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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시장 화재 계기로 내년 1월부터' 전통시장 화재공제'사업 도입

중앙일보 2016.12.04 15:33
지난 1일 대구시 중구 대신동 서문시장 4지구 상가에서 화재가 일어났다. 프리랜서 공정식

지난 1일 대구시 중구 대신동 서문시장 4지구 상가에서 화재가 일어났다. 프리랜서 공정식

“전통시장은 보험사가 가입을 꺼려서 화재보험에 들지 못한 곳이 많아요.”

지난 1일 대구 서문시장상가연합회 관계자에게 전날 대형 화재가 일어난 서문시장 4지구의 보험가입률을 묻자 “우리도 지금은 자료가 없다”면서 돌아온 답이다. 679개 점포가 모여있는 서문시장 4지구는 76억원짜리 단체 화재보험에 가입돼있다. 하지만 보상은 건물로 한정돼있다. 개별 화재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대부분 상인은 물건에 대한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다.

시장 상인들이 화재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보험료가 비싸서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지난해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통시장 점포(총 20만7083곳) 4곳 중 1곳(26.6%)만 개별 화재보험에 가입했고, 보험료는 월 평균 8만3200원에 달했다. 미로처럼 얽혀있고 작은 가게가 다닥다닥 붙어있어 화재에 취약하다 보니 다른 시설보다 보험료가 높다.

이 때문에 전통시장 상인의 화재보험료를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는 지적은 끊임없이 제기됐다. 정부 내에서도 시도는 있었다. 중소기업청은 보험개발원과 함께 전체의 5%인 1만개 점포를 대상으로 화재보험료 절반을 정부가 지원해주는 시범사업을 2009년부터 2014년까지 매년 추진했다. 하지만 이 사업은 단 한 번도 시행되지 못했다. 기획재정부 예산안에서 번번이 잘렸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청 관계자는 “같은 소상공인인데 전통시장만 보험료를 지원해주는 건 형평성이 맞지 않는다는 게 기재부의 논리였다”고 전했다. 대구 서문시장 화재가 있었던 2005년을 빼면 연평균 전통시장 화재 피해액이 11억원가량이어서 보험료 지원액(연간 약 50억원)과 비교했을 때 경제성이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6년간 아무 진전이 없자 중소기업청은 지난해 들어 민간 중심의 ‘전통시장 화재공제’ 사업으로 방향을 틀었다. 전통시장 상인들끼리 십시일반으로 모은 공제료로 화재시 손해를 보상해주는 사업이다. 상인들이 부담하는 연간 공제료가 6만6000~10만1500원(보상금액 한도 2000만원 기준)으로 저렴하다는 게 장점이다. 정부 예산도 최소화해 공제사업 운영비(연간 11억원)만 지원해 주면 된다.

그런데 애초 올 하반기부터 가입자를 모집하려던 전통시장 화재공제는 법ㆍ시행령 개정과 상품 개발 작업 등이 지연되면서 내년 1월에나 출시될 예정이다. 화재공제의 출시를 불과 한 달 여 앞둔 시점에 서문시장에 대형 화재가 발생하고 말았다. 김현석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상권육성실장은 “전통시장 상인회 단위로 화제공제에 가입 설명회를 하려던 시점에 큰불이 나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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