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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부총리 “미·중 관계는 다투지 않으면 이별 멀지 않아”

중앙일보 2016.11.24 18:19
왕양(汪洋) 중국 부총리가 미국 워싱턴DC에서 미·중 갈등을 남녀 관계에 비유했다. 왕 부총리는 지난 22일(현지시간) 중국총상회와 미국 주지사협회의 환영 오찬에서 “상대에게 마음이 있을수록 다투기 쉽다. 만일 싸우지 않으면 서로 믿음을 잃어 머지않아 헤어지게 된다”며 미·중 갈등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21~23일 워싱턴에서 열린 ‘제27차 미·중 통상무역합동위원회(JCCT)’에 참석한 왕 부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을 방문한 중국 최고위급 인사다.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친서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회담 성사 여부가 주목된다. 왕 부총리는 3년 전 워싱턴에서 열린 JCCT에서 미·중 통상관계를 ‘부부관계’로 비유해 “다툼은 있어도 이혼은 없다”고 말했다.

왕 부총리는 이날 “트럼프 행정부가 어떻게 나올 지 눈 비비며 기다리지만 예측이 곤란하다”며 “미국 대선 예측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경제계가 중국과 무역 관계에 보이는 열정에는 변화가 없다”며 “전망은 상당히 밝다”고 낙관했다. 이어 “미국산 면화의 22%, 보잉 항공기의 26%, 대두 56%를 중국이 수입하면서 미국에 일자리 100만 개를 제공한다”며 “미·중 관계는 네 안에 내가 있고 내 안에 네가 있는 서로 떨어질 수 없는 이익구조를 공유한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중국은 미국으로부터 현안인 ‘시장경제지위’를 인정받는 데는 실패했다. 페니 프리츠커 미국 상무장관은 JCCT 폐막 후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시장 경제 지위로 옮겨갈 여건이 아직 성숙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중국은 ‘비시장경제’로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해 반덤핑 관세를 상정할 때 제3국 가격을 적용 받아 큰 피해를 입어왔다. 중국은 WTO 가입 15주년인 12월 11일 ‘시장경제지위’로 자동 이행을 주장하지만 미국과 일본은 반대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중립적이며 한국과 호주는 이미 중국의 시장경제지위를 인정했다.
한편 20일 워싱턴서 열린 2016년 미·중 관광의 해 폐막 행사에서 왕 부총리는 “오늘 양복 한 벌을 샀다”며 “중국은 미국의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해 참석자의 환호를 받았다.

2012년 초까지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 당서기와 경합했던 왕 부총리는 지난 9월 항저우(杭州)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정치국원인 왕후닝(汪?寧)·리잔수(栗戰書)와 함께 시 주석을 보좌해 내년 19차 당대회에서 상무위원 승진 가능성이 높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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