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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노인건강 위한 산림치유 시설 늘려야

중앙일보 2016.11.28 01:00 경제 8면 지면보기
신원섭 산림청장

신원섭
산림청장

내년부터 노인 비중이 14%에 이르는 ‘고령사회’로 접어든다. 또 내년은 한국 역사상 처음으로 노인 인구가 유소년(0~14세) 인구를 앞지르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한다. 10년 안에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에 달하는 ‘초고령사회’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의 인구 고령화 속도는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다.

그렇다면 고령화 시대를 앞둔 한국 노인들의 건강은 어떨까.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조사대상 노인 중 89.2%가 고혈압·당뇨 등의 만성질환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33.1%는 우울증을 겪고 있었고 10.9%는 “자살까지 생각해 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빈곤층 노인의 경우는 건강 상태가 더 위태롭다.

이는 여러 사회 문제를 초래한다. 가장 직접적인 것은 노인 의료비 증가에 따른 경제적 부담이다. 실제 지난해 노인 의료비는 1인당 평균 362만원으로 22조2000억원을(전체 의료비의 37.5%) 넘어섰다. 현재 추세면 2030년쯤 노인 의료비가 100조원에 육박할 것이라고 한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관련 예산 확대, 장기요양보험과 무료 예방접종, 건강보험 적용 확대, 요양병원 설립 확대 등 노인 건강을 위한 사업을 늘려가고 있다. 많은 사업들이 건강이 나빠진 이후에 초점을 맞춰져 아쉽다. 특히, 노인의 경우 아프고 나서 대처하면 이미 늦는 경우가 많다. 많은 전문가들은 노인 건강을 위해 기초 체력과 면역력을 높이는 예방활동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예방활동 가운데 숲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며 심신을 치유하는 ‘산림치유’가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산림치유의 건강증진 효과는 이미 국내·외 여러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일부 선진국은 노인건강 증진을 위한 산림치유 시설과 마을을 조성해 운영하고 있다. 독일은 ‘쿠어오르트(Kurort·치유라는 뜻의 ‘쿠어(Kur)’와 장소라는 뜻의 ‘오르트(Ort)’의 합성어)’ 350여개소를 전국 곳곳에 조성했다. 일본도 산림치유 효과가 높은 아름다운 숲과 길 60여개소를 ‘산림테라피 기지’와 ‘테라피 로드’로 인증·운영하고 있다.

다행스럽게 한국에도 2009년 경기도 양평 ‘산음 치유의 숲’을 시작으로 산림 치유를 전문적으로 할 수 있는 치유의 숲이 확대 조성되고 있다. 지자체의 높은 관심 속에 치유의 숲은 2020년까지 전국 42개소로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지난 10월엔 경북 영주에 세계 최대 규모의 산림치유 종합시설인 국립산림치유원이 문을 열었다. 산림청이 1480억원을 들여 조성한 국내 첫 국립 산림치유 시설이다.

앞으로 산림청은 고령 사회를 대비하기 위해 산림치유를 통한 국민건강과 국민행복에 나설 계획이다. 이제 우리 노인들도 가까운 치유의 숲에서 자신의 건강 수준에 맞는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체험할 날이 멀지 않았다.

고령화 시대에 노인의 건강한 삶은 건전한 국가경제와 사회발전을 위한 과제다. 앞으로 산림치유의 역할이 더욱 중요한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신 원 섭
산림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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