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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운전자에겐 아이돌 노래를 들려주겠다…미국 경찰의 신종 고문?

중앙일보 2016.11.28 13:53
음주 운전자에겐 `원디렉션` 음악을 들려주겠다는 내용의 트윗.  [사진 트위터 캡처]

음주 운전자에겐 `원디렉션` 음악을 들려주겠다는 내용의 트윗. [사진 트위터 캡처]

싫어하는 노래를 듣는 건 괴롭다. 그렇다면 다른 사람이 싫어하는 노래를 틀어 놓는 건 위협이나 고문이 될까.

미국의 한 지역 경찰이 음주 운전자에겐 ‘특별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내용의 공지를 해 화제가 되고 있다고 온라인 매체 ‘씨넷’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네소타 와이오밍 경찰서는 지난 24일 트위터 계정에 이렇게 썼다.

“음주 운전을 하지 마시오. 내가 곧 잡아 체포할 것이오. 유치장으로 호송되는 동안 ‘원디렉션(One Direction)’의 커버밴드(남의 노래를 부르는 밴드)를 듣게 만들 것이오.(Do NOT drive drunk. I will find you. I will arrest you. I will make you listen to One Direction cover bands on the way to jail.)”
2012년 원디렉션. 멤버 중 제인 말리크(오른쪽에서 둘째)가 지난해 3월 개인적 사정을 들며 탈퇴해 현재는 네 명이다.  [사진 위키피디어]

2012년 원디렉션. 멤버 중 제인 말리크(오른쪽에서 둘째)가 지난해 3월 개인적 사정을 들며 탈퇴해 현재는 네 명이다. [사진 위키피디어]

원디렉션은 영국의 오디션 프로그램 ‘더 엑스 팩터’에 출연한 멤버 다섯 명으로 꾸려 2011년 데뷔한 보이 밴드다. 2012년 런던 올림픽 폐막식 무대에 올랐다.
 
이 트윗이 진담일까, 농담일까.

트윗을 올린 경찰관이 유난히 원디렉션을 싫어하는 건 분명해 보인다. 원디렉션은 경제 전문지 ‘포브스’ 집계로 올해 1억 1000만 달러(약 1298억원)를 벌어들인 전 세계 최고의 아이돌다. 이 액수는 ‘30세 이하 최고 셀러브리티’ 2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어느 누구도 원디렉션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트윗.  [사진 트위터 캡처]

`어느 누구도 원디렉션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트윗. [사진 트위터 캡처]

그래서 해당 경찰관의 음악 선호도는 대중과 많이 다른 것 같다. 누군가 와이오밍 경찰서에 “만일 음주 운전자가 원디렉션을 좋아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묻자 “어느 누구도 원디렉션을 좋아하지 않는다”라고 답할 정도로 말이다.

많은 네티즌은 이런 조치가 적법적인지 궁금해 했다. 일부 미국 네티즌은 “원디렉션만 해도 최악인데, 커버밴드라면…. 이는 사실상 고문”이라는 트윗을 남겼다.
헤로인 복용자에겐 니켈백 음악을 틀어주겠다는 내용의 트윗.  [사진 트위터 캡처]

헤로인 복용자에겐 니켈백 음악을 틀어주겠다는 내용의 트윗. [사진 트위터 캡처]

또 다른 네티즌은 ‘(마약의 일종인) 헤로인을 복용하다 체포된다면’이라고 묻자 “니켈백(Nickelback)(을 틀겠다)”고 답했다. 95년 데뷔한 캐나다의 록 밴드이다.
호주 퀸즐랜드 경찰의 `니켈백` 현상 수배 포스터. 물론 장난이었다.  [사진 페이스북 캡처]

호주 퀸즐랜드 경찰의 `니켈백` 현상 수배 포스터. 물론 장난이었다. [사진 페이스북 캡처]

니켈백은 다른 나라 경찰도 싫어하는 밴드로 보인다. 지난해 5월 호주 퀸즐랜드 경찰은 ‘현상 수배. 음악에 대한 범죄’라는 내용과 함께 니켈백의 사진을 페이스북 계정에 올렸다. 물론 후에 장난이라고 해명을 하긴 했다.

의도가 어떠했든, 트위터 담당 경찰관의 음악 선호도가 어떠했든 이 트윗은 단숨에 인터넷의 성지(聖地)가 됐다. 한국 시간으로 27일 오후 1시 현재 ‘좋아요’가 1만 개 이상, ‘리트윗’은 6000개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미국은 이라크 전쟁 후 수용소에서 이슬람 테러 용의자들에게 끊임없이 헤비메탈을 트는 고문을 자행한 것이 나중에 밝혀졌다. 일부 용의자에겐 TV 유아 프로그램인 ‘세서미 스트리트(Sesame Street)’에서 나오는 노래를 반복적으로 들려줬다고 한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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