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요가하는 미녀새 평창 설원에 떴다

중앙일보 2016.11.26 01:00 종합 10면 지면보기
빅에어 월드컵 출전 제이미 앤더슨
여자 스노보드 스타 제이미 앤더슨은 평소 요가를 즐긴다. 틈날 때마다 해변이나 산에서 요가를 하면서 자신을 다스린다. 앤더슨은 지난 2월 평창 스노보드 슬로프스타일 월드컵 기간에 강원도 강릉 안목해변을 찾아 요가를 했다. 그는 “한국의 바다 공기가 매우 좋다”며 만족해했다. [사진 제이미 앤더슨 인스타그램]

여자 스노보드 스타 제이미 앤더슨은 평소 요가를 즐긴다. 틈날 때마다 해변이나 산에서 요가를 하면서 자신을 다스린다. 앤더슨은 지난 2월 평창 스노보드 슬로프스타일 월드컵 기간에 강원도 강릉 안목해변을 찾아 요가를 했다. 그는 “한국의 바다 공기가 매우 좋다”며 만족해했다. [사진 제이미 앤더슨 인스타그램]

눈 사이를 갈라 높이 뛰어올라 공중에서 회전하는 모습이 한 마리의 새처럼 역동적이다. 높이 33m, 최대 경사각 40도의 눈 덮인 스노보드 빅에어(big air) 점프대를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미녀새’는 여자 스노보드 스타 제이미 앤더슨(26·미국)이다.

“슬로프스타일로 최고 됐다면
빅에어는 다른 매력 발산 기회”

25, 26일 이틀 동안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프센터에서 2016~2017 국제스키연맹(FIS) 스노보드 빅에어 월드컵이 열린다. 이 대회는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테스트 이벤트다. 대회 출전을 위해 한국에 온 앤더슨은 누구를 만나도 환하게 웃는다. 입을 크게 벌리고 웃는 그의 ‘빅 스마일’ 덕분에 평창 설원이 더 밝아진 것 같았다. 앤더슨은 “원래 성격이 긍정적이다. 다른 사람에게도 건강하고 행복한 에너지를 주고 싶다”며 미소 지었다.

그러나 경기를 할 때 앤더슨은 누구보다 독한 승부사다. 아홉 살 때부터 언니들을 따라 스노보드를 시작한 그는 열여섯 살이던 2006년 익스트림 겨울스포츠 국제대회인 겨울 X게임 스노보드 슬로프스타일(6개의 장애물이 있는 경사진 슬로프를 내려오는 경기)에서 최연소로 메달(3위)을 땄다. 이후 겨울 X게임에서 네 차례(2007·08·12·13년)나 우승한 뒤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 금메달까지 따냈다. ‘슬로프스타일의 여왕’이 된 그는 지난해 12월 훈련 중 어깨 골절상을 입었지만 두 달 만에 부활의 날갯짓을 했다. 지난 2월 평창 보광 휘닉스파크에서 열린 슬로프스타일 월드컵대회에서 우승한 것이다.

앤더슨은 지난해 빅에어 종목에도 도전했다. 그리고 1년 만인 지난 3월 중국 하얼빈에서 열린 빅에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다. 기량만큼 미모도 뛰어난 그는 스노보드 선수 중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7월에는 미국 스포츠채널 ESPN이 선정한 올해의 여자 액션 스포츠 선수로 뽑혔다.

앤더슨은 “슬로프스타일을 통해 내가 최고가 됐다면, 빅에어는 내게 또 다른 매력을 발산할 기회를 줬다”며 “스노보드는 가슴을 뻥 뚫리게 하는 대단한 매력이 있다. 스노보드라면 어떤 종목이든 늘 최고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팬들로부터 받은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그는 자신의 이름을 딴 재단을 만들어 어린이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고, 스노보드 장비를 기부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사우스 레이크 타호의 8남매(3남5녀) 가정에서 자란 앤더슨은 학교에 가지 않고 홈스쿨링을 했다. 자연 속에서 뛰놀며 배운 하이킹, 산악자전거, 서핑 등의 야외 스포츠를 즐겼다. 그에겐 해변과 산이 집이었고, 교실이었다. 스노보드 선수로 활약하는 지금도 여름이면 요가 강사로 변신한다. 앤더슨은 “스포츠는 내 삶의 일부다. 나를 더 건강하고 아름답게 만든다”고 했다.
25일 스노보드 빅에어 월드컵 남자부 예선에서 한 선수가 점프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평창=뉴시스]

25일 스노보드 빅에어 월드컵 남자부 예선에서 한 선수가 점프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평창=뉴시스]

스노보더로 최고의 자리에 올랐지만 앤더슨에게는 여전히 꿈이 많다. 2018년 2월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슬로프스타일과 빅에어에서 2관왕에 오르는 것도 그 가운데 하나다. “평창에 두 번 왔는데 나와 잘 맞고 느낌이 좋은 곳 같다”는 앤더슨은 “경기장들이 완성돼 가는 평창을 보니 올림픽이 다가오는 게 실감 난다. 한국에 더 익숙해져서 2018년 평창에서 최고의 결과를 내고 싶다”고 말했다. 앤더슨은 26일 빅에어 월드컵 여자부 예선·결선에 나선다. 25일 열린 남자부 예선에선 이민식(17·청명고) 등 한국 선수 3명이 출전했지만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의 격차만 확인한 채 모두 탈락했다.

평창=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