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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시속 170㎞ 던지겠다” 총알을 탄 괴물 오타니

중앙일보 2016.11.28 01:00 종합 27면 지면보기
“시속 170㎞에 도전하겠다.”

올 투타 겸업하며 최고 165㎞ 기록
2011년 MLB 채프먼이 던진 171㎞
세계서 가장 빠른 공 기록에 도전

일본 프로야구 니혼햄 파이터스의 ‘괴물’ 오타니 쇼헤이(22·사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공(시속 171㎞)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오타니는 지난 26일 일본 훗카이도에서 열린 니혼햄 프리미엄 토크쇼에 나와 포부를 밝혔다. 오타니는 지난달 16일 소프트뱅크 호크스와의 퍼시픽리그 클라이맥스 시리즈 파이널스테이지 5차전에서 구원 등판해 일본 프로야구 역대 최고 구속인 시속 165㎞를 기록했다. 이날 오타니는 시속 165㎞ 직구를 세 차례나 던졌고, 직구(8개)의 평균 구속은 시속 164㎞가 나왔다. 하지만 오타니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았다. 그는 “ 시속 170㎞ 공도 던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는 ‘쿠바산 미사일’ 아롤디스 채프먼(28·시카고 컵스)이다. 채프먼은 지난 2011년 신시내티 레즈에서 뛸 당시 시속 171㎞(106마일)를 기록한 적이 있다. 오타니는 채프먼의 기록을 뛰어넘어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지겠다는 각오다. 시속 170㎞의 공은 0.3초 만에 홈플레이트에 도달한다. 타자의 일반적인 반응 속도인 0.4초보다 빠르기 때문에 알고도 치기 어렵다.

하지만 투수의 한계 구속을 꾸준히 연구해 온 미국 스포츠의학연구소의 글렌 플레이직 박사는 인간이 던질 수 있는 최대 구속을 161㎞ 정도라고 주장했다. 이보다 더 빠른 공을 던지려면 팔꿈치 내측 측부인대가 견디기 어렵다는 것이다.

최근 최적의 투구폼에 대한 연구가 계속되면서 한계 구속에 대한 평가도 달라지고 있다. 과학이 설정한 한계를 인간이 뛰어 넘고 있기 때문이다. 키 1m93㎝, 몸무게 100㎏의 체격에 유연성까지 갖춘 오타니에게 시속 170㎞는 오르지 못할 고지가 아니다. 김영관 전남대 체육교육과 교수는 “오타니는 프로 데뷔 후 꾸준히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면서 체격이 몰라보게 좋아졌다. 투구 매커니즘도 상당히 발전했다. 170㎞를 꾸준히 던지는 건 어렵겠지만 한 두번 정도는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타니가 등장하기 이전 아시아 투수의 최고 스피드는 세계 기록보다 시속 10㎞ 이상 느렸다. 공을 던질 때 필요한 속근(수축속도가 빠른 근육)의 질이 타 인종에 비해 떨어지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에서 강속구 투수로 이름을 날렸던 박찬호(43·은퇴)의 최고 구속도 시속 161㎞였다.

오타니는 야구선수 아버지와 배드민턴 선수 출신 어머니에게 물려받은 유연하고 강한 어깨를 갖고 있다. 그는 고3때 이미 전국대회에서 시속 160㎞대의 공을 던졌다. 햄스트링(허벅지 뒷근육)의 힘이 육상선수보다 강해 투구 시 왼발을 리드미컬하게 내딛고, 발을 내딛을 때 얻는 반발력(지면 반력)이 크다.

김 교수는 "타격을 병행하는 것도 강속구를 던지는 비결 중 하나다. 타격과 투구의 핵심은 준비 동작에서 힘을 빼고 임팩트 순간 힘을 폭발하는 것이다. 오타니는 타자를 병행하면서 투구 시 힘을 싣는 테크닉도 더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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