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수출입은행 5000억원 규모 코코본드 발행

중앙일보 2016.11.24 16:33
한국수출입은행 전경. 임현동 기자

한국수출입은행 전경. 임현동 기자

한국수출입은행이 24일 5000억원 규모의 조건부자본증권(코코본드)을 발행했다. 기업 구조조정에서 생긴 부실로 재무 건전성이 악화하는 걸 막기 위한 자본확충 조치다. 수출입은행이 코코본드를 발행한 건 창립(1976년) 이래 처음이다. 코코본드는 재무제표상 자본으로 표시되기 때문에 은행의 재무건전성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다. 이번 발행으로 수은의 BIS 자기자본비율은 10.91%에서 11.34%로 0.43% 올랐다.

수은 코코본드는 연 2.73% 금리의 10년 만기 후순위채다. 금리는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22일 기준 연 2.15%)보다 0.58%포인트 높게 정했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첫 발행이라는 점과 최근 금리 상승세를 감안해 가산금리를 충분히 반영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의 코코본드처럼 투자자에게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선택권(옵션)은 주지 않았다. 수출입은행법상 민간투자자가 수은 지분을 소유할 수 없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이날 발행한 코코본드는 미리 모집한 투자자에게 100% 팔렸다. 연기금ㆍ보험사 등 기관투자가가 대다수 물량을 매수했다. 개인투자자에게 판매할 목적으로 일부 물량을 매수한 증권사도 있다.

수은의 자체 자본확충 성공으로 정부와 한국은행이 지난 7월 조성한 11조원 규모의 ‘국책은행 자본확충펀드’의 무용론도 커지고 있다. 이 펀드는 국책은행이 발행한 코코본드가 시장에서 소화되지 않을 경우 한은이 펀드 재원으로 직접 매입해 주기 위해 설계됐다. 그러나 올해 산은이 발행한 1조원 규모의 코코본드를 비롯해 이번 수은의 5000억원 규모 코코본드는 100% 시장에서 소화됐다. 자본확충펀드가 매입할 수 있는 물량이 남지 않았다는 얘기다. 수은 관계자는 “국책은행 채권의 신용등급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과 같기 때문에 안정적인 투자처로 인식되는 듯하다”며 “시장의 투자 수요가 충분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태경 기자 unipen@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