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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차 촛불집회] ‘절대친박’ 반전 노리는데 탄핵연대는 분열

중앙일보 2016.11.26 01:12 종합 1면 지면보기
2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다시 150만 개의 촛불이 켜진다. 시민단체 연합체인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은 25일 “내일 서울에만 150만 명, 지방을 포함하면 2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촛불을 들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주말 촛불집회는 이번이 연속 다섯 번째다.
 
◆정치생명 연장 걸린 ‘절대친박’
박 대통령은 정국 상황에 대해선 한마디 입장표명 없이 최혜리 서울법원조정센터 상임조정위원을 이날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에 내정하면서 인사권을 행사했다. 이날 한국갤럽이 발표한 박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는 4%로 떨어졌다. 3주간 유지해 왔던 역대 최저치인 5% 선마저 붕괴됐다. 새누리당의 박 대통령의 절대 지원그룹(‘절대친박’)은 국회 또는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안을 부결시켜 정국을 반전시킨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이정현 대표와 서청원·최경환·윤상현 의원 등 친박계가 매일 회의를 열고 탄핵을 막느라 혈안이 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과거 서 의원이 내게 모욕적 얘기를 (공개적으로) 하면, 다음날 지도부가 같은 얘기를 반복한 뒤 (친박 의원들에게) ‘서 의원이 대장인데 따라야지’라고 으르곤 했다”며 “이런 조폭 문화로 탄핵 때는 더 극악스럽게 몰아붙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내에서 절대친박의 규모를 40~50명 수준으로 보고 있다.

익명을 원한 비박계 의원은 “탄핵안은 그들에겐 ‘낙동강 저지선’”이라며 “반드시 부결시켜야만 정치생명이 연장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친문과 비문, 비박의 오월동주
이런 상황에서 국회 내 탄핵세력은 이날 불협화음을 노출했다. 박 대통령 탄핵이라는 목표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새누리당 비박계가 같다. 하지만 탄핵 이후의 정국 그림은 서로 다르다. 한마디로 오월동주(吳越同舟, 적대 관계인 오나라와 월나라 사람이 같은 배를 탔다는 뜻)의 상황이다. 탄핵안이 12월 2일 또는 9일 국회를 통과하고, 헌법재판소가 심리(최장 6개월 가능) 후 인용결정을 내리면 60일 이내 대선을 치러야 한다. 내년 8월 이전 ‘조기 대선’이 열린다는 의미다.

김무성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비박계와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일부 민주당 비문재인계 인사들은 개헌을 고리로 제3지대에서 뭉쳐 친문-친박 진영을 고립시킨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국민의당 이상돈 의원이 주최한 이날 개헌토론회에는 박 위원장과 정의화 전 국회의장, 손학규 전 민주당 상임고문 등이 참석했다. 하지만 민주당 주류인 친문계는 조기 대선 때까지 현상유지를 원한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이날 “제 정치세력은 탄핵에 (개헌 등) 어떤 조건이나 의도도 결부시키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나, 문재인 전 대표가 “개헌을 매개로 한 정계개편에 대해 경계심을 가져야 한다”(25일 경기대 방문)고 강조한 것은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벌어지고 있는 탄핵세력 내의 신경전을 반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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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한 광장 민심
토요일마다 광화문으로 향하는 시민들은 답답해했다.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의장인 유용태 서울대 교수는 “명백히 자격을 상실한 대통령이 검찰 조사에 불응하고 버티기로 일관하는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건 퇴진 요구뿐”이라고 말했다. 박찬성 변호사는 “친박 의원들을 보면 과연 동시대를 사는 사람인지 의문이 든다”고 비판했다.

야당에 대한 불만도 터져 나왔다. 대학 4학년생 김무연(28)씨는 “야당이 현 위기를 해소할 능력이 있는지 의문”이라 고 말했다. 직장인 정모(27·여)씨는 “집회에 개근 중이지만 매번 벽 보고 소리치는 느낌”이라며 “사태를 초래한 장본인들은 귀를 막고 있고, 광장에서 고생하는 건 시민의 몫”이라고 말했다.


강태화·이충형·윤재영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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