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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국방예산 심의 빠뜨린 핵심 전력

중앙일보 2016.12.06 11:16
다련장 무기체계는 다수의 로켓탄을 발사기에 장입해 동시에 발사해 대량의 화력을 집중시킬 수 있는 전술무기체계다. 개전 초기 대화력전 및 종심작전에 필수적인 핵심 무기체계다. 최근 ㈜한화에서 국내 최초로 업체주관 연구개발(R&D)을 통해 230mm급 다련장(로켓 ‘천무’)을 개발, 야전에 실전 배치했다. 유사 시 북한의 대량 포병화력(방사포, 자주포 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종심의 군사적 밀집지역 및 남쪽으로 기동하는 북한군의 대규모 병력 및 장비를 효과적으로 제압할 수 있는 무기체계를 육군이 확보한 것이다.
 
 
육군은 230㎜급 다연장로켓 `천무`의 실사격 모습을 지난 2월 5일 공개했다. [사진 육군제공]

육군은 230㎜급 다연장로켓 `천무`의 실사격 모습을 지난 2월 5일 공개했다. [사진 육군제공]



다련장 무기체계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바로 탄약이다. 탄 종류 - 유도탄, 무유도탄, 130mm 포드화탄 - 에 따라 광역지역의 동시제압 및 대 포병사격 등의 다양한 전술적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 가능하게 됐다. 이 가운데 유도탄은 장사거리에 위치한 지휘소, 탄약고, 비행장 등을 정밀 타격할 때 주로 운용하고, 무유도탄은 근거리(단사거리), 인원 및 장비 밀집지역을 무차별적으로 타격을 할 때 운용된다. 무유도탄은 살상반경이 넓어 단 1발로 축구장 2개 정도 면적의 초토화가 가능하다. 이 때문에 2015년 천무를 육군에서 사용하기로 결정한 이후 육군은 대북 핵심 억제전력으로 천무 유도탄은 군단 포병대대에, 무유도탄은 군단·사단 포병대대에 전력화시키도록 계획했던 것이다.
 
그런데 최근 국회에서 2017년 예산심의를 하면서 독자형 무유도탄 체계개발 착수 예산을 편성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하였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처하는 전력을 획득하는데 필요한 예산을 배정하는 것이 더 우선적이라는 판단에 따라 무유도탄 체계개발 착수예산 배정을 하지 않은 것이다. 물론 이런 결정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독자형 무유도탄 체계개발이 가져오는 다양한 파급효과를 예산 심의과정에서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하지 못했다는 것이 다소 아쉬운 것이다.
 
무유도탄을 국내에서 독자 개발하는 것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측면에서 대단히 중요하다.
 
첫째, 유도탄과 무유도탄은 표적 및 운용이 서로 상이해 동시에 야전 배치시켜 활용해야만 전력발휘를 극대화하는 것이 가능하게 된다. 유도탄만 보유하고 있을 경우, 운용사거리(30~80km)를 고려할 때 최소운용사거리(30km)이하에서는 전력발휘에 한계가 있다. 이로 인해 작전지역 공백이 발생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이런 취약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무유도탄이 필요한 것인데 이것을 이번 예산심의 과정에서 간과해 버린 것이다.
 
둘째, 무유도탄을 독자 개발해 실전배치할 경우, 미국에 제공할 기술료(650억여원)절감이 가능하게 되고, 또 국산 개발 및 양산이 가능해져서 후속군수지원이 원활해진다. 무유도탄을 독자개발하지 않을 경우,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과의 무유도탄의 기술격차는 심화되어질 것이고, 최악의 경우 미국으로부터 무유도탄을 수입할 경우 아마도 부르는 게 값이 될 것이다.
 
셋째, 무유도탄을 국내 개발·생산하는 사업을 추진할 경우, 국내 산업 경쟁력 확보 및 대기업과 중소방산업체들 간 상생협력을 가능하게 한다. 유도탄 및 무유도탄의 양산금액 가운데 체계업체가 30%, 사업에 참여하는 60여개 중소 방산업체가 70% 정도의 이윤을 가져가게 된다. 이는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방산업체를 살리는데 큰 도움이 된다. 최근 들어와 국내 무기체계의 주요 핵심 부품을 개발해 납품하던 중소 방산업체들이 이윤획득이 어려워지자 아예 방산분야를 접고 민수(民需)로 전환하고 있는 실정에 있다. 이는 국내 방산기반체계가 조금씩 허물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이런 세 가지 중요한 이유 때문에 독자형 무유도탄 체계개발은 반드시 국내에서 추진해 나갈 필요가 있는 것이다. 국내기술이 없으면 어쩔 수 없이 무유도탄을 미국을 비롯한 외국에서 수입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무유도탄을 미국에서 직도입, 혹은 기술도입생산을 통해 획득하는 것은 엄청난 국민혈세를 투입하면서도 정작 관련기술을 독자적으로 확보하는 것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언제까지 한국은 미국을 비롯한 해외 방산업체들에게 가장 좋은 고객으로 남아있을 것인가? 참으로 답답할 지경이다.

김종하 한남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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