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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번방의 선물' 실제 주인공, 23억원 배상…그러나 국가에게 책임은 못 물어

중앙일보 2016.11.24 20:59
2013년 7월 18일 정 목사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게 이긴 뒤 인터뷰를 하고 있다. 그러나 열흘 늦게 소송을 제기했다는 이유로 정 목사는 한 푼도 못받게 됐다.

2013년 7월 18일 정원섭 목사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게 이긴 뒤 인터뷰를 하고 있다. 그러나 열흘 늦게 소송을 제기했다는 이유로 정 목사는 한 푼도 못받게 됐다.

영화 ‘7번방의 선물’의 실제 주인공인 정원섭(82) 목사에게 자백을 강요한 고문 경찰관들이 정 목사에게 23억원을 배상하란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5부는 정 목사와 가족들이 고문 경찰관과 기소 검사, 1심 사건 재판장, 국가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진모씨 등 경찰관 3명과 그 유족들이 정씨에게 23억 88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고 24일 밝혔다. 재판부는 검사와 재판장, 국가의 배상 책임은 인정하지 않았다.
정 목사의 사연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 `7번방의 선물` 포스터.

정 목사의 사연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 `7번방의 선물` 포스터.

1972년 강원도 춘천에서 만화방을 운영하던 정 목사는 억울하게 역전 파출소장의 딸을 성폭행한 뒤 살해한 혐의가 씌워졌다. 고문 끝에 그는 거짓자백을 했고,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은 뒤 교도소에서 15년을 살고 출소했다.

정 목사는 2007년 ‘진실ㆍ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와 법원 재심을 거쳐 누명을 벗었다. 2013년 서울중앙지법은 국가는 불법 행위에 대한 책임을 지고 26억원을 정 목사에게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정 목사는 단 열흘 차이로 배상금을 한 푼도 못 받게 됐다. 대법원이 소멸시효 기간을 형사보상 확정일로부터 6개월이라고 밝히면서다. 그는 확정일로부터 6개월 10일 뒤 소송을 냈다.

그래서 정 목사는 다시 국가, 고문 경찰관, 기소 검사와 재판장도 함께 제소했다. 그래서 이번에 1심 판결이 나온 것이다. 하지만 정 목사 측은 국가의 배상 채임을 인정받지 못했기 때문에 항소할 방침이다. 또 헌법 소원도 낼 계획이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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