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매거진M] 우리만의 영화제를 만들겠다 - 아트나인 정상진 대표

중앙일보 2016.11.29 12:04
최근 한국독립예술영화관 모임(이하 예술영화관 모임)이 발족됐다. 전국 각지의 독립예술영화관 운영자들이 모인 단체다. 중심에는 예술영화관 아트나인 정상진(47) 대표가 있다. 정 대표를 만나 예술영화관 모임을 결성한 취지와 향후 계획을 들었다.
 
정상진 대표, 사진=라희찬(studio 706)

정상진 대표, 사진=라희찬(studio 706)

-예술영화관 모임이 출범하게 된 배경은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기간에 전국 예술영화관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영화관 대표부터 프로그래머 등 400여 명이 참석했다. 독립예술영화관이 직면한 과제를 해결하고, 향후 공동 연대해서 영화관 운영이 활발해 질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현재 예술 영화관이 직면한 과제는 무엇인가.
“자생력을 갖추는 일이다. 지난해 CGV 아트하우스 120만 명, 씨네큐브 25만 명, 아트나인 12만 명의 관객이 들었다. 하지만 그 외 다른 예술영화관들은 관객 점유율이 굉장히 낮고, 운영이 어려울 정도로 수익성이 낮다. 지방 예술영화관에 가 보면 내가 팔을 걷고 청소라도 해주고 싶은 심정이 들 정도로 환경이 열악하다.”
자생력을 갖추기 위한 방안이라면.
“먼저 예술영화관의 존재를 알려야 한다. 최근 다양성 영화 시장이 커지면서 관객층도 늘어나긴 했지만, 여전히 예술영화관을 모르는 사람들도 많다. 이들에게 다양성 영화를 볼 수 있는 영화관이 있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홍보할 필요가 있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수도권 예술영화관 위치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지도를 배포했는데 반응이 좋았다. 각 예술영화관이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환경도 조성해야 한다. 예를 들어, A극장에 B극장의 상영 정보·프로그램 등을 볼 수 있는 전단이 비치돼 있으면 이것이 또 다른 관객을 유치할 수 있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한 인터넷 사이트에서 여러 예술영화관의 영화를 예매할 수 있는 통합 발권 시스템도 구상 중이다.”
멀티플렉스 내의 예술영화관은 시설 및 접근성이 좋지만, 상대적으로 지역 예술영화관은 시설이 낙후돼 있다. 편차를 해소하는 것도 중요할 것 같은데.
“맞다. 특히 지역 예술영화관에 대한 시설 지원이 시급하다. 관객 입장에서 똑같은 비용을 내는데, 당연히 좋은 시설이 갖춰진 극장에서 영화를 보고 싶지 않겠나. 예술영화관의 편차를 단기간에 좁힐 수는 없겠지만, 장기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본다. 예술영화관끼리 십시일반해 열악한 곳을 지원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지난 3월 서울시에서 충무로에 시네마테크 건립을 추진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독립·예술영화의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을까.
“예술영화관에 대한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의 지원은 한정돼 있는 상황에서 서울시의 이번 발표는 고무적이다. 향후 서울시와 독립·예술영화 활성화 방안에 대한 논의를 가질 계획이다. 예술영화관의 광고는 굉장히 저조한 편인데, 서울시의 공익 광고를 트는 방안도 검토해 볼 수 있다. 현재 서울시와의 협업에 대해 다양한 방식으로 모색하고 있다.”
현재 영진위에서 검토 중인 예술영화관 지원 사업은 어떻게 생각하나.
“지난해까지 지원 사업의 주체는 영진위였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특정 단체에 지원 사업을 위탁할 예정이다. 지원 사업의 주체가 바뀌는 건 상관없지만, 지원 대상인 예술영화관과 지속적으로 소통이 이뤄져야 한다. 지원 사업 진행 중에도 다양한 영화가 상영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의 자율성 또한 지켜져야 한다.”
예술영화관 모임이 추구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예술영화관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보면 수익도 중요하지만, 자기 만족이 강하다. 예술성을 지향하는 다양한 작가주의 작품을 관객에게 선보인다는 자부심이 있다. 무엇보다 예술영화관은 멀티플렉스처럼 특정 영화를 경쟁적으로 상영하지 않고, 저마다 특색 있는 프로그램으로 다양성을 추구하는데, 결국 그것이 문화 다양성의 근간이 된다.”
향후 어떤 활동을 계획 중인가.
“각 예술영화관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영화제를 열어 원데이 패스와 벼룩시장 등을 운영할 계획이다. 원데이 패스는 예매 한 번으로 하루종일 원하는 영화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독립·예술영화를 즐기는 관객의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아트나인에서는 정기적으로 벼룩시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그 수익금이 꽤 많다. 하루에 1000만원을 벌 때도 있다(웃음). 예술영화관이 주최한 영화제의 벼룩시장에서 발생한 수익금은 시설이 낙후된 예술영화관에 기부하는 선순환 구조도 계획 중이다.”


글=지용진 기자 windbreak6@joongang.co.kr  사진=라희찬(STUDIO 706)

*이 기사는 매거진M 117호 (2015.06.12-2015.06.18)에 실린 기사입니다.*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