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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광화문 촛불집회 ‘대목’인데도 일제히 문닫은 스타벅스…왜?

중앙일보 2016.11.27 19:47
5차 촛불집회가 열린 지난 26일 오후 8시가 지나자 영업을 조기종료한 스타벅스 광화문점. 인근 엔젤리너스 커피점은 밤 늦게 까지 문을 열어 촛불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이 추위에 몸을 녹이는 공간으로 활용했다. 이은지 기자

5차 촛불집회가 열린 지난 26일 오후 8시가 지나자 영업을 조기종료한 스타벅스 광화문점. 인근 엔제리너스 커피점은 밤 늦게 까지 문을 열어 촛불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이 추위에 몸을 녹이는 공간으로 활용했다. 이은지 기자

서울 광화문에만 150만명의 시위대가 몰렸던 지난 26일 5차 촛불집회 당시 서울 광화문 광장. 시위대가 오후 8시 정각에 '저항의 1분 소등행사'를 하면서 일제히 촛불을 껐다. 비슷한 시각 이날 촛불집회의 메인무대에서 가장 가까운 스타벅스 광화문점은 출입문을 닫았다. 평소 스타벅스 점포는 대체로 오후 11시쯤 영업이 종료되는데 이날은 3시간 가량 이른 시간에 문을 닫은 셈이다.

스타벅스 광화문점은 4층짜리 건물을 단독으로 사용해 좌석이 200개가 넘는다. 평소에도 이용객이 많고 대규모 집회가 열리면 화장실을 이용하는 시위대가 자주 드나드는 곳이다. 이날 광화문점을 비롯해 종각 인근의 디타워점, 인사동점 등도 오후 8시쯤 영업을 조기에 종료했다.

150만명이 몰린 이날 광화문 주변 커피숍과 음식점들은 추위를 피하거나 허기를 달래려는 시위대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날 촛불집회 현장을 찾은 이모(36·경기도 성남)씨는 “화장실이 급해 평소 자주 이용해온 스타벅스에 들어가려 했지만 문이 닫혀 있어 낭패를 봤다”며 “촛불집회 참가자를 위해 무료로 커피를 주는 곳도 있고, 화장실을 개방하는 곳이 많은데 스타벅스만 유독 문을 닫아 이유가 궁금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스타벅스가)외국계 기업이어서 한국인의 정서와 다소 동떨어진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식음료 업계에서는 스타벅스가 대규모 집회가 있는 날에 영업을 할 경우 득보다 실이 많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광화문 인근 커피숍 매장 대부분은 건물 화장실을 공동으로 이용하는 반면 스타벅스는 대부분 매장에 단독 화장실이 있다”며 “문을 열어두면 커피를 사먹지 않는 촛불집회 참가자들도 매장 안으로 들어올 수밖에 없다"고 귀띔했다.

이에 대해 스타벅스 측은 "안전 때문에 불가피하게 영업을 조기에 종료했을 뿐이다. 화장실 문제 때문이거나 외국기업이라서 문을 닫은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5차 촛불집회 때 추위를 피하려 너무 많은 인파가 스타벅스로 몰렸다. 특히 통유리로 된 벽에 사람들이 붙어 서는 바람에 안전 문제가 우려돼 이날 오후 8시부터 문을 닫았다”고 말했다.

인파가 상대적으로 적게 몰렸는데도 영업을 조기에 종료한 인사동점의 경우에 대해 이 관계자는 “스타벅스 매뉴얼에 매장 운영시간은 점장이 자체 판단할 수 있도록 돼 있다. 그날 (인사동점이) 구체적으로 왜 그랬는지는 추가로 확인해보겠다”고 말했다.

서울 광화문 반경 1km에는 스타벅스 매장이 약 20여개 들어서 있다. 100만명이 운집한 지난 12일의 3차 집회 때도 광화문점은 영업을 오후 8시쯤 조기에 종료했다. 26일 5차 집회 때는 200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됐는데 광화문에는 150여만명이, 지방에는 약 40여만명이 몰렸다.

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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