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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에 독자 2000만, 비결은 재미있게 쓰는 것”

중앙일보 2016.12.05 01:15 종합 21면 지면보기
미 온라인매체 ‘쿼츠’ 딜레이니 편집장
케빈 딜레이니 쿼츠 편집장은 “검열, 기자 비자 발급 등으로 중국 시장 진출은 어렵다”며 한국·일본 미디어 시장에 관심을 보였다. [사진 우상조 기자]

케빈 딜레이니 쿼츠 편집장은 “검열, 기자 비자 발급 등으로 중국 시장 진출은 어렵다”며 한국·일본 미디어 시장에 관심을 보였다. [사진 우상조 기자]

2012년 출범한 미국의 쿼츠(Quartz)는 모바일에 최적화된 디지털 실험을 주도하며 급성장한 온라인 경제매체다. 올 초 선보인 아이폰앱은 독자와 문자를 주고 받는 채팅앱을 지향한다. 기자들은 ‘자동차’ ‘증권’ 대신 ‘브렉시트’ ‘아프리카에 진출한 중국’ 등 쿼츠가 옵세션(obsession)이라 부르는 주제별 기사를 쓴다. 4년만에 월평균 순방문자(UV) 2000만, 연매출 3000만달러(약 350억원)를 기록했다. 지난달 중앙일보 본사에서 만난 케빈 딜레이니 편집장은 “디지털에서 잘 통하는 퀄리티 콘텐트를 만들어 보자는 게 출범 때부터의 미션”이라 말했다.
시작부터 ‘모바일 중심’을 선언했다.
“우선 모바일 최적화 콘텐트를 만들고 시간이 남으면 PC용으로 만든다. 4년 전부터 미래 성장동력은 모바일에 있고, 소셜미디어 시대에는 홈페이지도 필요없다고 봤다. 현재 우리 홈페이지 직접 방문자는 전체 이용자의 10%뿐이다. 광고영업도 전통 방식 대신 네이티브 애드를 심화했다. 출범 준비 기간도 6개월에 불과해 ‘이건 아닌 거 같은데’ 할 시간조차 없었다. 모두가 이론적으로는 옳다 생각했지만 ‘과연 제대로 될까’ 했던 길을 그냥 시간에 쫓겨 간 셈이다.”
경제 뉴스만 하는 건 아닌 것 같다.
“흔히 주식시장이나 기업을 다루는 걸 경제 뉴스라 생각한다. 우리도 그런 뉴스를 쓰지만 타깃은 ‘경제’가 아니라 ‘경제인’ ‘기업인’ ‘증권맨’이다. 우리 미션은 ‘새로운 글로벌 경제를 알 수 있는 가이드’ 역할이다. 파이낸셜타임스나 월스트리트저널의 독자층이 50대 이상이라면 우리는 40대다. 회사에서 결정을 하는 위치에 있지만 임원급은 아닌 사람들이다.”
증시 시황을 하이쿠(俳句) 형태로 쓴 쿼츠의 기사와 WSJ의 전통적인 시황기사. 이런 특이한 형태의 기사들을 경력 20년차 이상의 베테랑 기자들이 개발하고 쓴다.

증시 시황을 하이쿠(俳句) 형태로 쓴 쿼츠의 기사와 WSJ의 전통적인 시황기사. 이런 특이한 형태의 기사들을 경력 20년차 이상의 베테랑 기자들이 개발하고 쓴다.

처음에는 홈페이지가 아예 없다가 지금은 기사 몇 개만 올려놨던데.
“콘텐트는 각종 소셜미디어로 공급하고, 홈페이지는 마케팅 툴이다. 다른 언론처럼 최대한 많은 기사를 늘어놓는 것보다 특이한 홈페이지 레이아웃을 통해 ‘쿼츠란 이런 것’이란 강력한 느낌을 주려 한다.”
소셜미디어에 너무 의존하 는 문제는 없나.
“4년 전 0이던 독자가 현재 2000만명이다. 모두 페이스북, 트위터, 링크드인, 구글 등을 통해 들어왔다. 독자가 소셜미디어에 있는데 의존을 걱정하는 건 앞뒤가 안 맞는다. 중요한 건 어느 한 플랫폼에 과도하게 최적화(over-optimize)하지 않는 것이다.”
기존 거대 경제매체와 어떻게 차별화했나.
“재미와 중요성의 경계에 있는 콘텐트를 만들려 노력해왔다. 바나나 리퍼블릭의 모회사 갭의 실적발표를 우리는 산업부 아닌 패션담당 기자가 썼다. 갭 CEO가 컨퍼런스 콜에서 ‘바나나 리퍼블릭 여성복의 팔 들어가는 곳이 너무 좁다’고 한 얘기를 제목으로 뽑아 기사를 썼다. 품질관리 문제를 지적한 것이다. 또 정형화된 문구 대신 실적 추이 차트를 올렸고 기사는 250단어 내외로 짧게 썼다. ‘기사를 쓴다’ 보다 ‘독자 A에게 최대한 재미있게 얘기 한다’고 생각해야 한다.”
쿼츠가 최고로 생각하는 가치는.
“독자를 재미있게 하는(entertain) 것이다. 모바일에서 사람들은 메신저로 대화하고, SNS를 하고, 게임을 한다. 기사 읽는 건 큰 비중이 아니다. 그럼 우리가 메신저와 페이스북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 또 출입처 개념을 타파한 옵세션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대표적인 게 교통분야다. 테슬라가 우주여행을 시작하면 누가 커버하나. 우버는 자동차 담당이 하는 게 맞나. 옵세션이 더 독자 친화적 개념이다.”
뉴스 비즈니스의 미래를 어떻게 보나.
“긍정적으로 본다. 단 대형 언론의 종이신문 중심 경영전략은 생명력을 잃었다. 우리 모회사 애틀랜틱 미디어는 1857년에 설립된 잡지다. 애틀랜틱은 지난 10년간 굉장히 공격적으로 디지털로 전환했고, 현재 디지털 독자(월평균 UV)는 3000만 명에 달한다. 디지털 전환에는 공격성과 장기적 안목이 둘 다 필요하다.”

글=박성우 기자 blast@joongang.co.kr

“모바일시대 맞게 콘텐트 공급
갭 실적발표 기사, 패션기자가 써
250단어 내외로 독자와 얘기하듯”

사진=우상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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