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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 추진 세력 끌어모아 反문재인 연대 나선다

중앙일보 2016.11.27 04:09

탄핵정국 속에서 개헌을 매개로 한 정계개편 흐름이 빨라지고 있다. 12월 초 탄핵안이 가결되고 헌법재판소가 이를 인용할 경우 이르면 내년 여름께 조기 대선이 치러질 수 있기 때문이다.특히 지난 23일 대선 불출마 선언을 한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는 개헌을 매개로 한 정계개편에 불을 댕겼다. 김 전 대표가 밝힌 구상은 간결하다. 개헌에 찬성하는 대선주자 또는 대선주자급 인사들이 모여 개헌안에 합의하고, 대선후보도 함께 뽑자는 거다.

백가쟁명 정계 개편 시나리오


정계개편을 위한 1단계 움직임은 지난 22일 새누리당을 탈당한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김용태 의원이 주창한 ‘제4지대’가 될 전망이다. ‘제4지대’는 제3당인 국민의당 중심의 ‘제3지대’와의 차별화 차원에서 나온 말이다. ‘제4지대’는 새누리당 비박계의 집단 탈당을 염두에 두고 있다.

국회 사무총장을 지낸 ‘새한국의 비전’ 박형준 원장은 26일 “새누리당은 해체 수순에 접어들었고 친박의 역주행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조만간 비박계의 집단 탈당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원장은 “일단 ‘제4지대’에 집결한 비박계는 다른 정치세력과의 연대를 본격적으로 모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2단계로 개헌론자들이 집결하는 ‘개헌 원탁회의(가칭)’가 이르면 12월, 늦어도 1월 중에는 성사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참석 멤버로는 김무성 전 대표,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손학규 민주당 전 고문, 정의화 전 국회의장,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남경필 지사 등이 거론된다.

이들은 이미 물밑에서 개별 회동을 이어가고 있다. 정의화 전 의장은 26일 서울시내 모처에서 손학규 전 고문과 만났다. 정 전 의장은 본지 기자에게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과 라운드테이블을 정기적으로 하기로 의견 일치를 봤다”며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와는 교감하고 있고, 다음주에는 남경필 지사도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김종인 전 대표도 최근 사석에서 “그동안 내가 개헌을 주장했는데 새누리당 의원들이 집단 탈당하면 나라고 가만있을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당장은 아니지만 개헌에 우호적인 민주당 내 비문재인 진영 인사의 참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지난 25일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비주류인 변재일 의원은 “많은 의원이 탄핵정국을 개헌정국으로 돌리자고 하는데 문 전 대표 쪽에서 저지하려고 한다”며 “이제 (민주당은) 호헌파와 개헌파로 나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개헌 원탁회의’의 규모는 유력 대선주자 2명의 참여 여부에 달려 있다. 바로 안철수 전 대표와 새누리당 비박계 대선주자인 유승민 의원이다. 안 전 대표는 권력구조만 바꾸는 ‘원포인트 개헌’엔 소극적이었다. 이와 관련, 안 전 대표 측 관계자는 26일 “안 전 대표가 친박·친문 양극단을 제외한 합리적 개혁세력과의 연대를 오래전부터 얘기해 오지 않았느냐”며 참여 가능성을 언급했다. 유 의원은 개헌에는 찬성이지만 새누리당내에서의 혁신을 주장한다. 현재로선 탈당 불가(不可) 입장이 강하다.

‘개헌 원탁회의’ 논의의 핵심은 개헌시점과 방향이다. 개헌시점과 관련, 대선 이전과 차기 대통령 선출 직후로 의견이 나뉘어져 있다. 정의화 전 의장은 이날 “대선 전 개헌을 우선 추진하되 그게 안 되면 취임 후 1년 이내 개헌을 공약하고 실행에 옮기면 된다”고 제안했다. 권력구조 개편 방향에 대해서도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극복하자는 데는 일치하지만 대통령중임제·이원집정부제·의원내각제 등 방법론은 엇갈리고 있다.

최대 쟁점은 역시 대선후보 선출방식이다. 김무성 전 대표는 지난 23일 기자회견에서 “민주적 사고를 가진 건전세력들이 모여 거기서 (경선을 통해) 1등 하는 사람을 같이 밀어야 된다”고 했다. 남 지사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개혁 성향 정당들이 서로 협력하는 정치구조를 만드는 게 내 구상의 요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워낙 다양한 세력이 모이다 보니 개헌시기와 방향, 대선후보 선출방식 등에 대한 이견으로 결국 부분적으로만 정계개편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3단계 움직임은 내년 1월 중순 귀국 예정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합류 여부다. 반 총장과 가까운 한 인사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제3지대 참여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심사숙고하고 있다”며 “귀국 후 정치권 인사들을 많이 만날 것이며 늦지 않은 시점에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차세현·안효성 기자
cha.seh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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