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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은택, 최순실 지시로 김기춘 만났다”

중앙일보 2016.11.28 01:59 종합 1면 지면보기
‘문화계 황태자’로 불리던 차은택(47·CF 감독)씨가 최순실(60·구속기소)씨의 지시로 김기춘(77)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만났다고 차씨의 변호인이 27일 밝혔다. 차씨 측 김종민(50) 변호사는 이날 “차씨가 2014년 6∼7월 당시 김 비서실장 공관에서 김종(55·구속)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정성근(61·부동산 투기 의혹 등으로 낙마) 문체부 장관 후보자를 만났다고 했다”며 “차씨는 이들과 함께 10분 정도 김 실장과 면담했고 이후 정 후보만 남아 김 실장을 독대했다”고 전했다. 김 변호사는 “이 자리가 마련된 건 최씨가 대통령 비서실장 공관을 찾아가 보라고 했기 때문”이라며 “그해 4~5월 최씨가 여러 사업 얘기를 했는데도 차씨가 잘 믿지 못하자 자기 존재를 과시하기 위해 그랬던 것 같다”고 추정했다.

차씨 변호인 “비서실장 공관서 김종·정성근 동석”
김기춘 “대통령 지시로 만나…나는 최씨 모른다”
검찰, 차씨 공소장에도 ‘박 대통령과 공모’ 명시

이에 대해 김 전 실장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공관에서 차씨를 만난 적이 있지만 최씨의 소개가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이 ‘한번 만나보라’고 해서 만났다”고 주장했다. 그는 “박 대통령이 ‘인상이 어떤지, 신언서판(身言書判)이 어떤지 한번 만나보고 보고하라’는 지시를 가끔씩 했고 그런 지시가 있으면 면담하고 보고했다. 차씨를 만나고 대통령에게 보고했고 그 뒤로는 만난 일이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 전 실장은 “차씨가 나를 독대하고 돌아갔다. 김종 전 차관 등과의 동석은 뭔가 착각한 것 같다”고 부인했다.

최씨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전화통화를 한 일도 없고 모르는 사이”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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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씨는 2014년 4∼5월 고영태(40) 전 더블루K 대표로부터 최씨를 소개받고, 최씨의 도움으로 그해 8월 대통령 직속 문화융성위원회 위원으로 임명됐다. 이에 따라 각종 이권 사업을 하던 최씨가 박 대통령에게 차씨에 대한 인사청탁을 했고, 김 전 실장이 차씨를 면접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검찰 특별수사본부 관계자는 “김 전 실장의 (국정 농단 사건) 관련성은 계속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차씨와 송성각(58)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을 구속기소했다. 특히 차씨의 공소장엔 그가 최씨, 안종범(57·구속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박 대통령 등과 공모해 KT에 인사·광고 등을 강요한 혐의(직권남용, 강요 등)가 있다고 적시됐다.

서승욱·김나한 기자 kim.na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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