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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 레터] 끈 닿는 누님

중앙일보 2016.11.24 18:00
검찰이 최순실과 연루됐을 법한 곳을 두루 훑고 있습니다. 삼성과 국민연금공단에 이어 오늘은 롯데·SK, 그리고 이들의 면세점 심사와 관련있다는 기획재정부·관세청을 압수수색했습니다. 기재부가 검찰 압수수색을 받은 것은 사상 처음입니다. 초기엔 늑장수사다, 봐주기다, 짜맞추기다, 하는 비판을 듣던 검찰이 뒤늦게 강도높은 수사를 하고 있습니다. 핵심은 박근혜 대통령의 혐의 입증입니다. 박 대통령이 부정한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최순실이 금전적 이득을 취하게 했다면 제3자 뇌물죄에 해당한다는 게 검찰 판단입니다.

정부기관에게 특혜를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어떤 기업인은 평소 무슨 문제가 생기면 "청와대 끈 닿는 누님이 해결할 것"이라고 큰소리쳤다 합니다. 만약에 청와대가 이 기업인의 문제를 부정하게 청탁받아 해결해주고 그 대가를 끈 닿는 누님이 챙기도록 하면 셋 다 처벌받습니다. 구체적으로 청와대가 제3자 뇌물수수, 기업인은 제3자 뇌물공여, 끈 닿는 누님은 제3자 뇌물수수의 공범으로 말입니다. 정부부처와 기업들에 대대적인 검찰의 압수수색은 그 증거를 찾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의 입이 갈수록 거칠어지고 있습니다. 활자로 옮기기 민망할 정도입니다. 이낙연 전남지사는 진보적 가치에 동의하면서도 막말이나 거친 태도를 싫어하는 성향을 ‘태도보수’라 했습니다. 문재인 전 대표 역시 2012년 대선 직후 싸가지 없는 진보에 대해 반성한 적이 있습니다. 민주당은 또 다시 같은 반성을 해야 할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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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 빚이 이미 1300조원을 넘었습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을 앞둔 시점에서 불안이 커지고 있습니다. 금융당국은 조심 또 조심해가며 대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소득이 없으면 아파트 잔금대출을 받기 어려워지게 하는 심사 가이드라인이 그런 맥락입니다. 가계부채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입니다. 가만 놔두면 더 커지고, 함부로 누르다간 일찍 터집니다. 살살 구슬려 가며 규모를 줄이는 게 금융당국자의 기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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