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MF “한국, 내년 3% 성장 어렵다”

중앙일보 2016.12.03 01:26 종합 10면 지면보기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의 내년 성장률을 2%대로 낮춘다. 지난 10월 전망에서 3%로 잡았던 것을 하향 조정하는 것이다. 한국 경제가 또다시 불황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는 경고음이다.
 
 코시 마타이(사진) IMF 아시아태평양국 부단장은 1일(현지시간) 뉴욕 코리아소사이어티 초청 강연에서 “10월에 내놓은 내년 3% 성장 전망은 2분기 데이터를 토대로 산출한 것으로, 3분기와 4분기를 볼 때 내년에 3% 성장을 달성할 것 같지 않다”며 “성장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성장률 전망 2%대로 하향 시사
정치 혼란 반영 땐 조정폭 더 커져
한은 발표 3분기 성장 0.6% 그쳐
소득 증가율은 2분기째 마이너스


 다른 IMF 관계자는 “성장률 조정 작업은 현재 벌어지고 있는 한국의 정치적 상황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말해 리더십 부재로 인한 경기 타격이 본격화되면 성장률 조정폭은 더 커질 전망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실제로 우리 경제는 올 3분기 0.6% 성장하는 데 그쳤다. 부동산 경기가 식고 있는 데다 해외의 보호무역 기류로 수출 증가세가 둔화된 영향이다. 제조업은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리콜 사태와 자동차업계 파업 등으로 7년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0.9%)을 기록했다. 이로써 한국 경제 성장률은 4분기 연속 0%대 터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0.7%에 이어 올 1분기 0.5%, 2분기 0.8%로 게걸음을 치고 있다. 더구나 4분기에도 삼성전자 리콜과 한진해운 법정관리 여파가 계속될 것으로 보여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이달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국내 시중 금리 상승세가 가팔라져 부동산 경기는 더 얼어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3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NI) 증가율도 -0.4%를 기록했다. 2분기도 -0.4%였다.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보인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이렇게 지갑이 얇아지면 연말연시 소비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내년도 한국 경제는 2%대 중반 성장이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내년 성장률을 각각 2.6%, 2.5%로 제시했다. 한국경제연구원에선 2.2%까지 낮춰 잡고 있다. 이렇게 되면 박근혜 정부 들어 3%대 성장은 2014년 한 번에 그치는 셈이어서 한국 경제가 2%대 성장에 갇히는 모습이다.

 게다가 잠재성장률마저 떨어지고 있다. 마타이 부단장은 “현재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거의 3%지만 향후 수십 년 내 2.5%나 그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를 보이고 있는 인구 고령화와 생산성 증가 둔화 영향이다. 한국의 서비스업 생산성은 OECD 평균의 절반 정도밖에 안 된다.

 마타이 부단장은 한국 경제에 대한 처방으로 구조개혁과 함께 재정지출 확대를 주문했다. 특히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는 사회보장 지출을 늘리라”고 말했다. 소비 진작에도 도움이 될 뿐 아니라 구조개혁에 대한 완충작용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구조조정으로 일자리를 잃는 이를 비롯해 취약계층을 재정으로 지원해 주라는 의미다. 그는 “OECD의 사회보장 지출 평균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22%인 데 반해 한국은 10%”라 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의 내년도 거시운용은 IMF 처방과는 다르게 돌아가고 있다. 내년도 예산안은 3% 성장을 가정해 짜였다. 불황 속에 늘어날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이 충분히 반영돼 있지 않다는 얘기다.

뉴욕=이상렬 특파원 서울=박진석 기자 isang@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