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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특급호텔 중 최고(最高) 10m 높이 트리 만든 이 여자

중앙일보 2016.12.07 16:48
크리스마스를 딱 한 달 앞둔 지난달 25일,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 서울’ 로비에선 서울 특급호텔 트리 중 가장 키가 큰 10m 높이의 대형 트리가 사람들을 맞았다. 그랜드 하얏트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플라워 디자인을 총괄하는 마기 린지(Margie Lindsay·60)의 작품이다. 그는 1990년부터 한 해도 거르지 않고 크리스마스 때면 서울을 찾아 호텔의 얼굴인 로비 장식을 도맡아왔다.
매년 10미터 높이의 트리를 선보이며 특급호텔 중 가장 크고 화려해 화제가 되는 그랜드 하얏트 서울의 트리와 인테리어를 맡아온 마기 린지 플라워 디자이너가 25일 중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매년 10미터 높이의 트리를 선보이며 특급호텔 중 가장 크고 화려해 화제가 되는 그랜드 하얏트 서울의 트리와 인테리어를 맡아온 마기 린지 플라워 디자이너가 25일 중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호주 시드니에 사는 린지는 매년 11월부터 12월 중순까지 약 한 달 반 동안 아시아 지역 하얏트 호텔을 돌며 크리스마스 시즌 인테리어를 맡는다. 그를 모셔가려는 호텔들의 경쟁이 치열하지만 기회를 잡는 곳은 네 곳뿐이다. 호텔 한 곳 장식에 7~10일 정도 걸리기 때문이다. 올해는 11월 초 중국 그랜드하얏트 청두를 시작으로 파크하얏트 광저우를 거쳐 서울에 왔다. 그는 “그랜드하얏트 서울은 올해 로비를 리노베이션 하는 등 큰 변화가 있어 사전에 이미 두 번 방문해 컨셉을 구상해뒀다”고 말했다.

호주 시드니 출신 마기 린지..매년 초빙하려는 호텔들 경쟁 치열

그는 트리를 만들기 위해 서울에 올 때마다 호텔 클럽룸을 가득 채울 만큼 많은 양의 장식품을 가지고 온다. 그의 보따리엔 직접 디자인·제작하거나 호주를 비롯해 아시아 전역에서 구입한 트리 장식용 오너먼트와 인테리어 소품이 들어있다. 마기는 "작은 소품 하나에 따라 고객이 느끼는 분위기가 달라지기 때문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서울에 도착하면 짐을 풀자마자 늘 반포 고속터미널 꽃상가로 향한다. 벌써 30년 가까이 다니다 보니 상인들과 반갑게 인사할 정도다.
매년 10미터 높이의 트리를 선보이며 특급호텔 중 가장 크고 화려해 화제가 되는 그랜드 하얏트 서울의 트리와 인테리어를 맡아온 마기 린지 플라워 디자이너가 25일 중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매년 10미터 높이의 트리를 선보이며 특급호텔 중 가장 크고 화려해 화제가 되는 그랜드 하얏트 서울의 트리와 인테리어를 맡아온 마기 린지 플라워 디자이너가 25일 중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그러나 28년 전 처음 서울에 도착했을 땐 앞이 캄캄했다고 한다. "구할 수 있는 꽃은 장미와 카네이션뿐이었어요. 게다가 호텔은 하얀색 벽에 야자수, 한국식 정자가 있는데 어떻게 장식해야 하나 암담했어요."

게다가 호텔 관계자들은 로비를 장식할 필요성도 공감하지 못했다. 93년 호텔 로비의 보일러 폭발 사고 이후 세계적인 건축 디자이너 존모포드가 인테리어를 맡아 현재 호텔의 모습로 거듭났다. 그는 "캔버스가 예뻐야 뭘 그려도 예쁘다"며 "올해도 리노베이션을 통해 호텔이 더 아름다워져 작업하기 수월해졌다"고 했다.

앞서 10월 강원도 평창에서 가져온 10m 크기의 녹색 구상나무는 그의 손을 거쳐 황금빛 트리로 변신했다. 우아한 분위기로 바꾼 호텔 로비에 맞춰 금색 오너먼트를 주로 사용했다. 같은 해에 크리스마스 장식을 해도, 각 지역 호텔별 특성에 따라 분위기는 달라진다. 그랜드하얏트 청두는 로비가 작고 붉은 색상을 많이 사용해 중국 전통집을 컨셉으로 금색과 빨간색 장식을 주로 사용했다고 한다.

그는 로비와 연회장 꽃장식까지 마친 후 최근 호주로 떠났다. "손자·손녀와 함께 트리 장식하는 게 올해 마지막 업무죠. 제가 어릴 때부터 사용해온 오너먼트를 달며 각각에 담긴 추억을 아이들과 나눌 겁니다."

송정 기자 song.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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