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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크 록은 죽었다, 수집품 73억어치 불태워

중앙일보 2016.11.28 01:00 종합 24면 지면보기
조 코리가 26일 런던의 템즈강에 띄운 배에서 73억 원어치 수집품들을 불태우고 있다. [로이터=뉴스1]

조 코리가 26일 런던의 템즈강에 띄운 배에서 73억 원어치 수집품들을 불태우고 있다. [로이터=뉴스1]

전설의 펑크 그룹인 ‘섹스 피스톨스’의 대표곡 중엔 ‘신이여 여왕을 구하소서(God Save the Queen)’가 있다. 바로 영국의 국가(國歌) 제목이다. 부조리한 사회를 방치한 채 특권을 누리며 살아가는 왕실과 여왕, 기득권층을 조롱한 노래다. 엘리자베스 2세 얼굴에 수염을 그려넣은 이미지를 앨범 재킷으로 썼다. 26일 이 이미지의 셔츠 등 펑크 수집품이 불에 탔다. 무려 500만 파운드(73억원)어치다.

전설의 ‘섹스 피스톨스’ 매니저 아들
런던 템즈강에 띄운 보트서 장례식

섹스 피스톨스 매니저였던 말콤 맥라렌과 패션 디자이너 비비안 웨스트우드의 아들인 조 코리가 벌인 일이다. 그는 템즈강에 띄운 보트 위에서 수집품에 불을 붙이며 “펑크는 절대로 절대로 향수적인 게 아니다. 런던의 박물관에서 배울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외쳤다. 이어 “펑크가 당신에게 필요 없는 걸 파는 또 다른 마케팅 수단이 됐다”며 “대안이란 환상이지만 또 다른 제복을 입은 순응일 뿐”이라고 했다.

수집품과 함께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 테리사 메이 총리와 조지 오스본 전 재무 장관의 인형도 함께 불탔다. 보트엔 ‘멸종! 너의 미래’란 배너가 걸렸다. 그는 “터부에 저항하고 위선을 참지 말라”는 얘기도 했다. 그는 앞서 런던시와 영국도서관·영국영화협회 등이 ‘펑크 런던’이란 제목 아래 펑크 움직임에 대한 전시·공연 등을 계획하고 있다는 말에 “영국에서 40년 펑크를 통한 무정부주의 운동을 가로채려는 시도로 그 중심엔 위선이 있다”고 비판했다. 외신들은 “펑크 장례식”이란 제목으로 타전했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ock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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