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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의 힘

중앙선데이 2016.11.27 00:06 507호 31면 지면보기
최순실씨의 태블릿PC에서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자 상상을 초월한 비리가 흘러나온다. 전례없는 이번 게이트에서 더 많은 의혹이 풀릴 수 있도록 언론들은 애타게 전 국민을 대상으로 제보를 기다리고 있다.



알다시피 중국에서도 반부패를 비롯한 사회 안정을 위협하는 범죄와의 전쟁이 한창이다. 그중에 발로 뛰며 가장 원시적인 방법으로 사회의 병든 부분을 파헤치고 있는 제보자들의 이야기를 소개할까 한다.


외국인의 눈

2013년 유명 블로거(팔로어 1200만명) 쉐만쯔(薛蠻子)가 성매매 혐의로 구속됐다. 잇따라 청룽(成龍)의 아들 팡쭈밍(房祖名)이 마약흡입 혐의로 체포됐다. 그때부터 인기 배우, 가수, 작가 등 유명인사들이 불법행위로 경찰에 붙잡힌 사건이 쭉 있었다.



이 사건들의 공통점은 모두 베이징시 차오양(朝陽)라는 구에서 적발된다는 것이다. 이어 그들을 고발한 사람들도 수면 위로 드러났다. 그들은 바로 차오양췬중(朝陽群衆·차오양 군중)이라고 불리며 차오양구에서 거주하는 평범한 주민들로 구성되는 비공식 집단이다.



인구 300만의 차오양구는 베이징 천안문 동쪽 10㎞에 위치하고 있다. 차오양췬중은 약 19만명으로 추정된다. 올해 1월 한 차오양췬중은 옆집 이웃이 매일 밤에만 집에서 나오고 행동이 괴이해 마약중독자 같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조사원은 이 단서에 따라 피신고자가 마약 제조 및 매매 혐의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해당 혐의자를 통해 그 위에 있는 마약 매매 조직을 체포했다.



차오양췬중은 마약 흡입과 거래, 성매매뿐만 아니라, 살인, 강도, 불법 운행 차량, 위법 건축 등 온갖 종류의 범죄를 모두 주시한다. 그들은 경찰이 닿지 못하는 구석까지 의심스러운 현상 및 단서를 발견하고 공안기관에 유용한 정보를 신속히 제공해 준다.



해당 구역 지리정보는 물론, 유명인들이 누가 산다든가, 누가 언제 결혼한다든가, 누가 임신했다든가, 누가 이웃집과 싸웠다든가 등등, 차오양췬중은 자발적으로 경찰의 눈과 귀가 되어 준다.



베이징에는 차오양췬중만 있는 게 아니다. 차오양췬중을 비롯해 베이징에 ‘4대 신비조직’이 있다고 한다. 나머지 3개는 시청따마(西城大?·시청 아줌마), 하이뎬 왕요우(海淀網友·하이뎬 네티즌), 펑타이 취안따오뚜예(?台勸導隊·펑타이 권도대)다.



범죄와의 전쟁을 치르는 데 있어서 제보를 받고 수습하는 것은 범죄의 예방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번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한국에서도 더 많은 제보가 나와 하루 빨리 의혹들이 해결되기를 기대해 본다.



 



왕웨이김종학프로덕션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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