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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해체 뒤 싱크탱크 전환될 듯

중앙일보 2016.12.07 02:29 종합 4면 지면보기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해체되거나 싱크탱크 형태로 대폭 개편될 전망이다. 6일 국정조사 청문회에 나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일부 총수가 전경련 탈퇴를 공개 천명하면서다. 삼성은 현재 전경련 회원사 중 가장 많은 회비를 납부하고 있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는 초대 회장을 맡은 바 있다.

삼성·SK·LG, 청문회서 탈퇴 의사
구본무 “헤리티지재단처럼 바꿔야”

이 부회장은 이날 오후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의 요구에 “전경련에서 탈퇴할 것”이라 밝혔고, 이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구본무 LG그룹 회장도 “네”라고 답하며 탈퇴의사를 나타냈다.

이 부회장은 오전만 해도 “개인적으로는 전경련 활동을 하지 않겠다. 기부금도 내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전경련 탈퇴·해체 요구에는 “재계 선배들도 많이 계신 여기에서 (전경련 해체를) 말씀드릴 수 없다”며 곤혹스러워했다. 전경련 회장인 허창수 GS그룹 회장도 “불미스러운 일에 송구스럽다”면서도 “해체는 여기서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얘기가 아니다”고 했다.

하지만 해체 요구는 오후 들어 더 거세졌다.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전경련 해체를 반대하시는 분은 손을 들어 달라”고 압박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먼저 손을 들자 구본무 LG그룹 회장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도 손을 들었다. 하지만 하 의원이 거듭 몰아붙이자 결국 이 부회장과 최 회장, 구 회장이 탈퇴의사를 밝힌 것이다.

전경련은 완전히 해체되기보다는 해체에 버금가는 탈바꿈을 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구본무 회장은 이날 “전경련은 미국 헤리티지재단처럼 바꾸고 친목단체로 남기는 게 제 의견”이라고 구체적인 방법을 밝히기도 했다. 헤리티지재단은 보수주의와 자유시장경제를 지향하는 미국 저명 학술·연구기관이다. 그간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과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 등이 “전경련을 헤리티지재단처럼 싱크탱크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 LG 관계자는 “구 회장이 전경련 해체에 반대한다고 손을 들었지만 탈퇴하겠다고 한 것은 해체 수준의 대대적 개편이 필요하다는 뜻이라 해석하면 된다”고 말했다.

전경련 고위 관계자는 “회원사는 물론 사회 전반이 새로운 체제로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어 향후 혁신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준호 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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