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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퇴진 시간문제” 박원순 “흰눈 아닌 하야눈”

중앙일보 2016.11.27 02:28
26일 5차 촛불집회에 참석한 야권 대선주자들은 모두 박근혜 대통령의 즉시 퇴진을 한목소리로 요구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서울 청계광장에 설치된 단상에 올라 3만 명(민주당 추산)의 당원 앞에서 “박 대통령은 잘못과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정직한 대통령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스스로 내려오든 탄핵으로 끌려 내려오든 퇴진은 시간문제”라며 “그럼에도 대통령이 국민의 목소리를 듣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촛불을 더 많이 들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문 전 대표는 또 “박 대통령이든 최순실 일가든 뇌물죄 책임을 물어 정의를 바로 세우자”고도 했다.

5차 촛불 집회 참석 야권 대선 주자들


눈이 내리던 시간에 단상에 오른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 눈은 흰눈이 아니라 하야눈이다. 하야하기 딱 좋은 날”이라며 발언을 시작했다. 박 시장은 “앞으로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주재하면 제가 꼭 가서 면전에서 ‘대통령 당신 즉각 물러나라’고 외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박 대통령 한 사람의 하야만으로 우리가 만족할 수 없다”며 “이 썩어 빠진 세상을 나라다운 나라로 만들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주장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도 “백성을 무지렁이로 전락시키는 배신의 역사를 끝장내야 한다”고 말했다. 안 지사는 “선거 때마다 정치인들은 주권자에게 납작 엎드렸다가 선거가 끝나면 그들은 나랏일 하는 높은 분이 돼서 권력을 누리고 있다”며 “그런 역사를 끝내기 위해 우리가 이 자리에 모인 게 아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청계광장에 모인 당원들 앞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안 전 대표는 “뿌리부터 썩은 대한민국의 모습을 우리가 참담한 심정으로 보고 있다”며 “1970년 정경유착이 지금 대한민국에 그대로 살아 있는 이게 웬 말입니까”라고 소리를 질렀다. 그는 “70년대 정경유착은 정부가 기업의 팔을 비튼 것이지만 21세기의 정경유착은 기업이 정부를 이용해 이익을 취하고 모든 손해를 우리 모두에게 전가하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당원들은 “옳소!”라고 소리치며 거들었다.


한편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검찰총장을 임명할 때 청와대에서 ‘충성하겠느냐’고 묻는 게 관례인데 청와대가 그때 쓴 편지를 갖고 ‘박 대통령을 무섭게 수사하면 그것을 공개하겠다’고 (김수남 검찰총장에게) 공갈을 친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청와대 200m 부근까지 촛불집회가 허용된 이날, 한광옥 대통령 비서실장과 수석비서관 전원은 집회 관련 동향을 박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비상사태 발생 가능성을 예의주시했다. 사임의사를 밝힌 최재경 민정수석도 뜻을 굽히지 않은 채 이날 출근했다. 최 수석에 대한 사표 반려 결정은 이날까지 내려지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상황을 엄중하게 바라보며 국민의 뜻을 다시 한번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다음주 정국을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대응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논의하고 있는 대응방안엔 박 대통령의 3차 대국민담화도 포함된다. 한국사 국정교과서 공개(28일), 검찰의 대면조사 요구(29일), 국회 최순실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의 법무부·문화체육관광부·보건복지부 등에 대한 1차 기관보고(30일)를 앞두고 박 대통령이 추가 입장 발표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다.
 
 
최선욱·안효성기자 isot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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