 분위기를 감지하는 게 중요하다. 너무 번쩍번쩍하게 차려 입는 게 오히려 남들 눈살을 찌푸리게 할 수 있다. 연말 파티 트렌드도 캐주얼하게 변하는 추세다. 여성복 브랜드 구호의 김현정 디자인실장은 “최근 옷차림이 캐주얼해지는 트렌드가 점점 확대하면서 완벽하게 차려입는 것보다 약간 캐주얼한 차림에 포인트 디테일을 센스 있게 살려 주는 게 더욱 멋스럽고 감각있어 보인다”며 “완벽한 정장은 오히려 분위기에 적응 못하는 사람처럼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비건 패션 트렌드에 맞춰 인조 스웨이드 소재에 여성스러운 프릴 장식이 가미된 니트와 스커트를 입고 독특한 모양 핸드백으로 포인트를 주는 룩을 제안했다.

잔잔한 메탈릭 소재도 모임에서 은근히 돋보일 수 있는 아이템이다. 과하지 않은 메탈릭 실이 섞인 니트웨어는 평소에도 포인트 아이템으로 활용할 수 있어 경제적이기도 하다. 이때 겉옷도 캐주얼한 분위기로 맞춰 주면 좋다.
 
⑥ 와이드팬츠에 편안한 슈즈를 신고 목걸이에 포인트를 줬다. 브루넬로 쿠치넬리. ⑦ 메탈릭 느낌의 니트 톱과 퍼 트리밍 핸드백, 베르사체. ⑧ 팔 부분에만 퍼 소재를 쓴 니트 톱과 가죽 스커트. 소니아 리키엘. ⑨ 잔잔한 메탈릭 소재의 미니 드레스. 마이클 코어스. ⑩ 여성스러운 블랙 드레스에 빨강 미니백으로 포인트를 줬다. 구호.

⑥ 와이드팬츠에 편안한 슈즈를 신고 목걸이에 포인트를 줬다. 브루넬로 쿠치넬리. ⑦ 메탈릭 느낌의 니트 톱과 퍼 트리밍 핸드백, 베르사체. ⑧ 팔 부분에만 퍼 소재를 쓴 니트 톱과 가죽 스커트. 소니아 리키엘. ⑨ 잔잔한 메탈릭 소재의 미니 드레스. 마이클 코어스. ⑩ 여성스러운 블랙 드레스에 빨강 미니백으로 포인트를 줬다. 구호.


파티를 위한 특별한 옷을 장만하고 싶다면 레트로 트렌드를 반영한 드레스가 제격이다. 움직일 때마다 살짝 흔들리는 주름 디테일이 여성스러운 매력을 돋보이게 한다. 연말 모임을 위한 쇼핑에 나설 경우 내 옷장과 어울리는지 생각해 볼 것. 김 실장은 “지나친 노출이나 과하게 번쩍이는 옷은 다시 입기 어렵고, 내년 연말에 꺼내보면 더욱 진부해 보일 것”이라며 “연말 모임을 위한 옷이라도 내가 가지고 있는 다른 옷과 코디가 용이하고 활용도가 높은 옷을 선택하는 감각을 키워야 실패가 없다”고 말했다.

박만현 패션스타일리스트도 올해는 옷을 기본 스타일로 입되 액세서리로 포인트를 주는 방법을 제안했다. 남성의 경우 타이로 포인트를 주거나, 와인색이나 카키 그린색 머플러를 두르는 식으로 개성을 드러낼 수 있다. 여성은 블링블링한 귀걸이나 목걸이, 주얼리 와치(팔찌처럼 보이는 시계), 진주 디테일 주얼리 등을 활용한다. 주얼리를 할 때는 한 곳에만 힘을 주는 ‘원 포인트’ 법칙을 기억하자. 박 스타일리스트는 “터틀넥을 입었다면 길게 늘어뜨리는 목걸이를, 스퀘어넥 원피스나 블라우스에는 드롭 이어링을 원 포인트로 하면 세련돼 보인다”고 조언했다.

연말 파티에 어울리는 핸드백 트렌드에도 약간의 변화가 있다. 박 스타일리스트는 “예전처럼 클러치 같은 강렬한 포인트보다는 컬러나 모양이 특징적인 미니백을 매는 게 요즘 트렌드”라고 말했다. 미니백은 평소에도 맬 수 있기 때문에 실용을 추구하는 추세와도 어울린다. 겨울이면 빠지지 않는 퍼 소재도 올해는 조금 ‘겸손’해졌다. 아우터 경우 전체를 퍼 소재로 한 제품보다는 퍼를 약간 가미해 액센트를 준 제품이 더 세련돼 보인다. 최근 트렌드인 폼폼 디테일 슬립온이나 폼폼 장식을 한 핸드백도 추천 아이템이다.



글=박현영·이도은 기자 hypark@joongang.co.kr
사진=각 브랜드,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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