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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달러 예상보다 일찍 멈출 수도

중앙선데이 2016.11.27 00:52 507호 18면 지면보기
트럼프 당선 이후 국제 금융시장이 미국과 신흥국간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신흥국 주가가 보호무역조치 등 공약현실화 우려감으로 5% 이상의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반면 선진국 주가는 전체적으로는 1% 남짓한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미국과 일본의 주가가 뚜렷한 오름세다. 11월 24일 현재 트럼프 당선 이전에 비해 미국의 다우지수가 4.1% 올랐다. 불확실성에도 불구, 당선자의 경기부양책이 미국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리라는 기대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당선이 확실시된 첫날 5%가 넘게 큰 폭 하락했던 일본의 니케이225 지수도 엔화 약세가 겹치면서 이후 빠르게 반등해 6.7%의 높은 상승률을 나타내고 있다.



채권시장에서는 미국의 장기금리가 0.5%포인트 이상 빠르게 오르면서 우려를 낳고 있다. 1조달러 규모의 인프라 확충 등 대대적인 재정지출과 조세감면이 경기를 부양하는 동시에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것이고, 이를 억제하기 위한 금리인상 시점과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10년물 국채금리가 현재 2.3%대에서 4~5년 후 6%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신민영의 거시경제 읽기

 

[미 10년물 국채 금리 5년 후 6% 전망도]

장기금리 상승이 중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인지는 실물경제의 개선 여부에 달려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인프라 확충 과정에서 단기적으로 일자리가 늘어나는 등 부분적인 경기개선 효과는 있을지라도 생산성이 오르면서 한차원 높은 단계로 도약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오히려 재정확대와 조세감면으로 미국의 재정적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큰데다 강력한 보호무역조치가 자원배분의 비효율을 초래해 세계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미국 경제에도 부메랑으로 되돌아오리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후보 시절 금리에 관해 애매한 태도를 보였지만 부동산 개발업자 출신으로서 친기업적인 성향의 트럼프가 저금리를 선호할 가능성도 커 보인다.

일러스트 강일구



외환시장에서는 당선 이후 보름 만에 달러화의 종합적인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화 인덱스가 3% 이상 오르는 등 뚜렷한 달러강세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금리상승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트럼프의 경제정책이 미국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와 불확실성 증폭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공히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대부분의 신흥국 통화와 마찬가지로 원화도 달러당 1130원 대에서 1180원 수준까지 오르며 미 달러화에 대해 약세를 보이고 있다.



관심이 쏠리는 부분은 역시 중장기적으로도 달러 강세, 원화 약세 구도가 이어질 것인가의 문제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원화가 약세를 이어가기보다는 오히려 강세 전환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트럼프 정부의 감세와 재정지출 확대로 경기가 부양된다든가 적극적인 보호무역조치로 미국의 무역적자가 줄어들게 된다면 이는 달러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무역적자 축소가 단시일 내에 이뤄지기 어렵고 앞서 본 것처럼 경기개선 효과가 유지되기도 쉽지 않아 달러화 강세를 추세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보호무역 현실화 땐 달러 하락 불가피]

정책적인 측면까지 고려하면 원화가 점차 강세를 띨 가능성이 높아진다.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 인상 등 보호무역조치로 수입품 가격이 급등하며 물가상승 압력이 증가한다면 이는 달러화 약세요인이 될 것이다. 자동차나 철강 등 전통제조업과 일자리 보호를 강조하는 트럼프 정부가 제조업의 수출경쟁력 증진을 위해 기본적으로 달러화 약세를 선호할 가능성도 있다. 절대적인 규모의 대미 무역흑자를 보이고 있는 중국에 대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거나 지정할 움직임을 보일 경우 위안화와 덩달아 원화가 빠르게 강세를 나타낼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이상의 논의에서 보이듯이 향후 금융변수의 향배에는 트럼프 당선자가 후보 당시 나타낸 강한 주장들이 현실화될 것인지의 문제, 즉 트럼프 당선자의 정책의지가 중요한 변수다. 대통령이 된 후 정책 스탠스 변화와 의회와의 조율, 상대국의 반발 등을 고려하면 커다란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그러나 대중의 소리 없는 분노는 브렉시트나 트럼프 현상처럼 기존의 합리성을 전제로 한 지배적인 전망을 뒤집어버렸다. 일반적 전망을 뛰어넘는 트럼프의 강한 행보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트럼프의 실리주의에 입각한 대외정책기조가 즉흥적인 것이 아니고 30년 이상 오랜 기간 동안 다져온 것이라는 점도 이러한 가능성에 무게를 두어야 할 이유다. 미국의 주가 호조, 빠른 금리 상승과 달러 강세가 예상보다 일찍 멈출 가능성이 있다. 아직 시장은 인프라 투자 확대와 같은 보고 싶은 측면만 바라보고 있다.



 



 



신민영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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