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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조양호·권오준…최순실 퍼즐로 풀리는 의혹들

중앙일보 2016.11.28 01:33 종합 10면 지면보기
박근혜 정부에선 의외의 일들이 적지 않았다. 그땐 몰랐는데 지금은 “아하~그랬구나!”라고 무릎을 치게 되는 사건의 뿌리에 ‘최순실’ 또는 ‘청와대 권력’이 도사리고 있었음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기업 갑작스러운 퇴진, 뜻밖의 선임
청와대 등에 업은 최씨 압력 드러나

 이미경(58) CJ 부회장은 정부 출범 후 20개월 만인 2014년 10월 돌연 신병(샤르코 마리투스병) 치료를 이유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미국으로 출국했다. CJ그룹의 문화사업을 총괄했던 이 부회장이 정권 핵심부로부터 ‘친노(親盧) 기업인’이라고 찍혔다는 소문이 돈 뒤였다. 박근혜 대통령을 희화화한 정치풍자 코미디 tvN ‘여의도 텔레토비’와 영화 ‘광해’와 ‘변호인’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정권의 심기를 거슬렀다는 추측도 이즈음 나왔다.
 외압은 사실로 확인됐다. 2013년 말 조원동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이 손경식 CJ 회장에게 “대통령의 뜻”이라며 이 부회장의 퇴진을 요구했고, 그만두지 않자 “빨리 그만두지 않으면 난리가 날 것”이라고 압력을 행사했다는 검찰 수사 결과를 통해서다. 2014년 1월 권오준 포스코 회장 선임도 그중 하나였다. 당시 포스코 내부에서는 “권 사장은 등기임원으로서 경영을 해 본 경험이 없고 철강 전문가도 아니다”는 반응이 나왔다. 권 회장의 선임에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2년이 흐른 지금 김기춘 당시 비서실장과 조원동 경제수석이 포스코 인사들에게 “차기 회장은 권오준”이라고 통보한 사실이 드러났다.

 2014년 12월 ‘정윤회-십상시(十常侍) 회동’ 등 인사전횡 문건 수사가 흐지부지된 데는 당시 우병우 민정비서관과 김기춘 비서실장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검찰은 정윤회씨와 ‘문고리 3인방’(안봉근·정호성·이재만)을 무혐의 처리하고,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과 박관천 경정 등만 문건 유출 혐의로 기소했다.

당시 함께 기소됐던 한일 전 경위는 지난 11일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민정비서관실에서 거짓 진술을 하면 불기소하겠다고 종용했다”고 말했다. 고(故)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비망록에는 조사가 진행 중이던 12월 13일 “김기춘 비서실장이 조기 종결을 지시했다”는 내용이 기록돼 있다.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의 2015년 말 이화여대 합격 과정도 교육부 감사 결과, 당시 최경희 총장이 ‘정유라를 뽑으라’고 지시하자 남궁곤 입학처장 등 교수들이 면접 과정에서 정씨에게 면접에서 특혜를 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5월 초 조양호(대한항공 회장)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장이 돌연 사임한 배경에도 최씨 측과 동업한 스위스 누슬리사에 시설 공사를 주라는 요청을 조 회장이 거부하자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이만 물러나 달라”며 사퇴를 강요한 때문이라는 진술이 나왔다.

채윤경 기자 p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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