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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 채운 산유국, 자산시장 복귀 기대

중앙선데이 2016.11.27 00:52 507호 20면 지면보기
요즘 글로벌 경제에는 고유가가 보약이다.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앞으로는 높은 유가가 세계경제 성장에 원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산유국의 석유판매 소득이 늘면 글로벌 유동성을 창출해 자산 가치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분석의 골드먼삭스 보고서를 인용했다. 골드먼삭스는 이번 주 초에 발간한 보고서에서 내년 1분기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 전망치를 배럴당 45달러에서 55달러로 올려잡았다. 내주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원유 감산에 합의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사우디가 28일(현지시간) 열리는 OPEC 회원국과 비회원국 회동에 불참하기로 하면서 이날 유가는 약세를 보였다. 30일 OPEC 정례회담에서 최종 감산에 합의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가 상승이 경제 성장을 돕는다’는 명제는 반직관적(counter-intuitive)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세계 경제에는 저유가가 호재로 여겨졌다.



그런데 상황이 바뀌었다. 2014년 상반기까지 배럴당 100달러 수준에서 움직이던 국제 유가(WTI 기준)는 그해 7월부터 미끄러지기 시작했다. 유가 하락이 본격화된 2014년 말 국제통화기금(IMF)은 저유가가 경제에 ‘활력소(shot in the arm)’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IMF가 기대했던 저유가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골드먼삭스의 제프 쿠리 원자재리서치 대표는 “1970년대와 2000년대의 상황은 다르다”라며 “금융시장이 2000년대에 들어서 더 복잡해지면서 (고유가가) 과잉저축을 글로벌 유동성으로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70년대에는 고유가 탓에 원유 소비가 많은 선진국에서 원유 소비가 적은 신흥국으로 글로벌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경제가 침체됐다. 하지만 2000년대에는 고유가로 산유국의 오일머니가 넘쳐나면서 글로벌 자산시장의 붐을 일으키고 소비심리를 끌어올렸다는 것이다.



2001~2014년 유가가 상승하자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 국가의 과잉 저축은 1조 달러(1180조원)에서 7조 달러로 늘었다. 이런 여유자금은 부동산·금융자산의 가치를 올리고 소비자에게 더 많은 돈을 빌려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반면 2014년 유가가 하락하자 중동 국가들의 재정이 어려워지면서 저축을 헐어 썼고 결국 글로벌 유동성이 축소됐다. 데이비드 스페겔 BNP파리바 리서치부문 대표는 “OPEC 국가들이 세계 금융시장에 투자하는 대신 유동성을 빨아들이는 것은 20년 만에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임채연 기자 yamfl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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