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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가 달라졌다…비관세 무역 장벽 나날이 높이는 중국

중앙일보 2016.11.29 01:00 경제 3면 지면보기
중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의 한반도 배치 결정에 반발해 한류와 유커(游客·중국인 관광객) 제한에 이어 무역 규제에도 나서고 있다.
‘한한령’을 단독 보도한 11월 21일자 종합 14면.

‘한한령’을 단독 보도한 11월 21일자 종합 14면.

익명을 요구한 베이징 고위 외교소식통은 28일 “한류 제한과 한국행 유커 감축과 함께 무역 규제도 발생하고 있다”며 “중국 당국이 명확히 밝히지 않지만 업계에서는 사드 영향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이날 본지의 ‘한국행 유커 20% 감축’(본지 10월25일자 10면), ‘한국 드라마·영화·예능 방영 금지’(본지 11월21일자 1면) 보도에 대해 “중국 당국이 공식 문서를 내려 보내지는 않았지만 업계를 통해 사실로 파악됐다”고 확인했다. 특히 “한국산 설탕에 대해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발동과 태양광 재료인 폴리실리콘에 대한 반덤핑 재조사 착수, 식품·화장품에 대한 통관 거부 급증 등 한국에 대한 비관세 장벽이 높아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사드 보복’ 공식 문서는 없지만
화장품·식품 등 통관 거부 늘어
중국 보따리상 컨테이너 압수도

무역 현장에서는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서울 화곡동 화장품 도매유통단지에서 만난 한 중국인 보따리상은 “화장품은 통관 절차가 점점 엄격해져 통관 물류를 대행해주는 물류업체를 통해 중국에 들여간다”며 “대행 업체를 통하면 그나마 통관이 쉬웠는데 요즘은 컨테이너 통째로 빼앗기는 경우도 있어 당분간 화장품 구매 자체를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무역협회가 지난 24일 발표한 보고서도 중국의 비관세 장벽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중국 세관이 한국의 식품·화장품 수입 통관을 불합격시킨 건수는 148건으로 대만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2014년부터 올해 9월의 경우 한국 제품의 수입불허 건수는 542건으로 대만·미국에 이어 3위였다.

지난 3년간 수입이 불허된 제품은 사탕·과자 등 당과류가 142건으로 제일 많았다. 다음으로 음료·김·조미료 등이었다. 특히 중국에서 인기가 높은 김의 경우 지난해에는 통관 거부된 사례가 12건이었지만 올해는 1∼9월에만 41건을 기록해 관련 업체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불합격 사유를 보면 미생물 기준치 초과가 136건으로 가장 많고 그 다음은 포장 불합격(104건), 식품첨가물 기준치 초과(54건) 등이었다. 무역협회 베이징지부 최용민 지부장은 “미생물과 식품첨가제에 대한 중국 기준을 철저하게 파악하여 제품 개발 단계부터 이를 반영하고 인증서와 라벨 등 서류 준비에도 선제 대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통관이 거부된 한국산 화장품은 스킨·로션·에센스·크림 등 기초 화장품이 24건으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은 세안제(13건), 색조화장품(10건), 머리 염색제(8건), 마스크팩(7건) 순이었다. 중국 정부가 이들 제품의 통관을 거부한 이유는 인증서·합격증명서와 같은 통관 서류 불합격(28건)이 가장 많았다.

베이징 소식통은 “중국은 한국에 쉽게 충격을 줄 수 있는 한류·관광·인적교류·문화산업 규제에 집중하고 있으나 무역 분야로도 규제를 확산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는 한한령(限韓令·한류제한령)에 대해 “중국이 자체 지적재산권을 가진 방송 프로그램이 지난해 30% 수준에서 최근 70%를 돌파했다”며 “오리지널 한류를 고집하기 보다는 현지화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중국 의존도를 낮춰 시장을 다변화하며,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배상 조항을 계약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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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에 대해서는 “내년 4월까지 단체 유커를 20% 감축하라는 구두 지시에도 불구하고 개별 관광객 증가로 올해 유커 방한 목표인 800만 명 달성에는 문제가 없다”며 “싸구려 관광국 오명을 벗어날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유부혁 기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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