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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항노화 성분 풍부한 배춧잎 사이 싱싱한 해산물 쏙쏙

중앙일보 2016.11.29 00:01 라이프트렌드 1면 지면보기
요리학원에 모인 주부들이 강사가 전하는 맛있는 건강김치 담그는 법을 받아 적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프리랜서 장석준

요리학원에 모인 주부들이 강사가 전하는 맛있는 건강김치 담그는 법을 받아 적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프리랜서 장석준

김장철이다. 주부들이 바빠졌다. 지난해보다 배추 값이 120% 이상 올랐지만 마트 김장 코너에는 김장을 준비하려는 주부 등으로 북적거린다. 영양과 기능을 강화한 재료가 눈에 띈다. 굴·청각·새우·황태 등을 넣은 건강 김치를 많이 담근다. 주부의 일손을 돕는 이색 도구도 눈길을 끈다.

올해 김장 풍속도

달콤한 빨강·초록 과일무
비타민C 많은 홍시 깍두기
아이디어 김장용품 다양


지난 21일 경기도 고양시 마두동 한 요리학원에서 김치 만들기 강습이 열렸다. 주부 수강생 5명이 모여 아삭한 김장 김치와 부드러운 수육을 함께 만들고 맛보는 시간을 가졌다. 김치 비법을 꼼꼼히 받아 적은 뒤 주방에서 직접 재료를 다듬고 버무려 김치를 담갔다. 김지연(40)씨는 “결혼 후 늘 사먹기만 했는데 레시피도 생각보다 쉽고, 편리한 도구도 많이 나와 올해는 꼭 도전해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윤정(45)씨는 “평소 쓰지 않았던 젓갈 사용법도 알려줘 유익했다”고 전했다.

생굴·생오징어로 맛·영양 더해
배추 값은 많이 올랐지만 김장하는 가구는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 생활용품 브랜드 타파웨어가 최근 주부 1531명을 대상으로 김장 트렌드를 조사한 결과 73%가 올해 ‘김치를 담그겠다’고 답했다. 이유는 ‘집에서 담그는 김치가 더 맛있고’(65%), ‘사먹는 김치가 안심이 되지 않아서’(18%)였다.

최근 몇 년간 토마토나 비트 같은 재료를 이용한 이색 김치가 많이 소개됐지만 아직 우리 식탁에선 배추와 무로 담근 전통 김치가 대세다. 대상FNF 종가집 김치 CM1팀 문성준 팀장은 “어릴 때부터 익숙한 김치의 맛과 영양에 대한 신뢰가 높아 전통 김치의 인기가 식지 않는 것”이라며 “더 좋은 국산 제철 재료, 김치유산균을 활용한 신선하고 건강한 김치를 찾는 소비자가 늘었다”고 말했다.

김치 재료 중에선 무와 배추의 기능이 강화됐다. 이마트는 노화 방지와 비타민A 생성을 돕는 베타카로틴 성분이 일반 배추보다 140배 높은 ‘베타프레시’ 김장 배추를 내놨다. 이마트와 종자업체 팜한농이 3㎏ 김장용 배추로 개발한 ‘신상’이다. 일반 배추와 달리 배추 뿌리 부분에 주황색 동그라미가 뚜렷하고 고소하면서 단맛을 낸다. 12월부터 전국 롯데마트에서도 판매를 시작한다.

일반 배추보다 잎이 작은 곰보배추는 고들빼기처럼 쌉쌀한 맛이지만 기관지·폐에 좋아 인기를 끈다. 인터넷에서 농가와 직거래해 쉽게 구입할 수 있다. 마트에서 살 수 있는 과일무는 기존 무보다 더 달고 색깔도 진해졌다. 빨간무는 안토시아닌 성분을 강화해 껍질과 속이 붉고, 초록무는 껍질과 과육이 녹색이라 김치를 먹음직스럽고 예쁘게 담글 수 있다.
올해 신품종으로 나온 과일무. 색이 진해지고 단맛이 더해졌다.

올해 신품종으로 나온 과일무. 색이 진해지고 단맛이 더해졌다.

마미손의 대형 김장매트. 청소 걱정 없이 대량으로 김장할 때 편리하다.

마미손의 대형 김장매트. 청소 걱정 없이 대량으로 김장할 때 편리하다.

쿤리콘의 허브&야채 전용 칼. 잎채소가 들러붙지 않도록 코팅했다.

쿤리콘의 허브&야채 전용 칼. 잎채소가 들러붙지 않도록 코팅했다.

옥소의 심플 슬라이서. 무·배·사과를 채 썰거나 얇게 자를 때 편리하다.

옥소의 심플 슬라이서. 무·배·사과를 채 썰거나 얇게 자를 때 편리하다.

쿤리콘의 실리콘 갈릭필러. 마늘을 넣고 굴리면 껍질이 쉽게 벗겨진다.

쿤리콘의 실리콘 갈릭필러. 마늘을 넣고 굴리면 껍질이 쉽게 벗겨진다.

재료가 준비됐으면 건강한 김치를 담글 차례다. 요즘은 절임배추가 보편화돼 쉽게 김장할 수 있다. 쿠킹클래스 가인의 임영미(45) 대표는 “김장 레시피는 배추와 무 상태, 젓갈 종류, 어떤 추가 재료를 넣느냐에 따라 맛이 결정된다. 요즘은 지역과 관계없이 자신의 입맛에 맞는 재료를 넣어 만든 맞춤형 김치가 인기”라고 말했다.

개인 취향에 맞게 싱싱한 생새우·생굴·생오징어·생낙지·생태 등을 넣어 맛과 영양을 더하는 게 요즘 트렌드다. 김칫소를 만든 뒤 원하는 재료를 추가해 섞어 버무리면 된다. 겨울이 제철인 굴은 우유의 두 배에 해당하는 단백질을 포함하면서도 조직이 부드러워 음식을 잘 씹지 못하는 환자·노인·어린이에게 좋다. 오징어는 심장병, 당뇨병, 고혈압을 예방하고 어린이 두뇌 개발에 좋은 타우린 성분이 많다. 씹는 맛이 살아 있어 김치의 식감을 더욱 풍성하게 한다.

섬유질이 다량 함유된 청각을 넣으면 시원하고 감칠맛이 살아난다. 비타민과 무기질이 많아 성인병과 비만 예방에 좋다. 젊은 주부들은 깍두기를 만들 때 비타민C가 풍부해 감기 예방에 좋은 홍시를 넣어 어린이용 김치를 만들기도 한다. 김치에 각종 해물과 수삼·대추·감·석이버섯 등을 넣은 보쌈 김치도 영양 만점이다. 손이 많이 가지만 김치 하나로 건강을 챙길 수 있다.

생 재료를 사용할 때 주의할 점도 있다. 풀무원 식문화연구원 발효식품팀 김치파트 민승기 수석연구원은 “김치는 열을 가하지 않고 생으로 먹기 때문에 신선도가 매우 중요하다. 굴과 새우처럼 단백질 함량이 높은 원료는 김치 유산균을 증식시켜 김치를 빨리 익게 해 오랜 기간 먹을 김치에는 많이 넣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건강한 저염 김치를 만든다고 배추의 절임 정도를 낮추거나 소금이나 젓갈 사용량을 줄여도 김치가 빨리 익는다. 민 연구원은 “배추보다 양념에 사용하는 소금과 젓갈의 양을 조절해 저염식 김치를 만들면 된다”고 조언했다.

완성된 김치는 보글보글 하얀 거품이 올라올 때까지 잘 숙성시킨 뒤 먹으면 된다. 식구 수가 적어 4~5포기씩 작게 담가 먹는 경우 김장 후 배춧잎을 하나씩 떼어 돌돌 말아서 따로 담아놓으면 나중에 편리하게 꺼내 먹을 수 있다.

소금·젓갈 적게 쓰면 일찍 숙성
주부의 일손을 돕는 이색 도구도 다양하게 나왔다. 가장 돋보이는 아이디어 상품은 김장 후 뒤처리를 돕는 대형 김장 매트. 지름 120~160㎝, 높이 15㎝의 원형 고무판으로 온 가족이 둘러앉아 배추와 소를 버무려도 밖으로 튀지 않을 만큼 크다. 추운 야외에서 김장하는 이들을 위해 나온 기모 고무장갑도 있다. 기존 고무장갑 안쪽에 도톰한 천을 덧대어 손을 따뜻하게 보호한다. 실리콘 용기에 마늘을 넣고 손으로 주물거리면 손에 마늘 냄새가 배지 않게 하면서 껍질을 빠르고 쉽게 벗겨내는 도구도 있다.

칼날에 특수 코팅이 돼 있어 잎이 얇은 채소를 썰 때 칼에 붙지 않게 하는 야채 전용 칼과 김치 풀을 쑬 때 쌀가루와 물만 넣고 돌리면 자동으로 가열되면서 섞여 쉽게 풀을 쑤어주는 요리 블렌더도 있다. 한 손으로 마늘·생강 등을 쉽게 다질 수 있는 제품도 있다 .

올해 건강 김치를 직접 담글 계획이라면 김치 강좌 등에 참석하면 된다. 지역 마트나 지방자치단체의 김장 강좌 일정을 체크하면 된다. 풀무원이 운영하는 서울 종로구 인사동 ‘뮤지엄김치간’은 매주 목·토요일 오전 11시20분부터 40분간 통배추김치 클래스를 연다. 홈플러스는 전국 125개 문화센터에서 해남 절임 배추를 이용한 김치 강좌를 진행한다. 》 관계기사 2면

윤혜연 기자 yoon.hye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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