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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서서히 큰 그림이 풀려나온다

중앙일보 2016.12.07 01:00 경제 11면 지면보기
<16강전 1국> ●·판윈러 5단 ○·신진서 6단

5보(45~58)=좌하귀 쪽 46으로 흑 세 점을 따내고 후수로 좌하귀를 지킨 50까지, 검토진의 예상대로다. 이런 형태가 되면 좌상 쪽 51도 프로의 ‘제일감(第一感)’. 구글 딥마인드의 바둑 인공지능(AI) 알파고가 출현한 이후 프로들의 감각이 절대의 성역에서 끌어 내려지긴 했어도 반면 운영의 골간(骨幹)을 이루는 프로들의 감각은 여전히 유효하다.

우하귀 쪽 52의 침입은 적절한 타이밍. 좌하 일대 백의 형태가 워낙 두터워 어떤 싸움을 벌여도 타개와 수습에 충분한 화력 지원이 된다. 53은 우하귀를 지키면서 백의 근거를 빼앗아 밖으로 몰아내겠다는 뜻. 호랑이를 산에서 내모는 ‘조호이산지계(調虎移山之計)’다. 근거 잃은 맹수가 들판에서 쫓길수록 사냥꾼의 희망은 커질 테니까.

어쩐다. 잠시 턱을 괸다. 안에서 살자면 ‘참고도’ 백1부터 7까지 쉽게 안정할 수는 있다. 문제는 전과가 미미하다는 것. 살았으되 흑의 진영엔 거의 피해가 없고 선수를 뽑은 흑이 상변으로 뛰어들면 누가 봐도 흑이 활발한 형세다. 그래서 손을 돌렸는데. 음? 54는 뭘까. 두텁긴 하지만 어쩐지 제자리걸음 같다. 좌변 55와 교환돼 확실한 손해인데 무슨 뜻일까. 대범한 구상, 우변 56, 58로 큰 그림이 풀려나온다.

손종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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