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본문

총 58차례 질의 중 43번 이재용 집중 ‘삼성 청문회’

중앙일보 2016.12.07 02:19 종합 7면 지면보기
대기업 총수 청문회 현장 스케치
6일 최순실 국정 농단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대부분의 질문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쏠렸다. 이날 총 58차례의 질의 가운데 43번이 이 부회장을 빼놓지 않았다. 특히 그중 20번의 질문은 오직 이 부회장 한 명에게만 할애됐다.

질의에 나선 여야 의원들은 이 부회장을 매섭게 몰아세웠다. 참석한 총수들 중 가장 젊은 이 부회장(48)은 손을 책상 아래 무릎 위에 모아놓고 등을 의자에 기대지 않은 공손한 자세로 답변을 이어갔다.이 부회장은 “제가 부족한 점이 많아 송구스럽다”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노력하겠다”는 답변을 되풀이했다.
 
관련 기사

이 부회장이 이날 “최순실씨를 언제 알았느냐”는 질문에 “모른다”는 답변을 이어가자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이 부회장의 별명을 ‘돌려막기 재용’이라고 지었다. ‘모르겠다’ ‘기억이 안 난다’ ‘제가 부족하다’ ‘앞으로 잘하겠다’ 이 네 가지 대답을 하루 종일 (돌아가며)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민주당 김한정 의원은 “그런 식으로 답변하면 삼성 면접에서 좋은 점수를 못 받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부회장은 자신에게 질문이 집중되자 내내 긴장한 표정이었다. 까다로운 질문에는 몇 초간 말을 잇지 못하거나, 입술을 깨물고 아래를 쳐다보기도 했다. 정의당 윤소하 의원이 ‘이재용 구속’이란 글자가 적힌 카드를 들고 “이게 (촛불) 집회장에서 나온 것”이라고 하자 이 부회장은 어이없어하는 듯한 표정도 지었다.

이 부회장에게 질문이 몰린 반면 정몽구 현대차 회장은 오전에 한 차례의 질의도 받지 않았다. 오후에 답변에 나선 정 회장은 다른 총수들에 비해 비교적 편안한 모습으로 답변을 이어 갔고, 때때로 옆에 앉은 변호사가 대신 답변했다. 78세인 정 회장이 발언할 때마다 옆자리의 조양호(67) 한진 회장이 대신 마이크를 올려주기도 했다.
6일 국회에서 열린 청문회에 참석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삼성 한화 빅딜과 승마협회 회장사 문제에 답한 메모지를 책상 아래에 두고 있다. [사진 강정현 기자]

6일 국회에서 열린 청문회에 참석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삼성 한화 빅딜과 승마협회 회장사 문제에 답한 메모지를 책상 아래에 두고 있다. [사진 강정현 기자]

김승연 한화 회장은 참고인으로 출석한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가 “우리나라 재벌들이 다 그렇지만 한화그룹은 기본적으로 조직폭력배의 운영 방식과 같아서 누구라도 거역하면 확실히 응징을 해야 다른 사람들이 말을 따른다고 생각한다”고 하자 당황한 듯 눈을 껌벅이기도 했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윤소하 의원이 “‘기부’ 하면 ‘기브 앤 테이크’가 떠오른다”고 하자,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K스포츠재단의 80억원 추가 출연 요구를 거절했던 최태원 SK 회장은 “기금 출연은 사회공헌팀에서 결정하고 나는 모른다”고 거침없이 답하기도 했다. 손경식 CJ 회장은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이미경 CJ 부회장 퇴진 압력에 대해 “과거에도 군부정권 때나 그런 경우가 있었다. 흔한 일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조양호 한진 회장은 한진해운의 법정관리가 언급되자 “저도 굉장히 가슴 아프게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추천 기사
 
이날 오전 대기업 총수들이 입장할 땐 경호원과 항의 시위대 간 격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손혜원 민주당 의원이 정몽구 회장에게 “들어오실 때 수행원들이 민간인을 폭행한 일에 대해 유감을 표시해 달라”고 하자 정 회장은 “처음 듣는 소리다.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가 변호사가 귓속말을 전하자 “그런 일이 있으면 안 된다. 알아보겠다”고 말했다.

글=이충형·위문희 기자 adche@joongang.co.kr
사진=강정현 기자
공유하기

Innovation Lab

Branded Content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