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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아시아·태평양 미국 군사력 백서 첫 발표

중앙일보 2016.11.26 00:02
중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미국 군사력 백서를 처음으로 발표했다.

중국 국무원이 승인한 싱크탱크 중국 남중국해연구소는 25일 베이징 세인트 레지스 호텔에서 ‘아·태 지역의 미국 군사력 보고 2016’ 출판 보고회를 갖고 미국의 아시아 재균형 정책의 실상을 분석했다.

우스춘(吳士存) 중국 남중국해연구원 원장(오른쪽)과 주펑(朱鋒) 난징대 국제관계연구원장이 25일 신간 ‘아·태 지역의 미국 군사력 보고 2016’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우스춘(吳士存) 중국 남중국해연구원 원장은 “미국 국방부는 의회 보고 형식으로 2000년부터 ‘중국 군사력 보고서’를 16년 째 작성하고 있으며, 일본도 방위성 산하 방위연구소가 2010년부터 ‘중국 안전보장리포트’를 해마다 작성하고 있다”며 미국 군사력 백서 작성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다섯 개 장, 76쪽 분량의 중문 보고서는 우선 미국 연방정부 예산 자동삭감조치인 시퀘스터가 2013년부터 국방예산에 적용됐음에도 2016년 국방예산은 5853억 달러로 2015년 5604억 달러 대비 4% 증가했으며 2017년 5830억 달러를 신청해 올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고 적시했다. 특히 주일 F-35 전투기, 이지스 구축함 증강과 P-8A 대잠초계기의 싱가포르 순환 배치, 호주 주둔 해병대의 괌 전진 배치 등 아태 지역 군사비는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첫 미 군사력 분석 백서인 ‘아·태 지역의 미국 군사력 보고 2016’에 실린 아·태 지역의 미군 기지 현황.

전세계 50여개국 587개 해외 기지를 운영하는 미국은 일본 122개, 한국 83개 등 아태 지역이 해외기지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아·태 지역에 7개 미군 기지 그룹을 3선(線)에 맞춰 운영하고 있다. 제1선은 알래스카·동북아시아·남서태평양·인도양 4개 그룹, 제2선은 괌과 호주 2개 그룹으로 1선의 후방 및 해공군 수송 중간지와 감시정찰 기지다. 제3선은 하와이로 아태 지역의 후방 겸 본토 방어의 전진기지 역할을 수행한다.

미국의 대중 정찰 빈도도 크게 증가했다. 보고서는 불완전 통계임을 전제하면서 2009년 미군 정찰기의 근거리 정찰은 260여 차례에 불과했지만 2014년 1200회로 늘었으며 2015년 남중국해 정찰 빈도가 다시 큰 폭으로 늘었다고 적시했다. 한국 오산 공군기지의 U-2정찰기 등을 활용한 항공 정찰, 임피커블 음향관측함 등 해양 정찰, 스태니스·레이건 등 항공모함 작전함대를 통한 정찰 등 세 유형의 정찰활동으로 중국을 감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미국은 1997년 시작된 독수리훈련, 1968년 태극훈련으로 시작한 연례 을지자유수호 훈련 등 한·미 연합훈련을 비롯해 아태 동맹국과 14종류의 단독 연합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중국의 첫 미 군사력 분석 백서인 ‘아·태 지역의 미국 군사력 보고 2016’에 실린 아·태 지역의 미군 병력 배치도.

한미 동맹에 대해서 보고서는 1953년 체결한 ‘한미공동방어조약’, 1966년 ‘주한미군지위협정’, 1991년 ‘전시지원협정’이 기반이라고 분석했다. 2015년 6월 미국은 19억1000만 달러의 이지스함 3척, MK-41 수직발사 시스템 3세트, 피아식별용 AN/UPX-29 안테나 3세트 등을 비롯해 11월에는 1억1000만 달러 상당의 육상공격용 신형 하푼 미사일을 판매했다고 밝혔다. 2015년 1월에는 한미연합사 참모부가 성립됐으며 6월에는 미 8군 2보병사단과 한국 8기계화 보병사단이 연합사단을 구성해 공동 작전능력을 극대화했다고 분석했다.

2016년 3월에는 미국이 북한 미사일 위협을 이류로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도입에 합의했으며 5월 한민구 국방장관은 미국이 사드 배치와 운영 비용을 부담하고 한국이 부지와 관련 설비를 제공하기로 결정해 사드 설치의 실질적인 단계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사드 X밴드 레이더 감측 범위는 한반도 방어 필요 범위를 넘어 아시아 대륙 중심부에 도달 가능해 중국과 지역 내 국가의 전략 안보 이익에 직접 손해를 끼친다고도 적시했다.

남중국해 관련 미국의 정책은 1970년대부터 냉전 종식 초기까지 상대적으로 중립적 입장이었지만 1995년 미스치프 환초를 둘러싼 필리핀과 중국의 충돌 이후 유한 개입으로 변화했다. 2000년대 들어서 미국의 남중국해 정책은 막후에서 전면으로 강경해졌다고 평가했다.

중국의 첫 미 군사력 분석 백서인 ‘아·태 지역의 미국 군사력 보고 2016’에 실린 아·태 지역에서 미군의 대중국 정보 수집 현황도.


보고서는 결론에서 미국의 ▶대만 무기 판매 ▶미군 함정과 정찰기의 고강도 정찰 ▶미국 ‘2000년 국방수권법’에 따른 12개 영역의 미·중 군사교류 제한이라는 3대 장애 요인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미·중 양국은 적시에 위기를 통제하고 마찰을 방지하며 대화와 협상 방식을 견지해 건설적으로 이해를 증진시켜 컨센서스를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발표에 이어진 기자와 질의 응답에서는 트럼프 당선 이후 미·중 군사관계가 주로 논의됐으며 미국의 아태 중시 정책은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우스춘 원장은 “트럼프가 미국의 아시아 재균형 정책을 철회할 것이라는 생각은 환상”이라면서도 “남중국해에서 양국 충돌 가능성이 없지는 않지만 매우 적다”고 평가했다. 그는 “평화와 안정 유지, 양자 담판을 통한 문제 해결, 항행의 자유 보장이라는 중국의 3대 남중국해 정책은 내년에도 변화가 없다”고 전제하고 “중국은 현재 미국과 ‘해상에서의 우발적 충돌 방지 기준’(CUES, The Code for Unplanned Encounters at Sea)을 체결했고 아세안과도 군사 핫라인을 갖고 있지만 일본과 없어 개설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회 사회를 맡은 주펑(朱鋒) 난징대 국제관계연구원장은 “미국 군사력 백서 발표는 중국 국민 관심도를 높이기 위한 시민 교육이 목적”이라며 “트럼프 행정부는 오바마의 재균형(Rebalance)이란 용어를 사용하지 않을 수 있지만 아·태 중시전략은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라인스 프리버스 미 백악관 비서실장 내정자는 올해 대만을 방문했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적극적 대만 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사진=신경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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