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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중앙 12월호] “박근혜 대통령과 최씨 부녀는 인연법에 엮였다”

온라인 중앙일보 2016.11.27 12:01
역술인 백운산, 무속인 이성재가 말하는 최태민·최순실
이성재 대한경신연합회 이사장(左), 백운산 한국역술인협회 중앙회장(右)

이성재 대한경신연합회 이사장(左), 백운산 한국역술인협회 중앙회장(右)

대한민국을 뒤흔든 건 비선실세의 ‘국정 농단’만이 아니었다. 최태민·최순실 부녀가 무속(巫俗, shamanism)과 연계돼 국정최고책임자의 심경을 흐려놓았다는 정황도 국민의 분노를 자아내게 했다.

“참모들이 막았어도 박 대통령은 최순실 가까이 두고자 했을 것”(백운산)
“큰영애 시절 최태민 말이 하느님 말씀, 어머님 말씀으로 들려”(이성재)

덩달아 해외 언론은 한국을 샤머니즘 국가로 조명하기 시작했다. ‘샤머니즘’이 회자된 건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10월 28일 “최순실이라는 이름의 무속인이자 점쟁이(Shaman fortuneteller)가 박근혜 대통령의 주요 연설문을 고치는 등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했다”고 보도하면서다. 기사의 ‘Shaman fortuneteller’는 ‘무속인이자 점쟁이’로 번역이 되며 논란은 심화됐다.

최태민 씨가 대전 보문산 아래 감나무 집에서 신흥종교 지도자와 무속인을 모아놓고 무속행위를 하고, 박정희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육영수 여사에게 빙의(憑依, possession)돼 표정과 음성을 똑같이 재연했다는 이야기도 떠돌았다. 최순실이 역술인·무속인들과 잘 알며, 연설문에 종교적 용어가 등장하고, 급기야 청와대에서 굿을 했다는 소문까지 더해져 비난 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이에 박근혜 대통령은 대국민담화에서 “(사교에 관한 소문은) 사실이 아님”을 밝혔다.

정작 불똥이 튄 곳은 따로 있다. 실제 ‘샤머니즘’을 뜻하는 무속인과 영어로 ‘점쟁이(fortuneteller)’로 불리는 역술인들이다. 이들을 색안경을 쓰고 보는 시선이 늘자 무속인들의 단체인 ㈔대한경신연합회는 11월 3일 “최순실 사건과 무속계를 연계하지 말라”고 촉구하는 보도자료를 내기도 했다. 무속인이란 일반적으로 ‘신령을 섬겨 길흉(吉凶)을 점치고 굿을 주관하는 사람’이다. 유교를 국가 지도이념으로 삼는 조선시대 이래 한국에서는 이들을 천대시하거나 비하하는 분위기가 사회 일각에 존재했다. 최근의 최순실 파문은 이들 역술인·무속인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덧씌우는 부작용을 낳기도 했다.
 
“최태민 관상 말년이 좋지 않아”
40여 년간 역술인으로 활동한 백운산(75·본명 유영대) (사)한국역술인협회 중앙회장과 이성재(63) (사)대한경신연합회 이사장이 자리를 함께한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백운산 회장은 2002년 노무현 대통령 당선, 대한민국 4강 진출을 예언했다고 해서 유명세를 탔다. 2007년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남북정상회담, 2012년 4·11총선 여당 승리, 박근혜 대통령 당선을 예언한 대표적인 ‘국운 예언가’로도 알려져 있다. 정·재계의 유력 인사 중 그를 모르거나 못 본 사람은 드물다고 할 정도다.

이성재 이사장은 중요무형문화재 104호 서울새남굿 준보유자(준인간문화재)다. 서울새남굿은 크게 3개로 나뉜다. 하층민이나 일반인을 위한 굿일 때는 ‘평진오기’, 중류층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얼새남’, 상류층 사람이 주로 찾는 ‘새남굿’이 그것이다. 이 이사장이 이끄는 대한경신연합회는 전국 최대 무속인 조직으로 회원 수가 30만 명을 헤아린다.

역술인과 무속인은 미래 예측과 조언을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신기(神氣)에 따라 예측을 하면 무속인, 명리학에 근거해 예측을 하면 역술인이 되는 것이다. 11월 10일 서울 송파구 가락동에 위치한 대한경신연합회 사무실에서 만난 백 회장과 이 이사장은 “최태민 종교와 무속, 역술은 다르다”고 입을 모았다.
 
백운산 한국역술인협회 회장은 고(故) 최태민씨의 생전 관상에 대해 “광채가 있고 맑았지만 수궁,오므라진 입이 말년에 좋지 않다”고 말했다. 아래는 최태민 씨가 자신을 ‘영세계에서 온 칙사’라고 소개하며 1973년 대전일보에 냈던 광고. [중앙포토]

백운산 한국역술인협회 회장은 고(故) 최태민씨의 생전 관상에 대해 “광채가 있고 맑았지만 수궁,오므라진 입이 말년에 좋지 않다”고 말했다. 아래는 최태민 씨가 자신을 ‘영세계에서 온 칙사’라고 소개하며 1973년 대전일보에 냈던 광고. [중앙포토]

두 분이 보기에 최태민은 어떤 사람인가?
백운산 한국역술인협회 중앙회장(이하 백)_ 최태민 씨는 공식석상에서 두세 번 만났다. 전문가적 관점에서 봤을 때 험악한 범죄형은 아니었다. 얼굴에 광채가 있고 맑고 깨끗했다. 해를 주지 않는 대가로 보였다. 모임에서 기도도 열심히 하는 종교 지도자로 행세했으니까. 단지 수궁(數窮: 운수가 사나움), 오므라진 입은 말년에 좋지 않은 것을 뜻하고 안경으로 눈매를 가렸고, 머리가 벗겨진 것도 좋지 않긴 했다. 최순실 씨는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었다.

이성재 대한경신연합회 이사장(이하 이)_ 고인을 본 적이 없지만 신의 영역에 있었던 사람인 것 맞는 것 같다. 신명의 기운이 없으면 대중을 휘어잡을 수 없다. 모든 종교지도자가 갖고 있는 능력이다. 신명을 갖고 있다가 아마 목사님으로 행세 하지 않았을까.
최태민을 무속인으로 볼 수 있을까?
백_ 무속인은 아니다. 안수를 받은 목사로 알고 있다.(최태민씨는 예장 종합총회에서 목사 안수를 받은 것으로 당시 관계자들이 언급하고 있다) 또 일각에서는 최순실 씨가 여의도 순복음교회와 소망교회를 2000년대까지 다녔다고 하지 않나. 최태민 씨가 굿을 했다거나 점을 보러 다녔다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다. 한국역술인협회나 대한경신연합회 회원이 60만 명을 웃도는데 그런 정보가 전혀 잡히지 않았으니 하는 말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최태민 씨가 무당이 아니고 최면술사라고 하더라.

이_ 무속인은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사람으로 몸 속에 주신(主神)이 하나 더 있는 것이다. 최태민 씨는 신령을 모신 사람은 절대 아니다. 신령을 모셨다면 신의 이름이 있어야 하는데 들은 바가 없다. 무속인과 주술하는 사람은 다르다.
최태민 씨가 당시 큰영애(박근혜)를 정신적으로 감화하는 능력을 가졌다면 그 실체를 어떻게 봐야 할까?
백_ 가장 중요한 것은 믿고 의지할 사람이 필요했던 심리다. 부모를 흉탄에 잃은 사람이 정신적으로 상처를 입지 않았을까. 물론 최태민 씨는 영애에게 보낸 편지를 봐도 그렇고 최면술이건 뭐건 특별한 능력이 있었던 것 같다.

이_ 최태민 씨에게 신명의 기운이 감돌았기에 영애가 신뢰하지 않을까 싶다. 염력이라든가 그런 능력이 있었다면 최씨의 발언이 하느님 말씀처럼 들렸을 것이다. 1년, 2년 지나면서 자신도 모르게 그게 어머님 말씀으로 와 닿게 된다. 이렇게 되면 정신적으로 믿고 의지하는 수밖에 없다.

 

최순실 사태는 특정 개인이 야기한 일탈행위인데 샤머니즘과 결부하는 건 부당하다. 원한을 달래 한(恨)을 없애는 행위가 샤먼이다. 무당과 박수들은 치유와 화합을 추구하고 구국을 기원하는 일을 업으로 한다.” _이성재 이사장

“박근혜, 현실에서 의지할 사람은 최순실”
1979년 새해를 맞아 청와대 뜰에서 포즈를 취한 박정희 대통령과 큰영애 박근혜. 최태민과 박근혜의 지나친 친밀함 때문에 박 전 대통령 참모들이 둘 사이를 떼어놓으려 했다고 한다. [중앙포토]

1979년 새해를 맞아 청와대 뜰에서 포즈를 취한 박정희 대통령과 큰영애 박근혜. 최태민과 박근혜의 지나친 친밀함 때문에 박 전 대통령 참모들이 둘 사이를 떼어놓으려 했다고 한다. [중앙포토]

당시 최태민 씨과 박근혜 큰영애의 관계를 두고 논란도 많다.
백_ 역학에는 궁합이라는 게 있다. 인연을 얘기한다. 나이 차이가 문제가 아니다. 정신적으로 가깝게 지냈다는 건 사주학적으로 음양오행 궁합이 좋아서다. 최태민 씨와 박근혜 대통령은 ‘인연법’에 맞은 것 같다. 인연법이 없었다면 말해도 받아주지 않았을 거다.

이_ 영애 시절 최씨와 영적으로 잘 통했다. 정신이 잘 통해 만나게 된 것이다. 백 회장 말씀대로 음양오행이 잘 맞았다. 최씨 얘기가 스쳐 지나가지 않고 ‘세뇌’를 했을 것이다.
박정희 대통령의 참모들은 최태민 씨와 큰영애를 떼어놓으려 했다는데 왜 그랬을까?
백_ 최태민 씨가 큰영애에게 자문을 하다보니 동급이 된 것이다. 국정이나 인사에 관여해서는 안 되는데 문제가 생길까 봐 둘 사이를 막은 것이다. 두 사람의 관계 때문에 막은 게 아니라 정책과 인사 등에 현혹될까 봐 차단하고 나선 것이다.
그 인연이 최순실까지 이어졌다고 봐야 할까?
이_ 그렇다고 봐야 한다. 살아 있는 현실에서 의지할 사람이었다. 최순실을 보면서 아마 그 아버지 최태민을 본 듯한 느낌을 가질 수 있다.

백_ 어차피, 인연 있는 사람은 또 만나게 된다. 참모들이 못 만나게 해도 인연은 이어진다.
어쩌다 최순실 국정농단까지 이르렀나?
이_ 최순실 씨가 조언만 했었다면 덜했을 것이다. 권력을 등에 업고 사욕을 채웠기 때문에 문제가 더 커졌다.

백_ 최순실 씨가 나쁜 것이지. 멀쩡히 대학까지 나와 청와대부속실의 비선 노릇을 해서 문제가 된 것이다.
정치인이나 재벌들은 왜 역술인, 무속인들을 찾는다고 보는가?
백_ 과학의 시대가 도래해도 우주의 섭리를 알 길이 없기 때문이다. 문화가 발달할수록 불확실성이 심해져 통계에 의존하게 된다. 파트너부터 직원들까지 두루 챙겨야 하는 기업인들은 경륜이 높은 사람한테 자문을 구하는 심정으로 철학관, 신당을 찾는다. 대기업 사원 모집할 때도 역술인은 참석한다. 나 또한 열흘간 면접에서 500여 명의 관상을 보기도 했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도 그랬고, 현재도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선거 후보자는 당선가능성을 묻는다. 공무원이나 군인도 승진과 인사에서 어떤 처신을 해야 하는가를 궁금해 한다.

이_ 마찬가지의 이유로 재벌, 유력 정치인들이 알게 모르게 굿을 의뢰해온다. 그런데 고대 이래로 굿이 갖는 사회적 기능을 지적하고 싶다. 원래 굿은 집안에서 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대가(大家)에서 굿을 해왔다. 굿이라는 게 하늘의 신에게, 조상에게, 없는 사람들에게 베푸는 과정이었다. 굿을 하게 되면 적게는 종사하거나 관련 업종의 사람 수십 명 많게는 수백 명이 먹고 산다. 공동체를 이끌어가는 하나의 구성요소가 굿이었던 시절도 있었다는 말이다.
찾아오는 사람들은 대체로 어떤 점을 궁금해 하나?
백_ 자리에 대한 책임이 크고 명예가 높아질수록 주변의 배신이나 건강에 대한 불안함은 증폭된다. 사업가들은 역술인과의 상담 과정을 하나의 시장조사로 간주하는 듯하다. 만약 식당 하나를 개업해도 어떤 유형의 손님이 올지를 고민한다. 사옥을 신축하거나 이전할 때도 당연히 묻는다. 심지어 일부 대기업에서는 사무실 내 가구 위치까지 내게 물어서 정하는 경우도 있다.

이_ 한 번은 대통령 후보자 부인 쪽에서 굿을 요청해온 적이 있다. 후보자가 당선되도록 치성(致誠)을 드리는 과정이다. 배우자가 직접 오진 않았지만 나중에 청와대에 들어간 측근을 통해 재물을 보내왔다. 기업의 오너들은 사업 다각화, 인사 등을 문의해온다.

가장 중요한 것은 믿고 의지할 사람이 필요했던 심리다. 부모를 흉탄에 잃은 사람이 정신적으로 상처를 입지 않았을까. 물론 최태민 씨는 영애에게 보낸 편지를 봐도 그렇고 최면술이건 뭐건 특별한 능력이 있었던 것 같다. ” _백운산 회장

“박 대통령, 청와대에서 굿 안 벌였을 것”
그들을 위해 어떤 처방을 내려주나?
백_ 사주로 봤을 때 이 시기 무엇을 하면 좋을 거고 어떤 사람은 조심해야 한다는 등의 조언을 해준다. 건강과 몸조심은 기본이고. 풍수적인 위치, 색상 등 처방은 다양하다. 가끔은 선의의 거짓말을 하기도 한다. 간혹 자살까지 준비하고 마지막 보루로 물으러 오는 사람도 있다. 그때는 있는 그대로가 아닌, ‘앞으로 얼마 간 고생하면 나아질 거다’라고 격려한다.

이_ 예를 들어 사업가가 직원을 뽑을 때 어떤 사람이 더 좋은가에 대해 물으면 누굴 선택하는 게 좋을 지 말해준다. 굿을 하기도 한다. 강남의 초고층 빌딩에서도 3~4년 전까지 무당이 해마다 몇 번씩 굿을 했다고 하더라. 요즘은 굿을 그만뒀다고 한다. 그래서 안 좋은 일이 자꾸 생기는 게 아닌가 싶다.
에피소드가 있다면 말해달라.
이_ 1997년 8월 6일 대한항공 801편이 괌에서 추락하는 사고가 있었다. 228명이 사망하고 26명이 부상을 입었다. 항공사의 고위층 인사는 사고 이후 유명 스님 두 명과 날 불렀다. 사무실과 자택을 둘러봤다. 집 안의 가구를 좀 옮기고 당시 김포공항에 부적을 곳곳에 묻었다. 이후 이 고위층 인사는 면도하는 날까지도 골라서 조심했다.

백_ 인간의 사주에 대운이 들어서는 경우가 있다. 역술에서 ‘편재’라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돈이 들어오는 것이다. 사주를 본 뒤 실제로 3년 안에 백만장자가 된 사람이 있다. 교통사고가 났는데 피의자가 미국의 재벌 할머니라 합의금으로 하루아침에 대박이 났고, 밑천삼아 한 사업이 크게 성공한 경우를 봤다. 이름을 말할 수는 없지만, 주변에도 무일푼에서 하루아침에 돈방석에 앉은 재벌이 더러 있다.
역대 대통령은 굿을 했을까?
백_ 역대 대통령 중에 굿을 안 한 사람이 있을까? 물론 본인은 아니라고 하겠지만 주변의 가까운 사람 중에서는 누군가가 자비를 들여서라도 굿을 한다. 항간의 루머처럼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굿을 했다는 얘기는 전혀 확인되지 않거니와 진지하게 들어본 바도 없다. 대통령 모르게 주위에서 할 수는 있다.

이_ 맞다. 대통령들이 직접 참여해서 굿을 했다는 정보는 들은 바 없다. 주변에서 당선을 위하거나 당선 이후 덕을 쌓아 올리도록 굿을 하는 경우는 많이 봤다.
최순실 파문이 역술인과 무속인의 세계에 어떤 영향을 주었나?
이_ 우리는 여론에 의해 난도질을 당하는 상태다. 최순실 사태는 특정 개인이 야기한 일탈행위인데 샤머니즘과 결부하는 건 부당하다. 원한을 달래 한(恨)을 없애는 행위가 샤먼이다. 무당과 박수들은 치유와 화합을 추구하고 구국을 기원하는 일을 업으로 한다. 전통 민족문화의 계승자이자 전파자이기도 하다. 게다가 나라에 재난이 닥쳤을 때 기우제를 지내며 국태민안을 기원한다. 그런 우리들이 최순실의 국정농단, 혹세무민 행위와 동일한 선상에 있는 양 알려지는 것에 심히 우려를 표한다. 우리는 협회 내부에 무속을 빙자한 사술피해센터를 운영하는 등 자정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백_ 최순실 씨가 무당, 굿하는 사람 마냥 언론에 비춰지고 있다. 지금 사회분위기는 무당과 역술인들을 미신으로 비하하거나 사교 집단과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들은 엄연히 한국 사회에서 활동하는 단체 회원들이다. 등록된 역술인이 30만 명, 무속인이 30만 명이다. 등록 안 한 10여 만 명을 합치면 족히 70만 명을 웃돈다. 우리는 ‘예언자’라는 공통점이 있다. 역술은 정신적인 학문을 통계 낸 것이다. 비약적인 숫자를 분류해 쪼개고 분산해서 남긴 통계로 논하는 것이다. 70% 이상은 들어맞는다. 각 대학에도 역리학과, 역술학이 있다. 공공기관에도 역학과가 있다. 그런데 최근 최순실 사태로 인해 미신으로 왜곡되고 있다.
이성재 대한경신연합회 이사장은 “무속은 전통 민족문화의 계승자이자 구국을 기원하는 민간신앙”이라며 “여론으로 인해 인식이 더 나빠졌다”고 토로했다. [중앙포토]

이성재 대한경신연합회 이사장은 “무속은 전통 민족문화의 계승자이자 구국을 기원하는 민간신앙”이라며 “여론으로 인해 인식이 더 나빠졌다”고 토로했다. [중앙포토]

“최순실 사태로 무속인, 역술인 도매급으로 넘어가”
그 피해가 당장 피부로 와 닿는가?
이_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어떤 곳에서는 벌써 고객이 반토막났다. 원래 무당, 박수에게는 음력 10월이 가장 바쁠 때다. 가을걷이를 끝낸 ‘상달(上一: 새로 난 곡식을 신에게 드리기에 가장 좋은 달)’이라고 해서 정치인, 기업인은 물론 일반 가정에서도 제를 올리거나 상담을 받고자 줄을 서는 시즌이다. 요즘은 분위기가 싸늘하게 식었다. 대목은 고사하고 엉뚱한 오해를 사지나 않을까 다들 몸을 사리는 것 같다. 가뜩이나 점을 보거나 굿을 했다고 하면 매도당할까 봐 쉬쉬하는 요즘인데 이런 추세가 더 강화될까 우려스럽다.

백_ 역술인들도 같은 고민에 빠져든다. 최태민·최순실 씨의 기행과 뭉뚱그려 ‘미신’으로 폄하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무속인은 제사장이고, 역술인은 글을 읽어주는 사람이다. 미신이라 보는 건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이다. 전세계적으로 역술인이나 무속인이 없는 나라가 없다. 점술은 원래 미국에서 더 성행한다. 중국도 2004년 점술이 자유화가 됐다. 일본은 경제부총리가 역술인에게 ‘쌀값을 올려야 할지’를 묻는다고 하지 않나. 한국 사회 지도급 인사들도 꾸준히 우리를 찾았다. 정치인, 기업인,군인, 공무원 등 누구라고 말하면 다 알 만한 이들이 고객이다. 사회적 시선을 의식해 굿을 하거나 점을 봤다는 사실을 굳이 드러내지 않을 뿐이다. 최순실 사태와 결부돼 역술인, 무속인들이 도매급으로 넘어가는 세태가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_ 서민들은 눈치를 덜 보지만 지도층은 극도로 몸을 사린다. 현실로 다가왔다. 기독교, 불교, 천주교가 각기 고유한 의례를 따르는 것처럼 무당들이 전통문화를 숭상하고 표현하는 방식이 바로 굿이다. 각기 모시는 신이 다르고 행하는 의식도 제각각인 상황에서 유독 굿과 점술을 경원시하는 건 곤란하지 않겠나.
무속인과 역술인 입장으로 박 대통령의 향후 행보를 짚어본다면?
백_ 박 대통령은 불이 모자란 사람이다. 병화가 비춰져도 한계가 있다. 빛은 불을 못 붙인다. 운세를 봤을 때 역학적으로는 대통령 임기를 유지해서 채우는 것으로 70% 정도 예측한다.

이_ 올해 병신년 오기 전에 나는 ‘태양이 폭발한다’고 말했는데 대통령은 임수로 태어났다. 바닷물이다. 뜨거워지기만 하고 끓어오르질 않는다. 고집도 세다. 하야까지는 안 갈 듯하다.
나라 운세는 어떠한가?
백_ 한국은 항상 불이 필요한 나라다. 전체적인 국운을 보자면, 내년은 정유년으로 불이 막 터지는 해다. 음력 11월 양력 12월 말 큰 불이 내려온다. 정화운도 하늘에서 내려온 불이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안정기를 되찾을 듯하다.

이_ 한국을 나무로 비유하자면, 내년엔 나무가 흙을 만나 안정을 찾는다. 한국에 좋은 지도자가 나올 것 같다.

진행 박성현 기자 centerpark@joongang.co.kr
정리 박지현 기자 사진 우상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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