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급량 늘고 월세 전환 주춤, 집값 상승세도 둔화
올 1.24% 올라 안정세…197주 오르던 성북구 하락
일부에선 내년 하락 전망…‘깡통전세’ 이슈 될 수도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줄었던 입주가 2014년부터 늘기 시작해 3년째 이어지면서 전세 공급 부족이 해결되는 조짐”이라고 말했다.
전세의 월세 전환도 올해 주춤했다. 10월 기준으로 전·월세 거래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율이 43.6%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3%포인트 떨어졌다. 그동안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한 물량이 많아 월세 수익률이 떨어지자 집주인들이 다시 전세로 임대를 놓는 사례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전세를 월세로 돌릴 때 적용되는 전환율은 2011년 9%가 넘었는데 올 10월 말 기준으로 6.6%로 떨어졌다.

하지만 최근 들어 집값 상승세가 꺾인 가운데 기존 세입자들이 주택시장 눈치를 보며 기존 전셋집에 계속 눌러앉으면서 전셋값 오름세도 둔화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올해 전세 거래량도 줄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66만4000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 69만3000가구보다 4.1% 감소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상품 거래가 늘면 자연히 가격이 오르듯 전세 거래가 줄면 가격도 안정세를 띠게 된다”고 설명했다.
전셋값 안정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일부에선 하락 전망도 나온다. 내년부터 입주물량이 급증해 전세 공급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부동산114는 내년 전국에 36만여 가구의 아파트가 입주할 것으로 추정했다. 올해보다 25% 늘어난 규모다. 집값 전망도 불확실해 전셋값 상승을 견인하기 어렵다.
여기다 미국발 금리 상승이 예상되면서 월세에서 전세로 다시 돌아가는 집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전문위원은 “임대차시장에서 줄어들던 전셋집 증가와 대규모 입주에 따른 공급으로 내년 전셋값 기세가 꺾일 것”으로 내다봤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은 “내년엔 전세시장의 판도가 뒤바뀌어 역전세난과 집값 하락 등으로 전셋값을 되돌려받기 힘든 ‘깡통전세’가 이슈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안장원·황의영 기자 ahnjw@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