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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범 있다" 옥중 편지에 강도살인 범행 발각된 40대에게 무기징역 선고

중앙일보 2016.12.07 18:22
호프집 여주인을 살해하고 시신을 불태운 40대 남성에게 법원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이 남성은 함께 범행을 저지른 공범이 검찰에 자백 편지를 보내면서 9년 만에 붙잡혔다.

인천지법 형사14부(신상렬 부장판사)는 7일 열린 선고공판에서 강도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45)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A씨는 지인 B씨(45)와 함께 2007년 5월 경기도 시흥시의 한 공터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호프집 여사장 C씨(당시 42세)를 폭행한 뒤 금품을 빼앗고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C씨의 시신을 불에 태워 훼손한 혐의도 받고 있다.

A씨와 B씨는 범행 전 마스크와 라이터 기름 등을 구입하고 C씨를 유인해 금품을 빼앗고 살해하는 방법까지 모의했다. 이들은 "둘 중 경찰에 잡힌 사람의 단독 범행으로 꾸미고 남은 한 명은 외부에서 옥바라지를 하자"고 약속했다.

이후 C씨에게 빼앗은 신용카드 등에서 560만원을 인출해 나눠가진 뒤 서로 헤어졌다. 하지만 B씨는 경찰 수사망이 좁혀 오자 며칠 뒤 자수했다.

B씨는 약속대로 "단독 범행"이라고 주장하고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다. 이후 A씨는 B씨를 13차례 찾아가고 205만원을 영치금으로 넣어줬다. 그러나 2009년 이후부터는 접견은 커녕 영치금도 끊었다. 배신감을 느낀 B씨는 범행 9년 만인 올해 5월 인천지검으로 "A씨와 함께 범행을 했다"는 편지를 보냈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강도살인 범행에 가담한 사실이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B씨가 전체적인 범행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고 매우 상세하게 진술하고 있고 이미 무기징역형을 선고 받아 더 이상 잃을 것도, 피고인을 무고할 특별한 이유도 없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또 "피고인의 범행 수법이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배려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냉혹한데도 범죄 행위 자체를 부정하는 등 반성하는 태도 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법원은 “사형을 구형한 검사의 의견에도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되지만 생명 자체를 박탈하기 보다는 사회로부터 영원히 격리해 재범을 방지하고 수감 생활을 통해 자신의 잘못을 참회하고 유가족에게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게 하는 게 타당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인천=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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